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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황후’ 11회 2013년 12월 2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타나실리(백진희)는 박씨(한혜린)를 유산시킬 목적으로 승냥(하지원)에게 팥꽃나무 꽃에서 뽑아낸 약재를 건네지만 승냥은 모든 사실을 박씨에게 알리고 보호하려 한다. 승냥이 도울 리 없다고 판단한 당기세(김정현)는 연화(윤아정)를 회유해 결국 박씨에게 약재를 먹인다. 한편 내시 방신우(이문식)와 점박이(윤용현)은 왕유(주진모)의 계획대로 돌궐장군 바토루의 신임을 얻는데 성공한다. 타환(지창욱)은 승냥이 여자이며 무수리 양이란 걸 알게 된다.

리뷰
자나 깨나 승냥 생각뿐인 타환을 연기하는 지창욱은 기황후에서 재미를 담당하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인천하 못지않은 원나라의 궁중 암투의 가운데 빠지게 된 승냥이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고, 돌궐과의 전쟁 한 복판에 서 있는 왕유(주진모)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는 가운데 지창욱은 극의 여유와 웃음을 주는 유일한 존재가 되고 있다. 게다가 사극 사상 최고 허당 황제로 등극하는데 모자람이 없다고 하겠다. 승냥이 무수리 양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긴가민가할 뿐이고, 승냥이 여자라는 상상만으로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며, 승냥이에 대한 상상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내시를 따돌리는 모습이며, 승냥이가 무수리 양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다신 찾지않겠다 큰 소리로 호언장담하더니 다음 장면에서 이내 승냥이를 찾기 위해 궁을 뛰어다니는 모습은 그야말로 ‘타환’스럽기만 하다.

무엇보다 타환을 연기하는 지창욱의 능청스런 연기는 드라마 기황후에게 채널을 돌리게 하는 한 요인임이 틀림없다. 황제를 능가하는 원나라 최고 권력가 연철 앞에서 두려움과 공포에 떠는가 하면, 내시부와 승냥이처럼 편한 사람들 앞에서 철없는 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리고, 그런가하면 황제로써의 자존감을 되찾고 싶어 번민하는 모습까지 변화무쌍한 감정 연기가 자유롭고 볼만하다. 배우 스스로가 타환이란 캐릭터에 몰입이 돼 보인다. 연기자 지창욱의 재발견은 드라마 기황후가 남긴 최고의 성과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지창욱뿐만 아니라 기황후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의 연기가 발연기라 불릴 사람이 하나 없이 흡인력이 있는데, 연출의 힘이 아닐까 싶다. 사극 기황후에는 수많은 전쟁 신부터 로코 못지않은 코믹 애정 신까지 다양한 장르가 넘나든다. 그럼에도 매 장면 거슬리는 부분이 없고 안정적으로 흘러간다. 연출 감각과 완성도는 이제 막 1/5을 넘긴 50부작 기황후를 믿고 보는 이유가 될 것이다.

수다포인트
- 내시들이여 타환에게 승냥을 상상할 자유시간을 주라~
-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백진희의 악역 연기, 살아있네~
- 주진모는 전쟁 빨리 끝내고 삼각관계로 돌아오라~

글. 박혜영(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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