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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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의혹에 휩싸인 걸그룹 크레용팝의 신곡 ‘꾸리스마스’ 작곡가가 입장을 표명했다.

‘꾸리스마스’ 작곡가 김유민은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를 통해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입니다”며 표절을 부인했다. 김유민은 “(원곡으로 제기된) ‘루팡3세’의 인트로 부분을 카피할 의도였다면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이라며 “전혀 알지 못했기에 나온 장르 유사성으로 생긴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이어 “16비트로 쪼개지는 브라스 패턴과 엇박자로 들어가는 리듬이 둘 다 비밥장르에 기반을 두었다”며 “‘꾸리스마스’가 순수 창작물임에도 이미 오래 전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트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창작자로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고 전했다.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가 표절했다고 제기된 곡은 만화영화 ‘루팡3세’ OST의 도입부다. ‘루팡3세’는 일본 유명 만화가인 몽키 펀치가 1967년부터 연재한 만화. 1971년부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작품이다.

다음은 김유민 작곡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공식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작곡가 김유민입니다.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입니다.

만약 제가 ‘루팡3세’의 인트로 부분을 카피할 의도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꾸리스마스’의 인 트로는 ‘루팡3세’라는 곡을 제가 전혀 알지 못했기에 나온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입니다.

두 곡의 인트로가 비슷하게 들리는 이유는 16비트로 쪼개지는 브라스 패턴과 엇박자로 들어가는 리듬이 둘 다 비밥장르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비밥의 경우, 곡의 시작부분에 긴장감을 주는 연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꾸리스마스’의 인트로와 ‘루팡3′세의 인트로가 이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곡의 시작 부분은 16비트 1박 이후의 음정과 박자가 다르고, 길게 끌어주는 부분도 같은 음계처럼 들리나 실제로 ‘꾸리스마스’는 1도 음정, ‘루팡3세’는 5도 음정이며 시작하는 리듬과 끌어주는 길이마저도 다릅니다.

또한 화성도 ‘꾸리스마스’는 /1st-7th-4th-5th/1st-5th-7th-1st/ 이고,
‘루팡3세’는 /1st-3rd-7th-1st/1st-3rd-4th-1st/ 로 서로 다릅니다. (다만, ‘루팡3세’의 코드진행의 경우, 본인이 유투브 영상을 참고로 하였으므로 곡의 버전에 따라 다를 수는 있습니다.)

‘꾸리스마스’가 순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전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트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창작자로서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실적으로 세상의 모든 곡을 모니터링하여 저의 창작물과 비교해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을 가하는 작곡가가 되겠습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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