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에이
미쓰에이
걸그룹 미쓰에이(miss A)가 약 1년여 만에 두 번째 정규앨범 ‘허쉬(Hush)’로 돌아왔다. 이번엔 박진영이 아니라 소녀시대의 ‘지(Gee)’를 만든 유명 작곡가팀 이트라이브와 함께 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허쉬’는 독특한 어쿠스틱 분위기와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해지는 전개가 인상적인 곡이다. 퍼포먼스도 한 층 더 강렬해졌다. 미쓰에이 특유의 농밀한 분위기와 함께 봉을 활용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고난도의 파워풀한 춤은 없지만 절제된 듯 아른거리는 동작들이 섹시함을 준다. ‘아슬아슬하게 아찔하게’ 섹시함을 절제하는 미쓰에이의 모습이 고품격 섹시함을 선사한다. 미쓰에이의 섹시함을 담아내야 하는 음악방송 카메라워크도 적절한 절제가 필요하다. 요리조리 앵글을 바꾸는 현란함보다는 흐느적거리는 느긋한 카메라워크가 관건이다. 과연 어떤 음악방송이 미쓰에이의 무대를 가장 진하게 담아냈을까?

# 총평) 음악중심 > 뮤직뱅크 > 엠카운트다운 > 인기가요

음악방송 화면 캡처
음악방송 화면 캡처

미쓰에이 ‘허쉬’의 안무는 봉 퍼포먼스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테크닉은 없지만 댄서 없이 네 명의 멤버만이 무대를 올라 철봉 모양의 봉 하나로 과하지 않고 깔끔한 무대를 연출한다. 커튼을 활용한 안무로 아찔함을 연출하기도 하고, 네 명의 인원을 활용해 1:3, 2:2 또는 순차적으로 회전하는 돌림 안무를 주로 선보여 무대를 꽉 채운다. 데뷔곡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ril)’에서 선보여 미쓰에이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바닥 쓸기 춤까지 포진해 있다. 전체적으로 가장 훌륭한 카메라워크를 선보인 곳은 MBC ‘쇼!음악중심’(이하 음악중심)이다. 음악중심 특유의 박자를 중시하는 카메라워크가 빛을 발했다. 어쿠스틱한 분위기에 절제된 비트가 돋보이는 ‘허쉬’의 노래에 따라 카메라워크도 과하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며 미쓰에이의 모든 포인트 동작을 담았다. 간간히 보이는 화면 효과도 잘 이뤄졌다. 무심한 듯 무난하게 이어가는 KBS2 ‘뮤직뱅크’의 카메라워크도 살아남았다. 넓은 무대가 조금은 허전해 보이기도 했지만, 풀샷과 클로즈업을 적절히 오고가 포인트 한 부분을 빼고 대부분의 포인트 동작을 잡아냈다. Mnet ‘엠카운트다운’은 몇몇 포인트 안무를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SBS ‘인기가요’는 꽃을 활용해 가장 화려한 무대 세트를 자랑했지만, 커튼 안무에는 뒤쪽 조명에만 신경을 써 멤버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으며, 몇몇 포인트에서 과도한 카메라 앵글 전환이 어지러웠다.

# 포인트 1) 커튼 안무 : 음악중심 > 인기가요 > 엠카운트다운 > 뮤직뱅크

음악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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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으로 시작해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커튼을 떼어내기까지 이어지는 커튼 안무는 아슬아슬하고 아찔한 ‘허쉬’ 안무의 가장 상징적인 소재다. 민이 앞에 서 있고, 나머지 멤버들이 커튼 뒤에서 손만 내밀며 민의 몸을 더듬는 동작은 예술적인 퍼포먼스를 보는 듯한 효과를 자아낸다. 또한 커튼 뒤에서 실루엣으로만 보이는 동작들과 함께 보이는 1:3의 구도는 직접 섹시한 동작을 보이는 것보다 더 멋진 섹시함이 느껴진다. 모든 음악방송이 1:3의 구도와 함께 순차적으로 커튼을 떼어내는 안무는 잘 잡았다. 특히 ‘음악중심’은 1:3 구도와 함께 효과적인 실루엣 조명을 모두 활용해 가장 이 부분 안무를 잘 살렸다. ‘인기가요’는 커튼 뒤 쪽의 조명에 신경 쓴 나머지 정작 멤버의 얼굴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그러나 ‘엠카운트다운’은 실루엣이 보이기 위한 조명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조명에 대해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뮤직뱅크’는 수지의 등장 대신 민이 커튼 뒤로 후다닥 들어가는 모습을 왜 끝까지 비췄을까. 조명과 세트를 제외한 카메라워크만으로 평가한다면 ‘뮤직뱅크’가 가장 아쉬웠다.

# 포인트 2) 지아의 봉 잡고 자전거 타기 : 음악중심 > 뮤직뱅크 > 엠카운트다운 > 인기가요

음악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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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절에서 지아는 자신의 파트에서 봉을 잡고 올라 다리로 자전거를 타는 시늉을 보인다. 나머지 멤버는 그냥 선채로 약간씩 자전거 타기와 비슷한 안무를 선보일 뿐이다. 이 부분에서 주인공인 지아의 자전거 타기만 가장 잘 드러내기만 하면 되는 포인트다. ‘음악중심’과 ‘뮤직뱅크’가 정직한 풀샷으로 포인트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다만 ‘음악중심’은 꽉 찬 풀샷으로 무대를 풍성하게 보이게 만들었다면, ‘뮤직뱅크’는 넓은 풀샷으로 무대를 허전하게 만들었다. ‘인기가요’와 ‘엠카운트다운’은 처음에는 지아를 놓치고 뒤늦게 앵글을 넓히거나 옮기면서 지아를 잡아냈다. 그나마 ‘엠카운트다운’이 조금 나았는데 ‘인기가요’는 과도한 다리 클로즈업으로 지아의 다리가 화면 한 쪽 끝에 걸리는 수준에서 파트를 시작했다면, ‘엠카운트다운’은 측면 풀샷에서 정면 풀샷으로 옮겨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지아가 드러났다.

# 포인트 3) 수지의 롤리 롤리 롤리팝 : 엠카운트다운 > 뮤직뱅크 > 음악중심 > 인기가요

음악방송 화면 캡처
음악방송 화면 캡처

수지가 ‘롤리 롤리 롤리팝보다 니가 맛있어’ 부분에서는 일렬종대로 선 멤버들이 차례로 턴을 하면, 수지가 봉을 잡고 턴을 한다. 일렬종대로 시작했지만 수지의 봉 잡기 끝날 때 즈음에는 사선으로 구도를 맞춰선 미쓰에이를 발견할 수 있다. ‘엠카운트다운’은 측면 풀샷으로 멤버들의 턴과 수지의 동작을 모두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뮤직뱅크’는 정면 풀샷으로 일렬에서 사선까지 이어지는 구도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화면 전환 효과를 활용한 클로즈업도 선보였다. ‘음악중심’은 밑에서 위로 비추는 앵글을 활용해 역동성과 함께 아련함을 살렸다. ‘인기가요’는 안무에 대한 이해도는 확실히 보였지만, 다리를 클로즈업하는 앵글을 비롯해 잦은 화면 전환이 오히려 스르륵 움직이는 안무의 특징을 반감시킨 듯 보인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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