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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여성 일렉트로 팝 듀오 아이코나 팝은 지난 7일 홍콩 퉁칭에서 열린 ‘2013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에서 투애니원(2NE1)의 씨엘(CL)과 합동무대를 꾸미며 한국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이코나 팝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아이코나 팝은 스웨덴 출신답게 단 몇 초 만에 청자를 익숙하게 만드는 특유의 ‘유로 댄스’(박명수의 표현을 빌린 것) 멜로디와 리듬을 구사한다. 2009년 남자에게 차인 아이노가 마음이 잘 통하는 캐롤라인과 몇 시간 만에 뚝딱 뚝딱 음악을 만들면서 팀이 결성됐다고 한다. 음악을 들어보면 그저 놀다가 만난 기 센 언니 둘이라고 보기에는 완성도가 높다. 히트곡 ‘아이 러브 잇(I Love It)’은 미국 드라마 ‘글리’와 ‘걸스’를 비롯해 삼성 갤럭시 S4 글로벌 광고에 사용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MAMA’ 현장에서 아이코나 팝의 목소리를 직접 담았다.

Q. ‘MAMA’에 참가한 소감이 어떤가?
아이코나 팝: ‘MAMA’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여러분들의 대중문화, 특히 케이팝에 대해 들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MAMA’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또 하고 싶다!

Q. 이번 ‘MAMA’에서 투애니원의 씨엘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어떻게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꾸미게 됐나? 그 전에도 케이팝을 들어본 적이 있나?
아이코나 팝: 케이팝은 작년에 미국에서 우리 음향 엔지니어가 한국 노래들을 쭉 들려줘서 처음 접하게 됐다. 그때 씨엘이 속한 투애니원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그 후에 ‘MAMA’에 초대 받았을 때 한국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고 씨엘이 거론됐다. 그래서 아싸! 막 이랬다. 워낙 파워풀하고 멋지고, 굉장하잖아!

Q. ‘MAMA’를 보면서 인상적인 팀이 있었다면?
아이코나 팝: 헬멧 쓴 소녀들이요… 맞다, 크레용팝! 그렇게 재미있는 건 처음 봤다. 정말 재미있었다.

Q. 당신들을 세상에 알린 노래 ‘아이 러브 잇(I Love It)’의 가사를 보면 ‘차를 다리에 박아버리고 불타도록 지켜봤어, 니 물건들을 가방에 쑤셔넣고 계단 아래로 던져버렸어’라고 나온다. 다소 과격하기도 하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쓰게 됐나?
아이코나 팝: 심하게 상처받아 분노가 차있는 상태를 표현하는 데서 온 거다. 비유인데, 우리가 원하는 표현 방식이다. 상처를 받았을 때의 느낌이 그런 거잖아. 달콤하게 포장할 수 없는 거잖아.

Q. ‘아이 러브 잇(I Love It)’은 미국 드라마 ‘글리’와 ‘걸스’를 비롯해 삼성 갤럭시 S4 글로벌 광고에 사용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인기의 비결이 뭘까?
아이코나 팝: 우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정말 크게 상처를 받으면 어떤 기분인지 표현했다고 할까? 하지만 동시에 다시 털고 일어나 다시 힘이 날 때 어떤 감정인지도 그 음악에 들어있죠. 현재 팝계에서 원하던 자세다. 또한, ‘I Love It’은 댄스, 펑크, 일렉트로닉, 그리고 팝을 한데 섞어놓았죠. 그래서 아주 많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거다.

Q. 남자친구에게 차인 아이노가 파티에 놀러갔다가 캐롤라인을 만나 몇 시간 만에 뚝딱 뚝딱 음악을 만들면서 팀을 결성했다고 알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말해 달라.
아이코나 팝: 둘 다 완전 밑바닥에 있었다. 내 캐롤라인을 만났을 때 캐롤라인이 제게 엄청난 에너지를 줬다. 그게 무엇인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거의 전기가 찌릿하고 통하는 것 같았다! 가는 곳 마다, 인터뷰마다 항상 이 이야기를 하는데, 설명이 잘 안 된다. 어쩌다 일어났고, 너무도 당연했다. 감정이 몸을 지배하게 되면 생각하지 않게 되잖아. 그냥 해버리는 거다. 그저 몸이 가는 대로 하는 것이다. ‘놓쳐서는 안 돼. 그냥 따라가’라는 신호를 받고 그냥 움직인 거다.

Q. 둘 다 보컬과 DJ를 겸하고 있다. 일렉트로 팝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아이코나 팝: 여러 장르를 시도해봤다. 6인조 록밴드에 있기도 했는데, 내(아이노)가 리드 보컬을 맡았다. 많은 음악을 시도해봤는데 캐롤라인도 마찬가지였다. 캐롤라인은 뉴욕에서 여러 프로듀서들과 작업을 해봤다. 밴드에 있었을 때 내 취향이 점점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옮겨가면서 밴드와 멀어지는 걸 느꼈고, 그래서 프로듀싱을 시작했다. 그래서 캐롤라인을 만났을 때 우리 음악을 스스로 프로듀싱했다. 그냥 프로듀싱만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믹스였는데 처음부터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보통은 음악을 만들면 기타와 피아노로 시작할 텐데 말이다. 우리는 무언가 신선하고 새로운 걸 원했고, 확신이 있었다. 창의적으로 도전하면서 한편으로 즐기는 방식이었다.
Icona Pop - main pub photo 2 - Fredrik Etoall
Icona Pop - main pub photo 2 - Fredrik Etoall
Q. 한국 팬들을 위해 첫 정규앨범인 ‘This Is…’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아이코나 팝: 우리의 첫 월드 앨범이다. 현재 나와 있는 앨범 중 가장 솔직한 앨범인 것 같다. 이번 앨범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했는데, 미국, 프랑스, 호주 등 여러 나라를 돌며 만든 각기 다른 소절과 문구들이 녹아있다. ‘All Night’의 경우 미국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공연에서의 관중 소리를 넣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일과 거기서 받은 인상들,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적 여정들이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 오랫동안 계획한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일기처럼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I Love It’은 들어봤지만, 아이코나 팝은 ‘I Love It’이 전부가 아니다. 펑크 느낌의 합창처럼 내지르기도 하는 것과 펑크스러운 면이 있다. 사람들이 아이코나 팝의 이면을 경험했으면 한다.

Q.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있다면?
아이코나 팝: 더 클래시(The Clash)를 아주 좋아합니다. 기본적으로 팝 펑크와 댄스를 좋아한다. 맛으로 표현하면 달콤 쌉쌀한 것을 아주 좋아한다. 열린 마음으로 여러 가지 음악을 듣는다. 그 중에서도 음악은 기본적으로 몸을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하우스, 팝, 레게, 클래식이든 상관없어요. 느낌이 있다면.

Q. 한국에서는 유럽의 댄스 음악을 ‘유로 댄스’라고 부른다. 유럽의 EDM이 가지는 특징은 뭘까?
아이코나 팝: EDM은 굉장히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음악처럼 너무도 많은 하위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아마 유럽 EDM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멜로디가 아닐까?

Q. 둘이 작업을 하면서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는 없나? 곡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아이코나 팝: 의견이 부딪히는 일은 없다. 우리는 서로에게 굉장히 솔직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이야기한다. 당연히 서로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지도 않고, 서로 다른 멜로디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싸우지는 않는다.(웃음)

Q. 스웨덴 출신 중에는 아바, 에이스 오브 베이스와 같은 팀이 한국에 잘 알려져 있다. 어렸을 때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자랐나?
아이코나 팝: 물론 들었다. 스웨덴 사람들은 모두 ABBA를 듣는다. 스웨덴에 살면서 안 듣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Q. 스웨덴 팝 음악의 개성은 뭘까?
아이코나 팝: 스웨덴에서 쓰는 멜로디는 아주 깊이 있다. 신나는 팝송이라도, 어두운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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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글로벌 개더링’, ‘UMF’와 같은 대형 페스티벌이 한국에서 열리면서 스크릴렉스, 티에스토, 아비치 등 스타 DJ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아이코나 팝은 한국 공연 계획이 없나?
아이코나 팝: 초대해주면 바로 달려가겠다! 아이코나 팝은 DJ보다는 라이브 듀오지만, DJ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라이브를 하는 것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디제잉과 라이브의 재밌는 조합.

Q. 2013년은 어떻게 마무리할 생각인지?
아이코나 팝: 계획해놓은 것이 많다. ‘MAMA’가 끝난 후에는 말레이시아에 갈 거다. 그 다음에는 올해 말까지 미국 투어를 갖는다. 내년에는 두 번째 앨범 녹음을 시작한다.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영상제공. 워너뮤직
사진제공. 워너뮤직,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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