‘마녀사냥’ 방송화면
‘마녀사냥’ 방송화면
‘마녀사냥’ 방송화면

JTBC ‘마녀사냥’ 20회 2013년 12월 13일 오후 10시 55분

다섯 줄 요약
연애 고민 상담을 도맡았던 네 MC(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샘해밍턴)가 이번에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시청자 사연을 통해 왕지혜 닮은 그녀를 공개 수배하더니, 이원 생중계에서는 즉석 미팅을 주선했다. 손수 제작한 그린라이트를 들고 온 남자 방청객에게는 마음이 끌리는 여자 방청객에게 고백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그린라이트를 꺼줘’에 초청된 게스트 사유리는 엉뚱 과감한 토크를 선보였다.

리뷰
한 때 네 명의 MC조차도 이 프로그램이 뭔지 모르겠다며, 아마 제작진들도 모를 것이라고 투덜대던 ‘마녀사냥’이 어느덧 20회를 맞이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20회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지금은 장수 프로그램이 된 ‘무한도전’도 초창기에는 20회를 자축하는 특집방송을 내 보냈고, 비평 프로그램인 ‘썰전’은 20회때 미니 특집을 마련, 자아 비판의 시간을 가졌으니 말이다. ‘마녀사냥’은 스무 번째 밤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나,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표했던 초창기와는 달리 단단해진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인받는 시간이 되어 결국 특별한 밤을 보내게 되었다.

허지웅은 졸업앨범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곧 ‘마녀사냥’ 게시판에 그의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 사진이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그린라이트가 너무나 갖고 싶었지만 파는 곳이 없었다. 그러자 직접 만들어 녹화장에 들고 나타났다. 이원 생중계를 할 때면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느라 애쓰고 프로그램 이름부터 설명해야 했던 지난 날에 비하면 놀랄 만한 일이다. 사람들은 캐릭터 분명하고 솔직하면서 서로의 호흡도 환상적인 네 남자의 수다에 빠져 들었고, 아슬아슬한 선을 넘나들며 성(性)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유머로 수습하는 패턴에 익숙해져 갔다. ‘마녀사냥’은 그렇게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했고, 이처럼 열광하는 애청자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겨우 스무 밤. ‘마녀사냥’의 밤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스무 번째 밤이 이백 번째 밤으로 이어지길… 이렇게 섹시하고 유쾌한 프로그램이 하나쯤 있는 것도 괜찮은 일 아닌가.

수다 포인트
- 밤. 잠실. 알앤비 대디 김조한에게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니.
- 리처드 딘 앤더슨. 데이비드 하셀호프. 아, 정말 추억 돋게 하는 오빠들이네요.
- 남의 시선과 눈빛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지 말자. 동엽 신의 명언이 가슴에 콱.

글. 김진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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