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박태훈 대표
왓챠 박태훈 대표
“저는 제가 이렇게 소심한 성격인 줄 몰랐어요.”

인터뷰 중 잠시 짬이 나자 그는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를 개발한 개인화 전문업체 프로그램스의 박태훈 대표. 그는 인터뷰어로 나선 텐아시아 전중연 대표의 휴대전화에 벨이 울려 잠시 인터뷰가 중단되자, 인터뷰 자리에 참석한 텐아시아 직원들에게 자신의 쑥스러움을 이같이 눙쳤다. ‘개인화’ 서비스의 대표다운 섬세함이 느껴졌다.

배낭을 메고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텐아시아 사무실을 찾은 박 대표는 꼭 스물아홉살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막상 대담에 나선 그는 달랐다. 최근 제휴를 맺은 텐아시아 전중연 대표와의 대담에서 그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확신과 여유, 진중함과 캐주얼한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냈다.

박태훈 대표는 자신의 사업을 그릴 때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있는 목소리를 내 놓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1호 투자 기업이기도 하고, 최근 메가인베스트먼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에서 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대표다웠다. 반면, 어떤 대목에서는 개구쟁이처럼 “하하” 웃으며 젊은 패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이 “소심하다”며 이같은 주목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을 때는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청년이었다.

2011년 9월에 설립된 프로그램스는 직접 개발한 ‘추천알고리즘’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한 ‘왓챠’는 개인의 취향을 분석, 영화에 대한 예상별점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좋아할만한 영화를 추천해준다. 현재 4,200만개의 별점평가를 보유해 국내 포털사이트보다 활발한 이용이 이뤄지고 있고, 구글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구글 영화검색 결과에 왓챠의 영화별점 자료를 공식 제공 중이다.

10. ‘왓챠’라는 의미는 뭔가요?
박태훈: 저희가 영화 추천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포털에서 이것저것 검색해봤어요. 영화 추천 이런식으로 해 봤는데, 검색 결과에서 제가 이런 이런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영화 추천 좀 해 주세요. 그걸 보면서, 아 사람들이 이런 불편을 겪고 있구나, 그걸 해결하고 싶어서 왓챠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왓챠라는게 특별한 뜻이 있는 게 아니구요. 저희가 포커스그룹 인터뷰도 했는데, 그때 어떤 대학생 유저가 ‘두 시간짜리 영화 보려고 한 시간 동안 찾아 헤매는게 너무 짜증난다’ 이런 표현을 썼거든요. 왓챠에 들어오면 바로 좋아할만한 영화를 알려주니까, 이게 신난다는 의미로 “ 왓챠!”하고 좋아하는 의성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나중에 끼워맞춘 의미가 있긴 한데요…하하.

10. 일종의 환호성 같은 거네요. (나중에 만드는 의미와 같은) 그런게 필요하죠,하하.
박태훈: 네. 그런, ‘야후!’ 같은 거죠. 그런데 나중에 왓챠 트위터 계정을 만들려고 보니까 누군가 쓰고 있어서 없었어요. ‘왓챠 무비’로 했는데, 읽히는게 ‘Watch a movie’(와치 어 무비)로 읽히니까. 얻어 걸렸구나.

10. 얻어걸린거네요! 지금 사실 프로그램스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해 왔잖아요. 그 성장의 배경이 궁금한데요. ‘개인화’와 ‘추천’이 잘 매치가 되면서 그런 것 같은데 내부 평가는 어떤가요.
박태훈: 저희의 욕심만큼 빨리 성장은 못 하고 있어서요.

10. 아, 그런가요? 현재 하루 사용자는 어느 정도인가요?
박태훈: 아, 변동이 좀 있어서, 정확히 기억은 못하는데요. (대략?) 대략 많지는 않습니다. 1만명에서 2만명 정도인 듯 해요.

10. 왓챠 서비스는 일반적인 웹 사이트의 방문자의 개념과는 다른 듯 합니다. ‘개인화’와 ‘추천’ 두가지가 함께 작용하니까, 어찌 보면 사용자가 행동을 하게끔 하잖아요. 그래야 더 개인화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당장 일반적인 사이트의 UV PV 개념과 다른 듯 해요.
박태훈: 예를 들면 SNS나 네이버 뉴스 같은 것들은 소비 주기가 매우 빨라요. 일일방문자가 회원수에 비해서 꽤 높게 나오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영화라는 콘텐츠 자체가 매일 매일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보니까 상대적으로 그런 것 같습니다. (영화 콘텐츠의 속성상) 포털의 영화 같은 경우도 생각보다 높진 않더라고요. 지금 저희에게 중요한 것은, 회원수 대비 방문하는 사람의 비중인데 괜찮은 편인 것 같아서 규모를 잘 키워보려고 합니다.

10. 단순히 웹사이트 방문자수, 또는 PV수로 주목하던 시대와는 좀 다른 것 같고요. 주목할만한 솔루션인 것 같아요. 지금 직원수는 얼마인가요.
박태훈: 스물네명입니다.

10. 스물네명이요? 올초 인터뷰할 때보다 직원수가 늘었네요?
박태훈: 조금 늘었습니다. 인턴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해서 정신이 없어요. 붙잡으려 해도, 졸업을 해야 한다고 해서요.

10.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이 사람 문제인거죠.
박태훈: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죠.

10. 그런데 그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지금의 네이버, 혹은 투자를 해 줬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사업 초기에 그런 측면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으니까요. 프로그램스를 설립한 건 2010년이잖아요. 졸업하지 않고 바로 진행을 했잖아요?
박태훈: 네…정확히 알고 계시네요.
왓챠 박태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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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두 가지 질문인데요. 하나는, 졸업은 언제 하실건가요? 또, 취업에 대한 고민없이 바로 창업을 준비하신건가요?
박태훈:
졸업은 부모님이 많이 하는 질문이신데요,하하. 부모님께 질문 받을 때마다 ‘그러게요’라고 답변을 드리는데요. 창업휴학이랑 일반휴학이랑 다 끌어 써서 이번 학기가 마지막 휴학이에요.

10. 몇 학년이신가요.
박태훈: 5학년입니다! 공부랑 저랑 좀 먼 것 같아요…요약하자면 졸업에 대한 큰 의미부여는 하지 않고 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듯 해요.

10. 고민은 굉장히 많으시겠어요?
박태훈: 아 취업은, 제가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대를 했거든요. 넥센이라는 게임 회사에서 병특으로 프로그래머를 했었어요. 하다 보니, 특별히 미련은 안 생기고…오히려 ‘아, 내가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10. 넥슨에서 경험한 직무는 뭐였나요?
박태훈: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의 북미 서비스 개발자였습니다.

10.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잖아요. 글로벌 서비스를 하면서 얻은 경험도 많겠어요?
박태훈: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죠. 시차가 안 맞다 보니까, 아침 8시 출근해서 메일을 열어보면 메일이 50통 정도 쌓여있어요. 퇴근 전까지, 하나씩 그걸 ‘클리어’하고, 밤늦게 퇴근하고, 다음날 와서 보면…또 그쪽 업무시간에 맞추다 보니까요.

10. 병역특례의 좋은 점을 잘 활용하신 것 같아요.
박태훈: 네, 좋게 포장하면 좋게 포장할 수 있고요. 나쁘게 포장하면 나쁘게 포장할 수도…
왓챠 박태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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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까 성장 배경에서 잠시 언급하긴 했는데요. 네이버에서 영화검색을 하다 보니 시장의 니즈를 알게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왓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 정리하자면요?
박태훈: 사실 기본적으로 ‘개인화’나 ‘추천’에 대해서 ‘이런 서비스가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었고요. 어려서부터 머릿 속이나, 엑셀에 창업 아이디어를 쌓아놓은게 있는데요. 부끄럽지 않도록 엑셀에는 비밀번호도 걸어놨어요. 누가 볼까봐요. 지금 보면 다 쓸만한 아이디어가 없지만, 그런 맥락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창업하며 소셜커머스 메타서비스를 하면서 대차게 말아먹었죠. 두 번째로 뭘 할까, 하다가, 저희 회사 CTO가 ‘영화추천 서비스를 하자’고 해서 조사를 많이 해 보니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10. 앞에서 제가 프로그램스 설립 과정에 대한 것은 건너뛰고 갔는데요, 본인이 말씀하셨듯, 소셜커머스를 대차게 말아먹었다고 하셨잖아요. 거기에 쏟아넣은 열정과 자금이 어느 정도인가요?
박태훈: 자금은 아주 보잘 것 없었죠. 6개월간 마케팅자금 80만원으로 어떻게 해 보려고 했고요. 열정은, 돈이 없는 만큼 많았죠.

10. 그럼 지금 핵심 멤버들이 그때부터 같이 하던 친구들인가요?
박태훈: 네, 그때부터 같이 하던 친구들이고요. 그 이후에도 몇 명, 왓챠를 준비하며 들어온 친구들도 있고요.

10. 네. 지금 영화관객과 모바일 소비자에 대한 특별한 연계를 가지고 시작하셨나요? 물론, 그 중심에는 SNS라는 개념도 있을 것이고.
박태훈: 영화 관객과 모바일 말씀이시죠?

10. 그렇죠. 기존에는 포털에서 영화 서비스는 영화 정보와 포털 사업자가 공급하는 정보들이 같이 있었잖아요. 그 공급자 기준의 마인드를, 포털도 이미 갖고 있는데, 사용자는 누구나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죠. 그런 측면에서는 영화 관객들이 자기 의견을 풀어낼 방법은 제대로 없었던 게 사실이고요. 그런 측면에서의 영화 관객들? 영화의 예비 관객, 혹은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도 있을텐데요.
박태훈: 처음엔 굉장히 심플하게 생각했어요. ‘결국에는 미래에 이러한 방법으로 될 거다’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고요. 영화를 극장 이외에 장소, IPTV든, 다운을 받든, 스트리밍이든 보려고 할 때, 몇천개, 몇만개 중 고르려면 광고도 많고 하다보니, (영화를 선택하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이 많다, 이걸 해결하면 사람들이 많이 쓰겠지? 그렇게 시작을 했고요. 관객과 모바일(소비자) 이런걸 열심히 고민하긴 하진 않았어요. 포털을 쓰면서 저 자신부터 불편한 게 많았어요. ‘왜 난 또 바보같이 검색할까?’

10. 다른 사용자들도 그렇지 않을까요?
박태훈: 하지만 친구들은 ‘당연한 걸 왜 고민하냐’고 하기도 했어요. ‘그럼 니가 만들어’라고 하기도 했고요. 대부분 익숙하니까 그냥 쓰고, 대안을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못해서 그렇게 느낀 듯 했어요. 저는 기존의 포털사이트 방식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죠.

10. 알고리즘에 대한 개념으로 보면 사용자의 영화추천을 받아서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하려고 하시는거잖아요. 그런면에서 보면 아마존의 추천 서비스도 일견 비슷하지 않을까요?
박태훈: 사용자 입장에서요? 아, 비슷하죠. 음…비슷한데요. 비슷하다고 해야겠네요.

10.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기준, 보여지는 기준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왓챠는 이런 부분이 다르다고 할 만한게 있을까요?
박태훈: 목적 자체가 다른 것 같은데요. 아마존은 물건을 사는 장소이고,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을 거예요. ‘아, 뭐를 사야겠다’ 하고 들어가서 검색 결과 중 살펴보고 사는 경우가 있겠고, 두 번째는, 다른 걸 사려고 들어오든, 아이쇼핑하려 들어와서든, 둘러보다, ‘어, 이거 괜찮아 보이는데’하고…검색만 있을 때랑 비교해서, 두번째 부분이 생기면서, 아마존은 더 많은 매출을 내게 되는거죠. 더 많은 걸 노출시켜서 클릭하게 하고, 더 많이 구매하게 하는 목적이 기본적으로 있는 것이고요. 더 많이 노출시키기 위해 그 사람(소비자)의 관심사나 이런 걸 예측해서 보여주는 방식이잖아요. 아마존은 더 많이 머물게 하고 더 많은 상품을 구경시키고 그런 목적을 달성하는거죠. 저희는 구글과 비슷한 모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더 많은 영화를 구경하길 바라는 게 아니고, 자신이 볼 영화를 고르게 하는 거죠.

10. 만족도를 빨리 낸다는 건가요?
박태훈: 네, 정확하게 그 사람이 원하는 걸 골라주는 게 우리의 목표고요. 구글같은 경우는, 웹페이지 한,중,일 등에서 네이버 야후 바이두가 있지만, 글로벌리 구글이 있는데, 구글이 하는 것은, 정확히 찾아서, 페이지 아웃하고 나가는 거죠. 저희도 정확히 찾길 원하지, 이런 저런 영화를 다 구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진 않습니다.
왓챠 박태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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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1호 투자 기업으로 많이 회자가 되는데요. 수익창출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요?
박태훈: 곧 일어나지 않을까요? 이런저런 시그널들이 있구요. 이번달부터 조금씩 나고 있고요.

10. 예측 가능한 수익 모델이라고 한다면, VOD나 영화 예매에 대한 부분은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런 협의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박태훈: 네, 그렇죠. 사실 개봉작에 대한 추천이 특별히 포인트는 아닌데…그걸 잘 가져가서 일종의 광고 수익인거죠. 예를 들면, 저희는 회원들의 취향을 꽤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이번주 목요일에 당신이 좋아할만한 영화를 개봉한다’라고 알려주는거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되고, 배급사 입장에서는 재미있게 볼만한 사람에게 잘 도달시키니까…

10. 맞춤형 광고가 되겠네요?
박태훈: 네, 그런 형식의 모델이 하나 있고요. 개봉작이 아닌 경우에, 추천 받고 감상할 다른 곳들이 많잖아요. 호핑 티빙 구글플레이 티스토어 등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 많은데 그런 곳으로 잘 이어주고, 거기서 수익이 창출될거잖아요. 어떻게, 잘, 비벼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10. 예상되는 모델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예측 가능한 것들로 시작하셔도 충분히 잘 만들어 가실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만 보면 사실 영화라는 타이틀을 다른 것으로 옮겨도 충분히 승부를볼 만한 서비스같아요. 혹시 영화 추천 외의 다른 서비스로 확장 계획은 있나요?
박태훈: 일단 문화콘텐츠 방면으로는 다 확대하고 싶고요. TV 드라마, 한국 미국 일본 등도 가능할 것 같고요. 예능을 어떻게 할지는 고민인데요. TV쇼를 전반적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도서나 음악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인 것 같고요. 그걸 잘 하고 나면 더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그 상상은 행복한 상상이죠. 일단 문화콘텐츠 추천에 집중하려고요.

10. 해외진출 준비는 따로 하고 계신가요?
박태훈: 네. 사실 이번 주부터 준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10. 혹시 우선 타겟으로 삼고 있는 나라가 따로 있어요?
박태훈: 일본이 우리에게 좋은 타켓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본 시장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후한데 가격도 높은 편이고, 사람들이 액티브하게 구매하는 편이고, 영화만 따졌을 때, 1차 시장은 극장에서의 소비이고, 2차 시장은 개봉 내리고 DVD나 IPTV나 여러 형태인데, 일본은 2차 시장 규모가 굉장히 크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국은 약간의 쏠림 현상이 있어요. 어떤 영화가 화제가 되면, ‘내가 재미있게 볼까’보다는 ‘나도 봐야 하나?’인데, 일본은 자기 취향이 뚜렷해서 박스 오피스가 대박이 나는 경우도 드물다고 하고요. 그런 면에서 추천 서비스가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0. 네, 괜찮을 것 같아요. 일본은 우리나라 영화를 들고 가기보다, 일본 영화로 일본에 맞춰서 하는 서비스를 생각하시는거죠?
박태훈: 네, 영화 DB를 로컬에 맞춰서 구비를 해야겠죠.

10. 5학년이라고 하셨는데, 전공은 뭐죠?
박태훈: 전산학과입니다.

10. 제가 인터뷰하면 꼭 물어보는 것이 있어요.
박태훈: 네, 뭔지 예상이 됩니다.

10.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박태훈: 네 그걸 줄 알았어요. 주량은 적당히 잘 마시는 편입니다. (10. 소주로는요?) 컨디션에 따라서 많이 다르잖아요. 아주 빨리 마시지 않으면 세 병이나 네 병 정도 먹지 않나 싶어요. 빨리 마시면 한 두병에 취하기도 하고 그러죠.

10. 두 병 이상이네요,하하. 성격은 어떠세요? 지금 리더잖아요.
박태훈: 아…어떨까요…제 성격이 어떤가요? 하하. 어느 장소냐, 혹은 녹음이 되느냐(인터뷰 녹취)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요.어려서는 굉장히 까불고, 장난도 많이 치고, 복도에서 추국하고 유리창 깨 먹고 혼나고 이런…성격이었고… ‘무대 공포증’스러운 것은 또 있더라고요. 낯선 환경이나 주목을 받는 곳에 가면 “네,네…그렇습니다…” 이러는 것 같고…

10. 성격이 잘 안 나오네요,하하. 리더로서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태훈: 많이 부족하죠,네… 일하는데 있어서는 즐겁게 일해야 한다는 게 크고요. 즐겁게 일했을 때 삶의 행복도가 훨씬 높더라고요. 왜냐하면, 살면서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굉장히 긴데 스트레스풀하고 그러면, 재미가 있어야, 일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어, 그러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아지고, 그러다보면 일도 좀 더 잘 되고…즐겁게 일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10. 3년차 리더하면서 제일 어려운 결정이 뭐였어요?
박태훈: 아후…음..첫번째 만든 서비스를 ‘접자’고 결정하는 게 매우, 매우 쉽지 않았어요. 그 때도 접을 때 같이 했고 지금도 같이 하는 친구가, 그 때, ‘형, 이거 왜 안 된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거냐? 이거 솔직히 오기 같다’며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면, 한 달 안에 목표를 세워놓고 그 안에 달성 못 하면 접는 걸로 하든가…아니면 바로 접자’고 해서 그날 접기로 하고, 소주를, 아주 들이켰죠.

10. 그러면 회사 사훈이나 슬로건이 따로 있을까요?
박태훈: 사훈이라고 안 하고요, 슬로건은 아주 많은데, 제일 비장하고 스타트업에게 의미 있는다고 생각하는 게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라는 비장한 게 있죠.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상황상 쉽지 않은 데 하기는 해야 하고, 그럴 때 누군가 나서서 ‘내가 어떻게든 해 볼게’하면서 ‘으아’하고 열심히 해 보는 게 많고…’퀄리티에 개같이 집착하자’ ‘X나 좋은 제품’, 이런 것도 있고…워크샵 갈 때 후드티에 등에 쓰는 게, ‘고민은 깊게 실행은 빠르게 회식은 배부르게’ 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왓챠 박태훈 대표
왓챠 박태훈 대표
10. 회사명이 프로그램스인데 첫글자를 ‘F’을 쓰셨더라구요.
박태훈: 소프트웨어 회사인 티를 내고 싶었어요. 마케팅도 아니고 영화 회사도 아니고…‘결국 개발자들이 만드는거야, 이 사람들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P’로 하면 검색이 안 되어서 ‘F’로 했어요.

10. 프로그램스 법인명 이면에는 프로그램을 직접 짜는 사람들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거네요?
박태훈: 그런가요. 네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10. 텐아시아와 제휴를 하면서 텐아시아라는 매체도 보셨을텐데 느낌은 어떻든가요?
박태훈: 매체를 많이 못 접해서 어떤 유니크함인지 저는 잘 모르는데요. ‘문화 쪽에 엣지 있는 매체구나’라고 생각해요. 저는 안목이 있지는 않아요. 다 좋아 보여요…저는 ‘IT 덕후’라서요,하하.

10. 저는 그런 회사 좋아합니다. ‘IT 덕후’. 텐아시아가 ‘문화 덕후’인건 맞구요. 저도 기반이 IT이다 보니까 그런 회사를 만나면 그냥 반가운거예요. 왓챠라는 서비스를 접하고 ‘아 이거 괜찮다’하고 개인적으로도 응원을 많이 했어요. 제가 바라고 원하는 성장 만큼은 아직 안 되었으나 충분히 많이 성장하실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제휴를 해서 서로 도움이 되는 파트너이길 바랍니다.

인터뷰. 전중연 대표 zero@tenasia.co.kr
정리. 이재원 jjstar@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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