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
tvN ‘응답하라 1994′
tvN ‘응답하라 1994′

tvN ‘응답하라 1994′ 15회 12월 7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요약
나정(고아라)은 쓰레기(정우)와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고자 안달하지만, 쓰레기는 아직 나정의 부모님께 교제 사실을 알리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나정의 요구를 애써 무시한다. 서태지의 은퇴설 때문에 윤진(민도희)은 서태지 집 앞에서 진을 치고, 이런 윤진을 바라보는 삼천포(김성균)는 심경이 복잡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급기야 해체를 선언하고, 윤진은 며칠동안 단식투쟁을 벌이며 신촌하숙 사람들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 칠봉(유연석)은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날, 쓰레기에게 연락해 자신에게 의미가 깊은 야구공을 건네주며 나정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결코 식지 않았음을 알린다. 식음을 전폐한 윤진을 위해 삼천포는 서태지가 살던 집에 가 변기를 뜯어오고, 쓰레기는 나정의 부모에게 나정과의 연애사실을 털어놓는다.

리뷰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사랑의 언어가 있다. 애써 좋아하는 마음도 호통을 통해 표현하는 쓰레기,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행동을 통해 상대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삼천포, 좋아하면 좋아하는 마음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싶은 나정,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마음을 포기하지도 않는 칠봉.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언어는 이렇게 다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순간 우리가 너무 ‘김재준 찾기’에만 몰두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물론 ‘김재준’과의 숨박꼭질이 없었다면 ‘응사’를 향한 오늘의 관심도 훨씬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돌아가 ‘응사’에 열광했던 애초의 이유는 각자 다른 청춘의 색깔들과 그 색깔이 살아숨쉬던 시공간과 우리가 감정적으로 만났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15회에서 보여졌던 각자의 사연과 각기 다른 사랑의 언어도 그와 같은 맥락에 서있다. 김재준 찾기도 재미있지만, 이 청춘들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것도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따라 일화의 밥상에 눈길이 갔다. 집을 떠났지만 여전히 일화와 동일의 마음 속에 ‘또 다른 아들’로 자리잡고 있는 쓰레기를 향한 마음이 진한 사골국물 안에 녹아있었고, 며칠동안 아무 것도 입에 대지 않던 윤진을 염려하는 마음이 커다란 닭 한마리 안에 담겨있는 듯 했다. 이 한결같이 진득하고 투박한 사랑법 앞에 오늘날 우리의 짧고, 강렬하고, 직설적인 사랑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수다포인트
-쓰레기와 칠봉의 투샷이 뿌연 필터링으로 처리된 장면이야말로 감정을 영상으로 표현한 좋은 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캬-
-윤진 때문에 화가 난 삼천포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던 순간, 화면 한 구석에서 통닭을 젓가락에 꽂는 신기를 보여주던 성동일님, 존경합니다.
-아니, 칠봉의 일본 팀 관계자의 콧수염은 1900년대 초 코스프레인가요?

글. 톨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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