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
응사
tvN ‘응답하라 1994’ 7회 11월 8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요약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정(고아라)은 칠봉(유연석)의 연습장에서 햄버거를 나눠주게 된다. 나정을 발견한 칠봉은 나정에게 야구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가지 않겠냐고 묻고 평소와는 다른 칠봉의 모습에 나정은 한참동안 시선을 떼지 못한다. 함께 집에 오는 길에 나정과 칠봉은 내기를 하고, 칠봉이 내기에서 이기자 나정에게 이긴 대가로 내일 있을 대학야구 결승전에 응원을 와 달라고 말한다. 다음 날,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나정을 발견한 칠봉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완봉승을 거둔 후 나정에게 기념으로 마지막 볼을 건넨다. 삼천포(김성균)와 해태(손호준) 그리고 윤진(도희)은 방학을 맞아 고향집에 내려가고 일화는 뱃 속의 ‘쑥쑥이가 먹고 싶다’는 핑계로 동일에게 여러 음식을 사오라고 요구한다.

리뷰
40도를 육박하는 전례 없던 무더위와 함께 1994년 나정의 여름엔 사랑이 찾아왔다. 용기를 내어 쓰레기(정우)에게 한 사랑 고백이 한낱 ‘만우절 거짓말’이 되어버렸던 나정에게 칠봉이 ‘남자’로 성큼성큼 다가서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나정의 마음 속에 이상과도 같았던 ‘이상민 오빠’와 삶의 대부분을 함께 해 ‘습관’처럼 느껴지는 쓰레기만이 있었지만, (탈의한 상체가 일종의 계기가 되어) 그저 빙그레의 사촌으로만 알고 있었던 칠봉이 어느새 그녀의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그 시작이 미미해 보이지만 말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나정의 마음이 더 쏠려 있는 것은 쓰레기이고, 쓰레기와 나정 모두 비슷한 상황(나정과 쓰레기의 친구들이 각각 나정과 쓰레기에게 관심을 보였을 때)에서 각기 ‘여자친구’와 ‘남자친구’가 있다고 답한 부분은 그들이 서로의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해져야 할 시간이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쓰레기가 나정의 고백을 ‘만우절 농담’으로 웃어넘긴 사건은 아직 쓰레기가 나정의 마음을 받아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었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찾아왔을 때 쓰레기가 나정을 붙잡지 않는다면 사랑은 한 여름의 열병처럼 지나가 버릴 수도 있다.

아직 13회나 이야기가 남은 상황에서도 나정의 남편찾기를 둘러싼 사이버 수사 열기가 뜨겁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그럴수록 제작진의 계략(?)은 그 사악함을 더해가겠지만, 이 궁금증이 ‘응사’를 이끌어가는 기동력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거기다 나정의 미래 남편이 쓰레기가 되었든 칠봉이 되었든 모두 나름의 매력을 한 껏 뽐내고 있으니 나정의 입장에서나 ‘응사’의 입장에서나 잃을 것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수다포인트
-삼천포가 고향집에 내려가는 길, 버스 창문 안으로 비치는 삼천포의 얼굴과 버스 시트 커버와 창문에 써 있던 ‘삼천포’라는 글씨가 한데 어우러져 완벽한 미장센을 만들어낸 것 같은 이 느낌!
-‘별밤’의 이문세 성대모사 또한 길어지니 조금 틈이 보이네요.
-이제 더 이상 ‘호외’를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흩뿌리는 일은 없겠죠?

글. 톨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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