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조
참여 아티스트의 면면이 이채롭다. 마초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황망한 사내’ 정차식, 한때 여신이라 불렸던 여성 싱어송라이터 요조, 올해의 여성 아티스트로 떠오른 선우정아, 위트만발 여성 듀오 옥상달빛, 괴기한 일렉트로 팝 듀오 카프카, 드림 팝을 들려주는 레인보우99 등 개성 넘치는 뮤지션들이 파트너가 돼 서로의 곡을 만들어줬다. 무작위로 파트너를 정해 ‘아스트랄’한 조합이 기대됐다.

이날 평가단 투표 현장에서는 믹싱과 마스터링이 모두 끝난 따끈따끈한 10개의 곡을 차례로 틀었다. 영화감독 김지운,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 라이머 브랜뉴뮤직 대표,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배우 전혜진 등을 비롯해 십센치 권정열,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소란 고영배 등 동료 뮤지션들이 투표를 위해 모였다. 엄연한 선정의 자리였지만, 선정의 부담보다는 음악의 재미난 만남을 듣는다는 즐거움이 더 큰 자리였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레인보우99의 공간감이 조화를 이룬 ‘아주 천천히’ 전혀 요조 노래 같지 않은 ‘디스 민즈 굿바이’, 옥상달빛의 성숙한 여자 버전 ‘기억하는지’, 루싸이트 토끼의 섹시 버전 ‘Sexy Tokki’, 정차식의 무섭지만 왠지 친근한 내레이션이 깔리는 ‘살아보자’, 황망한 남녀공룡이 부르는 ‘Ursual Scream’ 등이 흘렀다.

인디 신에서도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에 음악의 완성도도 높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김훈 분더캄머 대표는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을 텐데 곡들의 퀄리티가 높아서 놀랍다. 스타일이 다른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이기 때문에 의외의 음악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는 “이런 재밌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하나의 레이블에 실력 있는 다양한 뮤지션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차우진 씨는 “인디 신에서 벌어지는 ‘무한도전 가요제’와 같은 재밌는 시도”라며 “기존에도 레이블 뮤지션들이 뭉친 컴필레이션 앨범은 많았지만, 이번에는 보다 색다른 기획으로 연결시킨 것 같다. 좋은 곡들이 나와서 무척 기대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내가 너의 작곡가’를 통해 탄생한 10개의 디지털 싱글은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들어볼 수 있다. 네티즌 및 관계자, 아티스트들의 투표를 합산한 결과는 내년 1월 7일에 공개된다. 컴필레이션 음반은 2장 CD로 발매되며 제작과정,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DVD가 포함된 스페셜 패키지가 한정반으로 함께 발매된다. 내년 1월 18일에는 앨범 발매를 기념한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레이블 콘서트도 열린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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