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환이 ‘슈퍼스타K5′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시환이 ‘슈퍼스타K5′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시환이 ‘슈퍼스타K5′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재정 VS 박시환, 기쁨의 눈물을 쏟은 것은 결국 박재정이었다.

15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Mnet ‘슈퍼스타K5′의 파이널은 마지막 순간까지 우승자를 가늠키 힘들었다. 박시환은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으로 설명되는 심사위원의 외면을 받았으나 프로그램 중반까지 시청자 문자투표에서는 우세가 점쳐졌다. 박재정은 심사위원으로부터 비교적 호의적 평가를 얻었지만, 그렇다고 그의 무대를 박시환에 비해 월등히 우수했다 평가할 수는 없었다. 두 참가자들의 무대에서는 모두 음이탈이나 가사 실수 등 기본적 실수가 있었다.

올해 ‘슈퍼스타K’는 지난 시즌1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지독하게 문을 두드려온 부산의 정비공 청년 박시환을 초반부터 부각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존재가치를 증명해내려 애썼다. 도리어 그것이 함정이 됐다. 박시환에게는 드라마의 클라이막스를 완성해낼 수 있는 실력이 아직 없었다. 제작진이 박시환으로 4전5기 감동스러운 드라마를 그리기 시작했던 초반의 상황에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하며 표정을 찌푸히고, ”노잣돈”이라며 고득점을 주고는 사실상 심사거부를 하게 된 결승의 상황을 디졸브 해보니, 그야말로 촌극이 따로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어찌 박시환의 탓일까. 유난히도 길었던 여정의 끝에 선 박시환. 결과보다 무대가 더 아쉬웠다고 털어놓았지만, 노래라는 분명한 꿈을 가질 수 있게 된 상황 자체가 그에게는 희망이 됐노라고 말했다. “노래를 하며 살 마음을 굳혔다”라고 말하는 그의 미래가 핑크빛이 아닐지언정, 박시환은 과거보다 더 많은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화면으로만 마주했던 박시환을 직접 만나본 소감 하나를 덧붙이자면, 그는 생각보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이었다. 다소 음울해보이고 그래서 소심해보이기도 하는 화면 속 인상과는 거리감이 있었다. 아마도 부담감으로 그를 짓누르던 길고 길었던 오디션이 끝났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제작진의 가공된 드라마 탓에 우리가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또 다른 모습의 박시환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지금 소감을 말해달라.
박시환 : 엄청 아쉽다, 사실. 1등을 못한 것보다 무대가 아쉬웠다는 것에 후회가 많이 남는다.

Q. 심사위원들이 혹평을 쏟아냈다. 기분이 어떤가.
박시환 : 사실 그런 것은 지난 주에도… 그래서 멘탈은 괜찮다. 해주신 말씀은 좋은 말씀으로 좋게 듣고 있다. 물론 내가 실력이 안돼서 그런 말을 하게 했다는 점이 죄송할 따름이다.

Q. 오늘 컨디션은 어땠나?
박시환 : 컨디션이 엄청 중요하다는 것을 매번 느끼지만 오늘은 엄청 안좋았다. 조절을 못했다. 드릴 말씀이 없다. 컨디션 난조도 자기 실력이란 것을 알고 있다.

Q. 결승 무대에서 처음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갈수록 편안해지는 것 같더라. 어떤 생각을 했었나.
박시환 : 사실상 내려놓았다. 끝으로 가면서 내가 안 될 것 같았고 그럼에도 담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울상을 짓고 있다면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힘이 빠질 것이라 생각했다.

Q. 프로그램에 출연해 준우승까지 왔는데,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박시환 : 아무래도 노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크다. 아무 것도 없었는데 살 수 있는 희망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노래를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Q. 기획사에서 제안을 받았다거나 하는 실질적인 변화는 없나.
박시환 : 아직 전혀 없다. 가고 싶은 곳도 받아주시는 곳도 있길 바란다. 사실 가릴 처지가 아니다. 어디든 노래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Q. ‘노래를 하면서 살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지만, 아직 보장된 미래는 없는 것 같다.
박시환 : 아, 사실 (‘슈퍼스타K’에) 나오기 전까지 망설였다. 내가 노래를 해도 되나, 일을 접어두고 노래 쪽으로 가서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것들 때문에. 그러나 지금은 즐겁게 왔고, 또 즐겁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소속사 등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하더라도 나는 이미 노래를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마음을 굳혔다. 좋아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있어서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박시환이 ‘슈스케5′ 무대 위에서 열창하고 있다
박시환이 ‘슈스케5′ 무대 위에서 열창하고 있다
박시환이 ‘슈스케5′ 무대 위에서 열창하고 있다

Q. 팬덤이 엄청나다.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은.
박시환 : 모르겠다(웃음) 나도 궁금하다. 내 매력이 무엇인지, 어떤 것일까?

Q. 가수로서 본인이 지닌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박시환 : 아무래도 나는 앞으로도 부르고자 하는 노래가 슬픈 발라드이다. 그런 면에서 내가 부르는 노래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신 것 같다.

Q. 5억 상금을 놓친 것이 아쉽지는 않나.
박시환 : 많이 아쉽다. 와, 정말 어떻게 돈을 쓸까 고민도 했었는데(웃음). 그래도 재정이가 가져갔으니, 친한 덕 좀 볼까 생각 중이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우승 실패의 원인은.
박시환 : 물론, 음이탈이 나지 않아야 했다. 컨디션 난조 때문이기도 했지만, 디렉팅에 따라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한 것 같다. 미숙해서 모자란 음악지식도 있었다. 그런 점이 패인이 아니었다 싶다.

Q. TOP10 임순영이 박재정이 우승하는 순간, 자신의 일처럼 울었다. 혹, 서운하거나 하지 않았나.
박시환 : 서운한 것보다 웃겼다. 이유는 모르겠다. 재정이가 순영이를 많이 따라서 그랬던 것 같다. 또 워낙에 순영이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기도 했다. 각별하게 여겼나 보다.

Q. 향후 활동계획은?
박시환 : 내가 아는 것은 ‘슈퍼스타K’ 콘서트 참석 정도만 안다. MAMA는 가나? 모르겠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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