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13′ 토크쇼에 출연한 바로(왼쪽)와 도희(오른쪽). 가운데는 텐아시아 편집장.
‘응답하라 2013′ 토크쇼에 출연한 바로(왼쪽)와 도희(오른쪽). 가운데는 텐아시아 편집장.
‘응답하라 2013′ 토크쇼에 출연한 바로(왼쪽)와 도희(오른쪽). 가운데는 텐아시아 편집장.

* 이 기사를 빙자한 토크쇼 대본은 가상임을 알려드립니다. ‘오글주의보’도 미리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2033년. 이제 40대가 된 가수 겸 배우 도희(본명 민도희,40)와 바로(본명 차선우,42)가 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마주했다. 두 사람이 만난 지 꽤 오랜만이다. 20년전만 해도 한류스타라 하면, 틈틈이 투어 공연을 돌고 팬미팅 자리를 마련하는 정도로 활동했었고 국내 가요방송에 출연하려면 반드시 방송국을 찾아가야 했었던터라 대기실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2033년의 사정은 그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사실 국적이라는 개념도 모호해진 시대, 국내 가요방송이라고 꼭 상암동 스튜디오에서 촬영해야 하는 것도 옛말이 됐다. 베이징과 서울 정도는 옆집 드나들 듯 오갈 수 있게 된 시대에 공간이라는 개념은 확장돼, 이제 해외 곳곳에 촬영시스템이 구비된 각 방송국들은 그 나라에서 스케줄을 소화하는 스타들의 무대를 그 나라에서 직접 찍어 서울로 전송하게 됐으니까.

그런 시대인만큼, 도희와 바로가 한 자리에 만난다는 것은 꽤 큰 일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두 사람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시작점이 된 과거를 추억하기 위한 ‘응답하라 2013′ 특집 토크쇼 녹화에는 빠질 수 없었다.

꼭 20년 전 출연했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제1의 전성기를 맞았던 두 사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저만치 가버려 둘 모두 40대가 됐다니. 그 토크쇼로 초대한다.

사회자 텐아시아 편집장 P씨(이하 P):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를 맡은 텐아시아 편집장 PSJ입니다. 정말 감회가 새로워요. 20년전 저도 텐아시아 신입기자였는데, 이제 저는 편집장이 돼버렸네요. 입사하자마자 ‘응답하라 1994′가 대박이 나는 바람에 선배들 쫓아 열심히 특집기사를 썼던 기억이 선연하네요. 요즘 친구들은 그때가 까마득한 옛날이라고 할테지만요.
도희 : 그러니까요. 여수소녀로 큰 사랑을 받기 시작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바로 : 요즘도 가끔 ‘대왕잡채’ 맛이 생각나요. 너무 맛있어서 매번 먹는 신 찍을 때마다 행복했었는데 말이에요. 여기 혹시 잡채는 없나요?

P: ’2013년 하면 떠오르는 건 무엇이 있을까’를 이야기해보려고 하는데, 주제를 연예계로 제한하려고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너무 광범위 해지니까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건이나 삼성동 아파트 헬기 충돌 사건 같은 것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시간이 좀 부족하기도 하고요. 2013 연예계에 대한 추억 한 말씀 해주시죠.
도희 : 저희로선 역시 ‘응답하라 1994′의 신드롬이 가장 또렷하게 남아요. 당시 1990년대에 대한 대중의 향수가 엄청났던 것 같아요. 사실 그때 겨우 스무살이었던 저는 1990년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이 94학번 연기를 해야했거든요. 조금 어리둥절한 채로 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바로 : 저 역시 1990년대에 대한 기억 없이 연기를 해야했는데, 당시에 우리가 저마다 가지고 있었던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으로 같은 집에서도 각자 tv시청을 하거나 게임을 했었던 반면, 1990년대의 나정이 집에서는 다들 거실 소파에 모여앉아 드라마를 보고 했었던 것이 1990년대와 2013년의 가장 큰 차이였죠.

P: 2013년을 말씀해달라고 했는데 결국 ‘응답하라 1994′로 이어지면서 1990년대에 관해 이야기하고 계시네요(웃음). 1990년대를 살아보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말이죠.
도희 : 그러게요. 저희들이 사실 역으로 시청자분들께 질문해보고 싶은 것도 있어요. 사실 그때 연기하면서 제가 서태지 선생님의 팬으로 나왔었는데요, 지금 함께 ‘응답하라 2013′을 지켜보시는 분들은 그 시절 노래 중에 어떤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고, 어떤 가수가 그 시대를 추억하게 하는지 궁금해요.

2013년을 빛낸 엑소, GD, 씨스타, 크레용팝, 조용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3년을 빛낸 엑소, GD, 씨스타, 크레용팝, 조용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3년을 빛낸 엑소, GD, 씨스타, 크레용팝, 조용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P: 좋은 질문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전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조사를 통해 2013 한국가요계 TOP5를 꼽아봤는데요, 당시 대세돌 EXO(엑소)와 ‘바운스’와 ‘헬로우’의 조용필, 그리고 G-Dragon(지드래곤)과 씨스타, 크레용팝이 순위와 관계없이 2013년을 추억하게 하는 가수들로 선정됐습니다.
바로 : 아, 맞아요. 2013년 정말 크레용팝 분들과 GD선배님이 굉장했었어요. EXO인기도 어마어마했고요. 그런데 B1A4가 없는 게 괜히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네요.

P: 내년에 ‘응답하라 2014′에 꼭 출연해주셔야 겠습니다. 이게 1년만 늦어졌어도 당연히 B1A4와 타이니지가나 나왔을 거잖아요. 2014년에 두 그룹이 엄청나게 인기몰이 한 것,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도희 : 에이~ 뭘 또. 요즘 친구들은 타이니지라고 하면 아무도 몰라요.
바로 : 그런데 차트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조용필 선생님이시네요. 정말 그 해 조용필 선생님이 부르신 ‘바운스’ 열풍, 저희 어머니 아버지 세대는 물론이고, 당시 20대였던 저희세대까지 엄청난 열풍이었잖아요.

P : 맞아요. 그런데 지금 두 분 역시도 여전히 젊은 감각을 보여주시고 계시잖아요. 하긴 요즘 불혹은 예전 불혹과는 많이 다르니까요. 평균수명이 120살인 시대인데요 뭐. 자, 이제 가요계 이야기를 나눠봤으니, 2013년의 ‘핫’했던 배우 이야기도 좀 해볼까요. 아무래도 그 해 신예의 등장은 바로 씨와 도희 씨였는데, 외에도 많은 스타들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수놓았었어요. 당시 핫했던 남자배우 TOP5는 도희 씨가, 여자배우 TOP5는 바로 씨가 꼽아주셨으면 합니다.
도희 : 다섯분만 꼽아야 하나요.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그래도 전 일단 정우 오빠를 꼽을래요. 저는 2013년에 대한민국 여성들이 칠봉파와 쓰레기파로 나뉘었을 당시에도 쓰레기파였어요. 참, 지금 정우 오빠는 50세를 넘기셨겠네요. 요즘은 유럽에서 인상파 배우로 활약 중이시던데 여전히 멋있으세요.

P: 아 정말, 보기가 좋은 게, 다들 지금까지도 서로 ‘오빠 동생’하며 지내는 모습이 부럽네요. ‘응사’팀은 여전히 연락을 자주 하시나봐요.
도희·바로 : 그럼요. 2013년에도 그룹 SNS로 자주 연락 주고받고 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직접 만나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연락은 쉽게 하죠. 그런데 참 20년이 흘렀어도 아직 순간이동 기술이 없는 게 못내 아쉬워요.

P: 자, 나머지 네분도 꼽아주셔야죠. 속도를 좀 내보겠습니다.
도희 : 네네. 정우 오빠 외에 제가 빠트릴 수 없는 분은 저의 ‘첫 남편’이었던 김성균 오빠죠! 혹시나 요즘 친구들이 오해할까봐 다시 말씀드리는데 실제 ‘첫 남편’이 아니라, 극중 ‘첫 남편’이었습니다!! 지금 국민배우로 왕성하게 활약 중이시죠. ‘응사’ 출연 이전만해도 성균 오빠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악역 전문 배우였는데 ‘응사’ 이후로 요정, 귀요미로 불리시더니 지금은 ‘인자함’의 상징이 돼버렸어요. 그리고 유연석 오빠도 있고요. 오빠는 그때도 ‘국민첫사랑 킬러’로 활약하셨는데 요즘에는 ‘국민첫사랑 아빠’로 활약 중이시더군요. 그런데 너무 ‘응사’ 배우들만 말할 수는 없으니까, 당시에 핫했던 스타로 더 꼽아보겠습니다. 김우빈 선배, 김수현 선배를 저는 꼽을래요. 지금은 다들 중후한 멋의 중견스타들이 되셨지만, 그때 이 분들 인기는 굉장했었죠. 영화, 드라마 종횡무진, 했다하면 다 히트였으니까요. 특히, 김수현 선배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예상보다 더 흥행에 성공해 영화 관계자들이 크게 놀랐다는 이야기도 들었었어요. 그리고 김우빈 선배 역시도 영화 ‘친구2′에 드라마 ‘상속자들’로 대세에 등극하셨어요. 마스크, 연기력은 물론 카리스마까지 갖춘 20대 남자배우의 등장에 풍년이었던 한해였던 걸로 기억해요. 아, 그런데 이번에 ‘돌아온 꽃보다 할배’를 한다고 하는데, 아직 할배까지는 아니시지만 이분들 중 한분이라도 출연하시진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P: 네, 캐스팅이 베일에 싸여있긴 한데 유력한 할배 후보로는 톰 크루즈(71), 한석규(69), 휴 잭맨(65), 정우성(60), 이정재(60)씨 등이 꼽히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도희 씨야말로 ‘돌아온 꽃보다 누나’에 제안받으신 걸로 아는데, 어떻게 출연 결정 하셨나요?
도희 :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일단 ‘짐꾼’이 누가 되는지를 봐야할 것 같아요(웃음).

2013년을 빛낸 정우, 김수현, 전지현 그리고 고아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3년을 빛낸 정우, 김수현, 전지현 그리고 고아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3년을 빛낸 정우, 김수현, 전지현 그리고 고아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P: 그렇죠. 짐꾼은 중요하죠. 아무튼 자, 바로 씨 이제 여배우분들은요.
바로: 네! 저는 2013년 하면 역시 고아라 선배를 꼽을 수 밖에 없고요. 성나정으로 옥림이 이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셨죠. 외에도 문채원 선배는 당시 드라마 ‘굿닥터’로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벗고 털털한 닥터로 큰 사랑받았었죠. 지금 역시도 명실공히 한국을 상징하는 여배우시죠. 또 영화 ‘집으로 가는 길’로 2013년을 화려하게 마무리 하신 전도연 선배님도 2013년을 기억하게 해주는 여배우세요. 또 김혜수 선배님도 있군요! 그리고 2013년은 이 때를 전후로 결혼을 한 여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했었어요. 앞에 말씀드린 전도연 선배 역시 그랬지만, 그 대표주자는 역시 전지현 선배였어요. 도희 씨가 꼽은 김수현 선배랑 함께 찍은 드라마가 그해 연말부터 방영됐는데, 대단했었죠!

P: 지금 생각해봐도 두 분이 출연하신 ‘응답하라 1994′가 굉장했던 것 같네요. 남녀배우 TOP10에 ‘응사’ 출신배우가 네 분이나 계시다는 점에서요. 사실 ‘응사’를 비롯해서 당시 지상파의 위기다 이런 말들이 있었던 것이 케이블채널은 여전히 새로운 배우 발굴이나 새로운 소재발굴에 힘을 썼던 것에 반면, 지상파 채널에서는 여전히 불륜 등의 막장 소재를 버무린 작품들을 위주로 선보이다 보니 당시만 해도 욕을 많이 먹었었죠. 그래도 그렇게 제3의 채널을 통해 새로운 얼굴들이 꾸준히 발굴된 것이 참 다행이다 싶네요.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꼽아주신 배우들만 봐도 고아라, 전지현, 김성균, 정우 등등이 모두 꾸준히 작품을 해왔지만 빛을 보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던 스타들인데, 전지현 씨의 경우에는 2012년부터 영화 ‘도둑들’이나 ‘베를린’을 통해 주목을 받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고요, 김성균 씨도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기점으로 빛을 보다가 ‘응사’를 통해 완전히 전국민을 사로잡게 됐고요. 또 고아라 씨도 뒤늦게 다시 빛을 보게 된 케이스고, 정우 씨 역시 오랜 무명을 거쳐 ‘응사’로 완전히 스타반열에 올랐었죠. 이런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역시 꾸준한 노력은 결국은 응답을 받는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두분께 마지막 질문 하나드릴게요. 마지막 질문은 만약에 여러분이 2013년으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을 묻고 싶어요. 만약 여러분이 2013년, 가장 예쁘고 젊었던 시절로 돌아가 그 해의 12월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어떻게 살고 싶으신가요?
바로: 그때 저희는 정신없이 ‘응사’ 촬영을 하고 있었을 때인데요.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저는 그 시절만 할 수 있는 풋풋한 연애요!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그때 아이돌들에게는 핸드폰 금지령도 있었어요. 저 역시 핸드폰이 없기도 했고, 또 사실 그때는 일이 너무 좋아 연애는 뒷전이었는데 몰래몰래 다 할 걸 그랬어요(웃음).
P : 몰래몰래 다들 하신 걸로 알고 있었는데, 바로 씨는 아니었나봐요?(웃음) 도희씨는요?
도희: 저는 그 해 스무살이었어요. ‘응사’를 만나 대중에 제 이름과 존재를 알릴 수 있었던 귀중한 한 해였죠. 만약 그 해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저는, 글쎄요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즐겁게 살 것 같아요. 아, 마지막 순간까지 나정이의 남편이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았던 신원호 PD님을 놓고 마지막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몰카 한 번 쯤은 했어야 하지 않나.. 그런 후회를 한동안 했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P: 두 분 인터뷰 협조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반가웠습니다. 아무튼 끝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지나간 스무살은 여전히 아름다운 추억이긴 하지만요.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순간, 또 가장 젊은 순간은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입니다. 2033년도 아름답게 마무리 하세요! 내년에 또 만나요!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CJ E&M, 스타쉽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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