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빅스콘셉트정리
1. 빅스콘셉트정리


지난 12월 6일 금요일, 빅스가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5월 24일, ‘Super Hero’로 데뷔한 지 1년 7개월 만에 이룬 뜻깊은 쾌거. 이날 1위 트로피를 받아 든 리더 엔은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보였고, 레오 역시 무대 위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 광경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중, 문득 되짚어 보고 싶었다. 이들이 지나온 과거와 지금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게 될 미래에 대해. 그래서 별빛(빅스 공식 팬클럽명 ‘스탈라잇’의 한글 표현)중 한 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기로 했다. 누군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는 가끔 당사자보다 그를 아끼는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게 더 효과적일 때가 있으니 말이다. 다만, 마땅한 인물을 주변에서 찾지 못해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기로 했다. 인터뷰어도 다른 이의 입을 빌렸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인물들이 나눈 대화라는 점을 꼭 명심해 주기를.

[등장인물]
인터뷰어 - 안별빛(28세, 여, 기자)
아이돌 박애주의자. 수많은 가수를 만나봤지만 아직 빅스와 인터뷰한 적은 없음. 최근, 빅스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는 중.
인터뷰이 - 김샛별(24세, 여, 대학생)
국문과 졸업반. ‘팬질’은 빅스가 처음인 샛별 팬.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무대를 보고 팬 입문. 일반인 코스프레는 하지 않음.

2013년 12월 6일,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빅스
2013년 12월 6일,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빅스
2013년 12월 6일,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빅스

Q. 일단,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마워요! (웃음) 지난주 금요일, 빅스가 ‘뮤직뱅크’에서 1위를 했는데, 혹시 그 날 공개방송 현장에 있었나요?
샛별:
아뇨. 아직 안방에서 탈출을 못한 팬인지라, 흑. 그 시간, 친구들이랑 같이 치킨집에 있었어요. 1위 하면 리더 엔이 치킨을 쏜다고 말하기도 해서 당분간은 먹지 말아야지 했는데, 친구들이 하도 불러대는 바람에. 대신 DMB로 봤어요! 1위 발표를 지켜보는데,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빅스가 1위 후보라는 사실 자체도 너무 벅찼는데… 1위까지 했으니 제가 얼마나 난리를 쳤겠어요. 아, 친구들은 제가 빅스 팬인 거 다 알아요. (웃음) 그래서 치킨 값은 기분이다 싶어서 제가 다 계산했어요. 그 날 정말 좋았던 건, 1위를 했다는 사실 그 자체에도 있지만, 엔이 트로피를 받자마자 “우리 스탈라잇 많이 기다렸죠? 너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고 감사해요”라고 말해준 거였어요. 그 말에 저도 눈물이 뚝뚝.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인 게 눈에 너무 딱 보였으니깐요.

Q. 사실 가수라면 대부분이 1위를 바라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 날 빅스를 봤을 때, 절실함에 대한 보상이 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엔이 트로피를 꼭 붙잡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샛별:
사실 다른 아이돌을 좋아해 본 적이 없어서 1위를 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전까진 잘 알지 못했어요. 그냥 단순하게 ‘1등이면 좋은 거 아닌가?’ 정도. 게다가 빅스 팬들 중에는 빅스가 첫 ‘팬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해서. 1위를 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다들 잘 몰라 헤매고 우왕좌왕했던 것 같아요. 이번 ‘저주인형’을 통해 많이 배웠죠. (웃음) 1위로 가는 길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어요! ‘빅스의 좋은 음악을 왜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지 않지?’ 라고 안타까워했던 순간도 참 많았던 것 같고. 혹시 빅스가 올해 낸 앨범이 몇 개인지 아세요? (Q. 그럼요! 다섯 개, 맞죠?) 네. 올 초 ‘다칠 준비가 돼있어’부터 시작해서 ‘hyde’ ‘Jekyll’ ‘Y.BIRD With VIXX & OKDAL’ 그리고 지금의 ‘VOODOO’까지 정말 쉬지 않고 앨범을 냈어요. 이건 그냥 제 생각인데, 빅스도 그렇고 팬들에게도 기점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더 위로 올라가는 것뿐 아니라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그런 포인트랄까. 그래서 아마도 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딱 필요한 때에 받은 1위 같아요. (웃음)

Q. 1위를 떠나 빅스의 인기가 정말 뜨겁긴 해요. 몇 개월 전만 해도 “빅스가 누구야?”라는 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요새 주의 깊게 보고 있고, 주변에서 빅스라는 그룹 자체를 아는 건 물론 멤버 한 명 한 명 다 아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샛별:
그런데… 아직 어른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웃음) 공중파에서 1위를 했으니 곧 많이 아시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저야 워낙 빅스 팬인 걸 티 내고 다니니깐 주변에서 빅스를 다 알지만. (웃음) 그러고 보니 빅스 관련해서 재미있었던 일이 하나 생각나는데. (Q. 앗, 그게 뭔가요?) K 디자이너의 ‘B’ 남성복 라인이 있어요. 거기로 젤리피쉬가(빅스 소속사) 이번 활동 협찬 문의를 넣었었나 봐요. 그런데 디자이너가 빅스를 ‘빕스’로 알아들으시곤 거기서 협찬을 받아서 뭐하냐 라고 거절했는데 알고 보니 빅스였다 라고 트위터에 남기신 적 있어요. (Q. 정말요? (웃음)) 그런데 그 후에 그분이 2014 S/S 컬렉션 라인을 협찬해 주셨어요. 의리 지킨다면서, 빅스 멋지다고도 덧붙여 주셨죠. 빅스를 알게 되는 사람은 다들 멋있다고 말해 주시니, 일단 한 번 알게 되면 그 매력에 다들 빠질 게 분명해요!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뮤직비디오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뮤직비디오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뮤직비디오

Q. 갑자기 찬양 모드로 변신을. (웃음) 그런데 지금의 빅스만 두고 보면 데뷔곡이 ‘Super Hero’라는 게 잘 매치가 안돼요. 역시, 빅스라는 그룹의 색깔과 인기의 시작은 ‘다칠 준비가 돼 있어’부터 겠죠?
샛별:
요새 제일 아쉬운 건,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이전의 무대를 실시간으로 한 번도 챙겨 보지 못했다는 거에요. 게다가 빅스가 ‘마이돌’이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데뷔를 했는데, 그 프로그램 자체가 이슈가 되진 않았나 봐요. 뒤늦게 이것저것 찾아서 보느라 다 보긴 했는데… 아, 그 영상은 나중에 기회 되시면 한 번 보세요. 지금의 빅스와는 다른 풋풋한 소년들을 확인할 수 있어요. 금지 영상 취급 받는 장면들도 몇 개 있긴 하지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성장의 폭도 아마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을 거에요. (웃음) 그건 그렇고, 만약 빅스가 ‘Super Hero’나 ‘Rock Ur Body’ 같은 노선으로 계속해서 나왔다면… 물론 그 노래들 모두 신 나고 좋지만. 그리고 빅스 모두 자기 확신도 강하고, 의지도 있으니 언제건 성공을 했겠지만, 지금보다 가는 길이 좀 더 험난하지 않았을까요? (웃음) 아시다시피 다들 키가 180cm가 넘을 정도로 신체 조건이 끝내주잖아요. 게다가 얼굴 작죠, 잘생겼죠. 아… 직접 보러 가야 하는데! 거기에 노력까지 엄청 많이 하니깐. 이런 요소들을 제대로 잘 포장해서 보여줄 수 있었던 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다칠 준비가 돼 있어’는 빅스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낸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고. 거기에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빅스의 색깔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거니깐요.

Q. ‘신의 한 수’라는 표현까지 나왔네요. 사전에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때 팬이 되었다고 들었는데, 좋아하게 된 이유가 뭐였나요?
샛별:
컴백 무대를 우연히 봤는데, 처음엔 ‘대체 얘네 뭐지?’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원래 아이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때 끼고 나온 렌즈, 사실 처음에 보면 좀 무섭잖아요. 아닌가? (웃음) 저, 무서운 거 진짜 못 보거든요. 그런데도 무대를 끝까지 보게 된 건 왜인지 모르겠어요. 그 날 이후 무대 할 때마다 다 찾아봤어요. (핸드폰을 꺼내 보이며) 아직도 갖고 다니는 영상이 있는데, 한 번 보실래요? 이 무대는 하도 봐서 날짜까지 외우고 있어요. 2013년 2월 17일 SBS ‘인기가요’!

Q. (샛별과 함께 영상을 보며) 은발 머리가 리더 엔이죠? 이때면 데뷔 1년이 안 되었을 때인데, 무대 장악력이 좋은 것 같아요. 게다가 하나의 잘 완성된 뮤지컬 같네요.

샛별: 영상 보셔서 아시겠지만 멤버 모두 무대에서의 몰입도가 장난 아니에요. 배우 같죠, 배우. (Q. 하긴, 다들 진짜 잘생긴 뱀파이어 같아요.) 볼 때마다 엄청 뿌듯해요.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이 정도다! 이게 바로 빅스다!’ 하고. (웃음) 렌즈 낀 뱀파이어 콘셉트라는 게 사실 제대로 소화하지 않으면 우스워 보일 수도 있고 어설퍼 보일 수도 있는데 다들 너무 잘했어요. 이 무대에서 특히 엔의 퍼포먼스가 극에 달았던 것 같아요. 만약 지금 정도의 인지도와 인기에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들고 나왔다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 같은 경우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무대 보고 서서히 빠져들어서 언제부턴가 팬이 된 케이스라… 돌아보니 ‘어머, 나 빅스 팬이네?’ 하게 된 그런 경우. (웃음) 그러면서 빅스가 출연했던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나둘 찾아보면서 멤버 전체를 다 좋아하게 됐고요. 진짜 신기한 게 누구 하나만 좋다 라고 말할 수가 없는 그룹이에요. 팬덤 자체가 그런 분위기이기도 하고.

‘Rock Ur Body’ 당시의 빅스
‘Rock Ur Body’ 당시의 빅스
‘Rock Ur Body’ 당시의 빅스

Q. 지금 하는 말만 듣고선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한 명씩 예를 들어 본다면?
샛별:
이게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데. 일단 제가 추천하는 것부터 보시는 게 좋겠어요. 음, 바쁘셔서 다 못 보시려나. 그래도 SBS MTV에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빅스 다이어리’는 꼭 보세요. 멤버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일상을 찍은 건데, 보고 나면 다들 어떤 성격인지 알게 되실 거에요. 다들 카메라 앞에서 내숭 떨거나 그런 게 없어서 그냥 거기에 나온 모습 자체가 빅스에요. (웃음) 레오 같은 경우엔 음… 고양이! (웃음) 얼굴도 그렇고 분위기도 딱 고양이에요. 그리고 커피를 엄청 좋아해서 커피 얘기만 나오면 흥분해요. 그리고 엔은 무대 위에선 카리스마 작렬인데 가끔 아줌마 같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 수다가… 그런데 요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좀 조용하고 차분해진 ‘차선배’ 같아요. (Q. ‘차선배’요?) 아, 네. 왜 있잖아요, 대학 다닐 때 훈남 선배들 이미지! 아시죠? 켄은 자기가 항상 말하는 대로 귀염둥이에 애교쟁이고. 그런데 말 안하고 있으면 켄도 분위기 장난 아니에요. “저기… 오…빠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무릎 꿇고 경건하게 보는 멋이 있어요. 아, 이런 표현 너무 격한가요? (웃음) 홍빈이는 그야말로 잘생긴 ‘그림’인데 형들한테 할 말은 다 해요. 그런데 그게 기분 나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정겨워요. 그리고 라비는 겉보기엔 세 보이는데 순딩순딩하고. 막내 혁이는…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귀여워요! 세상이 그냥 혁이를 귀엽게 만들어줘요. 아, 더 말하고 싶은데, 그냥 직접 한 번 보세요.

Q. 네, 꼭 볼게요. 멤버들 얘기하니 말이 엄청 빨라지네요. (웃음) 그런데 아까 잠깐 얘기하기도 했지만, 빅스가 올해만 앨범을 5개나 냈어요. 이 와중에 해외로 쇼케이스도 다녀왔고. 팬들은 내심 걱정 많이 됐겠어요. 쉴 틈 없이 활동했으니깐.
샛별:
당연하죠.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꼭 말하고 싶었던 거기도 해서 한번 말하고 넘어갈게요. 빅스가 ‘저주인형’ 컴백 전에 체조경기장에서 쇼케이스도 했고, 이번에 1위도 했지만 아직 한국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런 말 제 입으로 하는 거 사실 좀 그렇긴 하지만… 이건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팬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라서. 그렇기 때문에 해외로 자꾸 나가는 건 좀 걱정이 돼요. 한국에서의 활동에 조금 더 매진한 후에 나가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무엇보다도 멤버들 컨디션이 가장 신경 쓰이고.

Q. 그런데 빅스뿐만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아이돌은, 특히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팬덤이 형성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해외 활동을 시작하는 케이스가 많아요. 아무래도 한국 시장이 점점 좁아지기 때문이겠죠.
샛별:
아는 동생이 B 아이돌 그룹 팬인데, 이번에 한국 활동이 너무 적어서 멘붕을 겪더니 지금은 아예 포기했어요. 소속사에서 한국 활동을 조금 더 지원해주면 인기를 많이 얻을 것 같은데, 그럴 것 같다 싶으면 해외로 나간다는 거죠. 그 얘기 듣는데 남 일 같지 않았어요. 빅스만 해도 이번에, 아 잠시만요, 해외 쇼케이스 일정을 핸드폰에 적어 놓은 게 있어요. 10월 20일 말레이시아, 23일 일본 오사카, 25일 도쿄, 11월 2일 스웨덴 스톡홀름, 3일 이태리 밀라노, 8일 미국 달라스, 10일 로스엔젤레스를 다녀왔어요. ‘Super Hero’ 가사처럼 ‘Paris에서 점심을 먹고 뉴욕으로 가 뭐든지 가능해’ 뭐 이런 건가 싶어서 멤버들이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한숨)

Q. 그렇다고 요즘 같은 때에 한국에만 묶어 둘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게다가 스웨덴에서는 한류 열풍이 꽤 거세다고 들었거든요.
샛별:
아 스웨덴에서요? 처음 듣는 얘긴데, 의외네요. 물론 활동 중에 이벤트성으로 해외에 잠깐 다녀올 수는 있겠죠. 그런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에게 일일이 이래서 빅스가 해외에 나가는 거라고 설명해 줄 것 같지도 않고. 다만 탄탄한 팬층을 다지는 게 먼저라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저주인형’ 활동 이후에 단 한 달이라도 제대로 쉴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에요. 멤버들 스스로 괜찮다, 더 이루고 싶다고 하면 할 말 없겠지만. 최근에 스케쥴이 많아서 좀 피곤해 보이긴 해서. 이런 말 하면, 옆에 친구들이 ‘네 걱정이나 해라’ 이러긴 해요. (웃음) 요즘엔 가수들의 음반 활동 주기도 짧고, 하루에도 새로운 음원이 엄청 많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빅스의 공백이 불안하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그래도 한 번 제대로 재충전을 하는 게 앞으로의 빅스를 위해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Q. 이야기하다 보니 갑자기 걱정 모드가 되어 버렸어요. 그렇다면 분위기를 바꿔서, 이번 ‘VOODOO’ 앨범 중에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뭔가요? 빅스 멤버들이 다른 인터뷰를 통해 추천곡을 말하긴 했는데, 팬 입장에서는 어떤 걸 좋아하나 궁금하네요.
샛별:
꼭 하나만 골라야 하나요? 분위기가 다 달라요. 완.전.다.좋.아.요. (웃음) ‘저주인형’은 타이틀 곡이라 제외하고, ‘대답은 너니까’도 선공개 곡이니깐 이것도 빼고 나면, 일단 6번 트랙의 ‘B.O.D.Y’! 집에 가는 길에 들으면 ‘빠바바바바디’랑 ‘우우우우우’하는 부분에서 댄스 본능이 꿈틀거려서 미치겠어요. 밤에 들으면 끝내줘요! 몸이 들썩거리는데 아무래도 길거리다 보니, 혼자 목만 까딱까딱해요. 그리고 또 좋아하는 노래는, ‘Say U Say Me’! 눈 내리는 겨울날의 김서린 창문 같은 느낌이에요. 그러니깐 창문이 실내와 실외 온도 차 때문에 하얗게 변하면 거기에 손가락으로 막 낙서하곤 하잖아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런 장면이 떠올라서 괜히 행복해져요. 멤버들 보컬도 수증기처럼 뽀얗고 따뜻한 느낌이 들고.

Q. 음,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기도 해요. (웃음) ‘저주인형’ 타이틀곡 하나만 활동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다른 수록곡을 들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오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샛별:
그러니깐 제 말이요! ‘뮤직뱅크’에서 1위 한 다음날 빅스 공식팬카페 방문자 수가 14만 명을 넘었어요. 그 사실에 팬들 모두 깜짝 놀랐죠. ‘이게 바로 공중파의 힘인가!’ 하고. 생각해 보세요. 카페 회원 수가 6만 명인데 14만 명이 방문했다는 건, 팬이 아닌 일반인들이 그만큼 관심을 많이 가졌다는 말이잖아요. 그래서 항상 말하는 게, 공중파에 몇 번만이라도 제대로 나와줬으면 하는 거에요. 특히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프로그램… 제발! 옥상달빛과의 콜라보 앨범 덕분에 한 번 나갈 수 있긴 했지만, 빅스 매력 더 보여줄 수 있는데 하는 마음 때문에 좀 아쉬웠어요. 언제 한 번 제대로 나갈 수 있을지, 진짜 그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지난 11월 17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3 빅스 글로벌 쇼케이스 더 밀키 웨이’
지난 11월 17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3 빅스 글로벌 쇼케이스 더 밀키 웨이’
지난 11월 17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3 빅스 글로벌 쇼케이스 더 밀키 웨이’

Q. 아무래도 방송사 입장에서는 빅스의 소속사가 대형 기획사도 아닌데다, 1위를 하기 전 상황만 놓고 보면 그저 수많은 신인 중 하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팬덤이 어떻게 커가고 있는지, 빅스가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진 않잖아요. 그저 숫자로만 판단할 뿐이니깐. 그런 점에서 체조경기장에서의 쇼케이스는 빅스의 성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이자, 커다란 상징이었죠.
샛별:
이쯤되니깐 ‘소속사가 일부러 예능을 잡지 않는 거냐!’ 싶기도 했어요. (Q. 그건 아닐 것 같아요. 회사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죠. 앗, 소속사 편드는 건 아니에요. (웃음)) 빅스가 얼마나 많은 매력을 지녔는데, 대체 방송국은 왜 그걸 몰라주는 거야! 하면서 저희끼리 속상해 했죠 뭐. 그래서 이번에 1위한 게 그런 점에서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빅스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더 많은 음악과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에 얼굴을 좀 비칠 수 있었으면. 그래도 음악적인 면에서는 젤리피쉬가 빅스를 많이 지원해주는 것 같아서, 그건 안심이에요. 같은 소속사의 박효신 선배가 “우리 회사가 무슨 젤리피쉬냐, 빅스피쉬지”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는 건 맞나봐요. (웃음) 그나저나 소속사 선배들과 함께 한 크리스마스 앨범곡 ‘겨울 고백’ 들어 보셨어요? 작년의 ‘크리스마스니까’에 비해 멤버 모두 파트도 많이 늘고, 목소리도 어찌나 다들 좋던지.

Q. 인터뷰 오기 전에 뮤직비디오 봤어요. 한 음원사이트에서는 10위권 안에 ‘겨울 고백’을 포함해서 소속사 식구들 노래가 3곡이나 있던걸요. (웃음) 그런데 쇼케이스 이야기를 잠깐 더 해보고 싶은데. 이번에 처음으로 무대 위에서의 빅스를 제대로 볼 수 있었어요. 그때 ‘저주인형’을 본 순간,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눈여겨 봐야겠다’ 했어요. 원래부터 빅스가 이렇게 잘했었나 싶을 정도로 완벽했던 것 같아서.
샛별:
빅스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매 앨범 컴백할 때 첫 방 무대랑 마지막 방송 무대만 비교해 봐도 딱 알 수 있어요. 신기하게도 데뷔부터 지금까지 계속 실력이 늘고 있어요. 보컬도, 퍼포먼스도 전부다. 그 말을 누군가 비딱하게 해석하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거다’ 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빅스에게는 한계가 없어 보여요. 너무 팬심으로 얘기했나? (웃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만큼이 한계선이지, 따로 뭔가 정해 놓은 건 없는 것 같단 말이에요. 그만큼 열심히 한단 의미겠죠. 팬들도 그걸 알아요.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 라는 걸. ‘저주인형’ 무대만 봐도 한 명 한 명 다 살아 움직이잖아요. 온 에너지를 다 써서 집중하는 게 보이고.

Q. 아, 맨 처음에 물어봤어야 했는데, 20대 이상의 팬이 많은 편인가요? 샛별 씨는 엔, 레오랑 동갑이죠?
샛별:
20,30대 팬들이 많은 것 같긴 해요. 사진 자료 같은 것들이 공유되는 규모나 퀄리티만 봐도 20대 이상이 꽤 되는 것 같아서. 물론 제 주변에는 아직 아무도 없지만… 게다가 네가 지금 아이돌 좋아할 나이냐 이러는데, 저 아직 젊거든요! 곧 있으면 알아서 취직도 잘 할 거거든요! (웃음) 빅스는 이상하게 동갑 같지 않고, 동생 같지 않고 그래요. 체격 조건도 좋고, 다들 뭔가 성숙해 보인다고나 할까. 막내조차도 가끔은 오빠처럼 느껴질 때가 있으니… 위…위험한 발언인가?

Q. (웃음) 마지막 질문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빅스는 어떨 것 같아요? 팬이 예상하는 빅스의 다음과 빅스가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점 있으면 같이 말해주세요.
샛별:
뱀파이어, 지킬 앤 하이드 그리고 저주인형까지, 이보다 더 센 콘셉트가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항상 예상을 깨고 뒤통수를 치고 나와주는 것 같아요. 아, 좋은 의미에요. 그래서 이젠 빅스가 앨범을 낸다고 하면 대체 이번에 뭘 들고 나올까 기대하게 되는 게 당연해진 것 같아요. 이것부터 좋은 신호라고 생각해요. 빅스가 뭘 할까, 뭘 들고 나올까 궁금해지는 거, 이게 바로 빅스라는 브랜드와 트렌드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인 거니깐. 엔이 항상 말하는 그 ‘트렌드’. (웃음) 저 또한 앞으로 트렌드가 될 빅스를 기대해요. 물론, 빅스가 입는 슈트를 제가 입을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은, ‘대.다.나.다.너’같은 제목은 앞으로 좀 자제를… 이 얘기 빼지 말고 꼭 써주세요! 우리 소중한 빅스 노래 제목에… 그 좋은 노래에 언제적 유행어를… 팬인 제가 어디에 하소연할 때도 없고. 아무튼 ‘저주인형’으로 빵 터뜨려줘서 고맙긴 한데, ‘트렌드’가 될 빅스라면 노래 제목도 트렌디하게 붙여 주세요.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는 우리 빅스 여섯 명 항상 힘내길 바라고, 열심히 응원할게요! 차학연(엔), 정택운(레오), 이재환(켄), 김원식(라비), 이홍빈(홍빈), 한상혁(혁), 빅스 파이팅!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KBS, SBS M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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