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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을 쉬었는데, 그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기보다 여행을 갔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간 앨범들을 모니터하면서 보완점을 많이 찾으면서 ‘트립’이란 주제로 이번 앨범을 만들어 봤다. 평소보다는 대중가요스러운 느낌으로 가지 않았고, 앳된 것을 벗어나고 싶었다. 남자 앨범을 만들려고 했다.” – 디액션, ‘텐아시아’ 인터뷰 中

언터쳐블은 군 복무를 비롯한 2년간의 공백을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여행을 마치고 비로소 발표한 미니 앨범 ‘트립(Trip)’에는 여행을 통해 그동안의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했던 점, 아쉬웠던 점을 보완한 언터쳐블만의 진짜 힙합을 담았다. 과연 여행의 끝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었을까? 총 5개의 트랙으로 이뤄진 언터쳐블은 1번에서 5번으로 갈수록 대중적인 성향을 지닌다. 앨범은 정통 힙합 느낌의 1번 트랙 ‘트립’으로 시작해 달달한 R&B 재즈힙합 ‘연락 좀 자주해’로 마무리된다. 그 한 가운데 3번에 위치한 타이틀곡 ‘배인(VAIN)’은 대중적인 느낌과 마니악한 힙합 느낌을 골고루 섞었다. ‘트립’ 앨범은 힙합의 오작교다운 언터쳐블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앨범 속에 담긴 신곡을 소개한다.

01. 트립(Trip)
언터쳐블 : ‘트립’은 ‘앞으로만 가긴 위험해 뒤도 봐야 돼. But 뒤를 볼 시간 부족해. 그래서 천천히 가길 택했어’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그것처럼 너무 급하게 가려는 것보다 이제 좀 여유가 생긴 거 같다. 이 음악이 망하더라도 ‘이거 안 먹히네. 딴 걸로 가야겠다’는 그런 마음을 버리고, 초심 잃지 않고, 쭉 가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10. 디액션의 말처럼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인 1번 트랙 ‘트립’은 공백기를 마치고 컴백한 언터쳐블의 가장 솔직한 심경을 들을 수 있는 노래다. 여기에 언터쳐블이 선보이는 정통 힙합에 목마른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트랙이기도 하다. 디액션의 표현을 빌리자면, ‘랩을 정말 열심히 하는’ 힙합.

02. 노 메이크업(No Make up)
언터쳐블 : 처음 이 곡을 접했을 때 정말 비참하고 처절한 느낌이 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 4~5일은 한 글자도 쓰지 않은 상태로 귀에 꽂고 다니다가 스피커로 크게 틀어놓고 무한대로 들었는데 비참하고 처절한 분위기가 어느 순간 끈적끈적하게 다가오더라. 무작정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상상하며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우리 집에 모든 게 다 갖춰져 있으니 나갈 일도 없을 거다. 그러니 화장을 지우고 편하게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내용의 곡이다

10. ‘트립’과 마찬가지로 힙합 마니아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곡이다. ‘트립’이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한 분위기의 노래라면 ‘노 메이크업’은 몽롱하고 섹시한 그루브가 뜨거운 멜로 영화를 느끼게 한다. 언터쳐블이 비트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살려 가사를 썼듯이 ‘오늘은 나와 있어줘’, ‘원하는 술 종류별로 있으니’, ‘입술만큼 얼굴이 빨개’ 등 섹시한 가사가 돋보인다. 와인 한 잔, 치즈 안주에 가장 어울리는 트랙.

03. 배인(VAIN, Feat. 쿤타)
언터쳐블 : ‘배인’이란 노래를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중적인 사랑 노래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주구장창 사랑노래만 했지만, (웃음) 이제는 그 속에 인생을 최대한 담았다. 학생들이 듣고 ‘나도 그랬어’라고 말하는 그런 감성보다 ‘이 사람들이 이런 아픔을 가지면서 살았구나’, ‘이런 경험이 있구나’ 이렇게 들을 수 있게 최대한 경험을 섞어서 만들어 봤다.

10. 타이틀곡 ‘배인’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언터쳐블만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곡이다. 시작과 동시에 들리는 피처링 보컬 쿤타의 목소리가 신선하게 꽂히며, 레게풍의 보컬과 단호하고 깔끔한 언터쳐블의 랩핑이 조화를 이룬다. 언터쳐블의 진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현실적이면서 솔직한 가사가 인상적이며 가사전달력이 일품이다.

04. 킵 인 터치(Keep in Touch, Feat. 도희)
언터쳐블 : 이 노래는 커피숍에서 다 썼다. (디액션) 아지트처럼 혼자 가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이어폰을 꽂고 중얼거리며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써내려간 곡이다. 호감이 가는 여자한테 말을 거는 남자의 마음을 상상하면 된다. 래퍼스러운 위트를 최대한 살리며 가사에 집중했다. 작업남이란 생각보다 래퍼가 말하는, 래퍼가 느끼는 호감, 떨림보단 자신감과 당당함에 많이 집중된 곡으로 봐주시면 될 듯하다.

10.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여성 보컬이 참여한 트랙이다. 피처링을 맡은 도희는 TS엔터테인먼트가 내년 새로 선보이는 걸그룹에 속한 멤버. ‘킵 인 터치’로 목소리부터 데뷔하게 됐다. 시크릿의 메인보컬 송지은처럼 예쁜 음색을 보이다가도 힘 있는 고음이 인상적이다. 자신감 넘치는 언터쳐블의 래핑과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를 경계하는 듯한 여성 보컬의 어우러짐이 돋보인다. 사실 ‘킵 인 터치’를 번역하면 ‘연락하자’라는 뜻으로 5번 트랙의 ‘연락 좀 자주해’와 거의 똑같은 제목. 비슷한 제목이지만, 서로 다른 남녀의 상황을 그리고 있어 비교해 보는 묘미가 있다.

05. 연락 좀 자주해
언터쳐블 : 이 곡은 강지원, 김기범 작곡가와 함께 초안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R&B 느낌이 가미된 힙합 곡을 만들어 가던 중 함께 상의해서 나온 주제들 중에서 가장현실적인 내용으로 솔직담백하게 표현할 수 있는 주제인거 같아서 모두 함께 동의하에 곡을 써내려갔다. 아웃트로에 토크박스를 이용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10. 지난 7월 발표했던 디지털 싱글인 ‘연락 좀 자주해’는 언터쳐블이 이전에 발표했던 대중적인 사랑노래와 가장 비슷한 트랙이다. R&B 성향이 짙은 재즈 힙합으로 SBS ‘K팝스타2’ 출신의 앤드류 최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앤드류 최 특유의 감미롭고, 팝적인 느낌의 보컬로 인해 더욱 노래가 달달하게 들린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T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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