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상
차은상
‘상속자들’ 차은상 :
억척스러운 알바소녀. 하나 밖에 없는 언니는 미국으로 도주하다시피했고, 엄마는 말을 못한다. 그런 은상은 카페에서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간신히 먹고 산다. 처음부터 내 인생은 흑자없이 세팅된 것인가 억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웃으며 밝게 주어진 현실을 살아간다.

첫 만남: 이유를 알 길 없지만 사연있는 (듯한) 미녀는 오늘의 재벌에게도 통한다. 슬픔을 가득 담은 눈동자의 은상은 탄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한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줄로만 알았던 언니가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카페에 찾아온 은상은 그곳 손님으로 앉아있던 탄과 우연히 만나는데, 은상은 슬픈 눈빛에 더해 언니와 다투며 “미친x아”, “인생 x같아!”라는 욕설로 강렬한 한방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그러나 돈을 들고 도망가버리는 언니에게 버림받은 딱한 모습으로 탄의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어찌나 구슬프게 울던지. 그 모습을 바라보는 탄의 눈가까지 촉촉하게 젖어들 정도다.

매력어필: 은상의 매력이 어찌나 대단했던지, 탄은 그녀를 처음 본지 며칠 안돼 “나 너 좋아하냐?”라고 고백하기에 이른다. 심지어 이 밀당의 고수는 탄의 숙적, 영도까지도 유혹(?)하는데…다시 봐도 참 대단한 선수, 은상의 행적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상속자들' 박신혜
'상속자들' 박신혜
① 타고난 듯한 자신만만함과 순간순간 드러내는 불쌍한 표정 :
탄의 미국인 친구와 엮인 은상, 슬쩍 본 차트에서 이미 탄의 나이까지 파악하고 은근슬쩍 반말을 해본다. 또 다시 등장하는 ‘내게 이런 여자 네가 처음이야’ 수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신데렐라의 기본기다. 핸드폰을 ‘빌려달라’면서도 ‘통화료는 낼게’라고 말한고, 집에 갈때 태워달라고 하면서 ‘차비는 낼게’라고 한다. 결국 재벌2세 탄이 “너 자꾸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돈 많냐?”라고 하면, 고개를 숙이며 최대한 처연한 표정으로 “너 갈까봐. 부탁할게”라고 응수한다. 밀당의 소유자. 이런 밀당으로 은상은 만난지 첫 날 탄의 집으로 냉큼 가는 대담함도 보여준다. 그러나 또 결정적 순간 보호본능을 자극해야한다. 엄마와 애틋한 통화를 하는 은상. 탄이 몰래 문을 여는 순간부터 (아! 우연히도) 은상은 눈물을 머금고 미국에서 닥친 힘든 현실을 미화하며 엄마의 마음을 달랜다. 전화를 끊고 한동안 울음을 삼키는 대목도 중요하다.

② 신데렐라의 구두처럼 기억될 수 있는 기념품 남기기 : 뜬금없긴 하지만 자신을 기억할 기념품을 준비해서 선물하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은상은 탄에게 드림캐처를 선물한다. 나중에 탄은 이 드림캐처를 볼 때마다 은상을 떠올리게 된다.

③ 내 마음을 표현할 땐 때로는 반대를 말한다: 탄이 학교에 간다는 말에 은상은 ’미드나 영화같은 곳에 나오는 그런 학교냐?’, ‘궁금했거든. 유학생들은 어떤 학교를 다니나’라며 은근슬쩍 따라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은 곧 집을 나가야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마음 약한 탄은 은상에게 같이 학교를 갈 것을 권한다. 그러나 은상은 학교에서도 틈만 나면 ‘나는 이제 그만 가야겠다’라고 돌아선다. 그런데 정작 가는 길도 모른다. 과연 진짜 갈 의사가 있었던 것일까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역시 차은상은 고수다.
'상속자들' 박신혜
'상속자들' 박신혜

④ 아직 고딩인만큼 귀요미 전략도:
스포차카를 타고 등교하는 길에 ‘창 밖으로 손 내밀 건데, 창피하면 이야기해’라며 귀요미 짓을 해 탄을 웃게 만드는 공략도 보여준다.

⑤ 배려하는 여자 코스프레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셔도 차은상의 밀당은 계속 된다. ‘왜 늦게 왔냐’고 투덜대는 탄에게 ‘전화 편하게 받으라고’라며 실은 그를 배려한 것이었음을 결코 숨기지 않고, ‘미국에서 나쁜 기억 밖에 없으면 씁쓸하다’는 말로 다시 한 번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상속자들' 박신혜
'상속자들' 박신혜
부록 : 내 남자의 숙적도 사로잡아라!
은상은 심지어 탄과 아웅다웅하는 영도까지 사로잡는데 성공하는데, 여기에는 무심한 척, 모르는 척 기술이 동원됐다. 잠에 덜 깬 척 하면서도 영도 바로 옆에서 음료수를 원샷한 뒤, 그의 시야가 확보된 곳에서 엎드린다. 영도가 그 강력한 냄새의 라면을 먹어대도, 갑자기 찾아온 아이들이 울어대도 꿈쩍않던 은상은 어느 순간 벌떡 일어나 사라지며 여운을 남긴다. 급기야 두 번째 편의점 만남에서 은상은 “넌 왜 이런 데서 자냐. 지켜주고 싶게”라는 고백을 듣고 만다. 어떤 남자라도 두 번이면 사로잡는 은상은 선수였다.

# 기.승.전……?

그러나 은상 역시도 유정 그 이상의 미모의 소유자라는 점, 잊어서는 안된다. 쭉쭉빵빵한 서양 미녀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김탄이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만한 미모 말이다. 예쁜 여자가 곧 착한 여자라고 했던가. 결국 기승전미모다. 재벌과 결혼하는 여자의 미모만큼은 드라마도 참 현실 돋는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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