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
나인뮤지스
4년. 걸그룹 나인뮤지스(9muses)가 최근 정규 1집 ‘프리마 돈나’를 발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나인뮤지스는 2010년 데뷔 당시, 9명의 늘씬한 몸매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슈퍼모델 출신 그룹, ‘모델돌’(모델+아이돌의 합성어) 등 각종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조명을 받았지만, 곧 대중의 외면에 직면해야만 했다. 멤버의 탈퇴 때문에 7명으로 활동한 적도 있었고, 교체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9명으로 진용을 갖췄다. 바닥부터 올라온 저력에는 그들 나름의 진정성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시련을 거쳐 지금에 이른 나인뮤지스이기에 기가 세고, 도도한 여자들이 모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실로 들어설 때부터 나인뮤지스는 털털한 매력을 발산했다. 오는 길에 길을 잃었다며 아이유 노래 ‘분홍신’의 ‘길을 잃었다’ 부분을 흥얼거리는 게 아닌가.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인터뷰가 이어지고, 웃음과 수다가 꽃을 피웠다. 긴 말을 하지 않겠다. 나인뮤지스와 함께한 기나 긴 ‘미녀들의 수다’를 직접 보시길.

Q. 4년 만의 첫 앨범이다. 소감이 어떤가?
이샘 : 정말 감격이다. 고생하면서 버텨온 세월들이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Q. 정규 1집 타이틀곡 ‘건(Gun)’ 첫 무대에 설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이유애린 : ‘와일드’ 때부터 이미 11곡의 노래를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준비를 하면서 애착이 담겼다. 안무며 콘셉트며 의상이며 모든 게 다 우리 생각이 담겼기 때문에 첫 무대가 굉장히 중요한 자리였다. 쇼케이스를 하지 않아 그게 첫 무대이니 만큼 잘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다들 긴장했었다.
세라 : ‘건’ 무대 밖에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건’말고 좋은 노래들이 많았는데…

Q. ‘돌스(Dolls)’ 때부터 점점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실감하고 있나?
이샘 : ‘휘가로(Figaro)’때부터 우리가 약간 살아나기 시작했다. 죽어있었는데 ‘휘가로’가 산소호흡기가 됐다. (웃음) 그때 호흡을 하면서 살아서 지금까지 왔다. 주변 분들이 많이 말씀해주시고, 아직까지도 행사장을 가면 ‘돌스’ 때 춤을 추면서 우릴 반겨주시는 분들도 있더라.
세라 : 정말 큰 기획사에서 ‘돌스’같은 노래를 왜 못 만드냐고 그런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들었다. 사실 ‘돌스’같은 좋은 노래가 우리가 불러서 빛을 많이 보지 못한 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Q. 정규 1집 앨범 이름이 ‘프리마 돈나’다. ‘제1의 여인’, ‘최고의 여자’라는 뜻이 담겼는데 나인뮤지스가 이번 앨범에서 이것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세라 : 각자의 보이스가 색깔을 가지게 된 앨범이다. 포괄적으로 보면 팀워크가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노래를 들으면서 조금씩 느껴진다.
현아 : 호흡 넘김, 이어짐이 너무 좋더라. 앨범 들어보면 더 확실히 느껴질 것이다.

Q. 타이틀곡 ‘건(Gun)’은 기존의 나인뮤지스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거 같다. 소화하면서 낯설지 않았나?
현아 : 개인적으로 어색했다. ‘와일드(Wild)’때는 무표정을 해도 노래 분위기와 잘 어울렸는데 이번에는 표정이 실룩실룩거리기만 하지 표정이 제대로 나오지 않더라. 상큼하게도 해야 할 거 같기도 시크하게 해도 괜찮다는 거 같기도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중간 지점을 잘 찾지 못하기도 했다.
경리 : 정말 표정 때문에 첫 주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상큼한 표정에 대한 강박관념. (웃음)

Q. ‘와일드’는 하이라이트가 확실했다. 그런데 그에 비해 ‘건’은 임팩트가 약한 느낌도 있다.
민하 : 이번에는 반복적인 훅으로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샘 : 이번엔 힘을 살짝 빼고 부드럽게 표현을 하려고 했다. 안무에서도 이전에는 남성스럽고 파워풀하게 강해 보이는 안무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안무에서도 힘을 빼고 유연하면서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선 위주의 안무가 많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무대가 된 것 같다. 단체군무는 서로 맞춰야 하지만 이번에는 개개인이 자기 역량을 키울 수 있게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Q. 이번에 의자 안무나 하늘 자전거 춤 같이 다양한 안무들도 눈에 띈다.
성아 : 이번 안무는 나눠져서 한 명 한 명 개개인을 부각시키고 싶었다. 우리는 인원이 많다보니까 노래 부르는 시간이 짧은데 자기 파트에 자기가 확실하게 드러나게 만들고 싶었다.
이샘 : 딱 그 안무들이 메시지가 좋았다. 무대에서 우리가 ‘날아가지’라며 날개 춤도 추고, 하늘 자전거 춤도 추면서 우리가 이번에 무대로 ‘날아오르자’는 의미를 담았다.
은지 : 방송 모니터가 아닌 무대를 직접 보면 지금까지 나인뮤지스는 칼군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뭔가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무대 위에서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

Q. 성아의 파트에서는 다섯 명이 모여서 총을 꺼내는 것인가?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인가?
성아 : 총이다. 박자에 맞춰서 땅 땅.
현아 : 진짜 솔직히 말하자면 가위바위보를 하기도 한다. 저번에 이유애린씨가 빠를 내셔가지고. (웃음)

Q. 안무에 연기적인 요소가 많아서 단순히 춤이 아니라서 표현하는 데 힘들었을 거 같기도 하다.
은지 : 오히려 단체군무라고 한다면 서로 맞춰야 되는 부분이 크지만, 개개인이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생기다보니 자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연구를 더 많이 해서 좋았다.
이유애린 : 의자로 안무를 하는 4명은 다리를 안 움직이고 흉부만 움직이는데 거울 없이 표정연기를 하려니 암담하더라.
혜미 : 노래를 하면서 이 자리에서 저 자리로 움직여야 했다. 멤버들과도 안 부딪혀야 되고, 카메라도 표정도 모두 챙기기가 너무 힘들더라. 의자에 부딪히기도 하고, 무대마다 거리가 다르니까 원래는 의자가 이 정도에 있었는데 어떤 무대는 저기까지 있어서 힘들었다. (웃음)
이유애린 : 그래서 ‘곁눈질은 안 좋아’라는 가사가 있는데 몰래 곁눈질하면서 위치를 찾기도 했다. (웃음)
세라 : 그 전까지는 째려보거나 강한 표정을 짓거나 표정을 한개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표정을 다양하게 해야 했다.
이샘 : 개인적으로 이번 수록곡 중에서 내가 내 스타일로 소화할 수 있는 노래가 많아서 좋다. 발라드나 사랑스러운 노래, 가볍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나한테 맞다고 생각한다. ‘천생여자’ 같은 거. 록이나 강하게 포인트 있게 질러야 하는 스타일이 사실 나에게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앨범을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난 한을 푼 느낌이었다.

성아, 현아, 세라(왼쪽부터)
성아, 현아, 세라(왼쪽부터)
성아, 현아, 세라(왼쪽부터)

Q. 나인뮤지스의 매력은 반전 매력이라고 본다. 얼핏 봐서는 ‘섹시야?’ 이러다가 노래를 들으면 한두 번 더 보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섹시 걸그룹으로만 본다는 거에 스트레스는 없나?
이샘 : 데뷔 초에는 가수로서 멋있는 모습을 못 보여드렸다. 그때는 모델돌이라는 타이틀이 선입견도 갖게 하고,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그 장애들을 극복하고 한 단계 오르고 있기 때문에 그 타이틀이 오히려 우리만의 타이틀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세라 : 그게(모델돌) 없었으면 실력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그것을 깨기 위해서 더욱 노력했다. 사실 이전부터 잘했던 기억을 하지 못하고, 실수하는 것만 유독 기억해 더욱 편견이 많았다. 그래서 매 앨범마다 더 늘었다는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이유애린 : 반대로 사실 실제로 섹시가 너무 없어서 고민했다. 그런 게 없어서 언니들에게 ‘섹시는 뭐야? 섹시가 없는데 왜 섹시라고 하는 거야?’라고 묻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비주얼만 보는 거죠. 내면적인 섹시는 우리는 아직 감췄는데 우리가 꺼내는 순간, 아마 놀라실 거예요. 보여 지는 것이 다는 아니다. 우리는 항상 공부한다. 진짜 섹시란 무엇인가?
이샘 : 어쨌든 가수로서 인정을 받고 싶은데 외적인 부분으로 부각이 많이 되고, 그걸로 가수로서 자질들이 저평가 받아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극복해나가려고 했다. 이런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그런 극복해 나갔다는 자부심을 세글자로 뭐라고 하죠? (멤버들 : 퀴즈타임인가요? 정답! 정답!) 성취감! 그런 게 어떤 그룹보다 우리만큼 큰 그룹이 많이 없다. (세라 : 하나 던져주면 끝까지 가는구나) 데뷔하기 전에는 슈퍼모델 출신이라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데뷔와 동시에 바닥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다시 서서히 올라온 복잡했던 그룹이기 때문에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
은지 : 맞다. 사람들이 데뷔 초에는 ‘키만 큰 애들’에서 이제는 ‘키도 큰 애들’이라고 말씀해주신다. (웃음)
경리 : 잘 숙성된 와인 같은? (웃음)
현아 : 그런 이미지 때문에, 덕분에 포장돼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이걸 이용해서 포장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 쪽으로는 자존심이 상해서 개인적으로 노력도 많이 했다.

Q. 그래서인지 나인뮤지스는 의외로 여성팬이 더 많다.
성아 : 무대 모습이랑 실생활에 모습이 극과 극이라서 그런 것도 있다. 다 털털하게, 옆집 언니처럼 속 편하게 팬들을 대해주는 거.
세라 : 부럽거나 멋있어서 여성분들이 일단 눈길을 주는 거 같다. 지금은 데뷔 초에 비해서 남자팬들이 많아졌다. 사실 사회생활에서는 남자가 나인뮤지스 팬이라는 걸 드러내기 힘들었을 거 같다. 섹시 걸그룹을 좋아하는 이미지로 이상한 눈길을 받지 않을까 싶어서. 정말 기쁜 건 우리덕분에 처음으로 아이돌 팬카페에 가입하거나 팬 활동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고 들었다. 나인뮤지스 바닥부터 올라왔던 스토리와 반전 있는 모습을 사랑해 주시는 거 같다.
은지 : 데뷔할 때부터 20대 여성의 ‘워너비 아이콘’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봤을 때 닮고 싶은, 롤모델이 되고 싶은 그룹. 그래서 좀 더 멋있는 모습으로 어필을 하다 보니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Q. 뮤직비디오를 힘들게 촬영했다고 들었다. 진짜 미국에서 촬영한 게 아닌가?
이유애린 : 비행기 몇 번 타고, 배 타고 하니깐 눈 떠보니 거기.
세라 : 사실 인천의 제부도라고 있다. 거기서 아마 촬영한 팀이 우리가 최초일 거다. 화장실도 없고, 섬 같은 곳인데 폐광산이 있고, 거기를 어떻게 찾아내셔서. (웃음) 우리도 춤추면서 확신이 없었는데 정말 멋있게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성아 : 그날따라 하늘이 너무 예뻤다. CG처럼!! 정말 푸르렀다.

Q. 스윗튠과 호흡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거 같다. 어떤가.
현아 :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우리 의견을 많이 물어봐 주시고, 녹음할 때도 호흡하는 것에도 신경 써주셨다. 애정이 남 다르다는 게 피부로 와 닿았다. 정말 가족 같다.
세라 : 보통은 작곡가들이 만들어 놓은 노래들 중에 이 그룹에 어울리겠다는 곡을 들려주는데, 스윗튠은 소스 자체를 나인뮤지스를 생각하고 고른다. 그 위에다가 노래를 쓰니까 우리와 어울리고, 감사하다.
이샘 : 감사한 존재고, 심폐소생술로 우리를 살려주고, 활력을 불어넣어주신 작곡가팀이다. 만날 때마다 처음이 생각난다. 정말 회사도 등을 돌린 상태였는데 우리의 가능성을 믿어 주고, 혜성처럼 등장한 희망 같은 존재다. 믿어주고, 가능성을 알려주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고, 지금껏 일어설 수 있었다.
이유애린 : 사실 처음에는 말도 못 붙여주고, 되게 깐깐했는데 이제는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 정말 좋아해서 일하는 기분이 든다.

Q. 스윗튠의 나인뮤지스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거 같다.
세라 : 얘네(나인뮤지스)가 될 때까지 해봐야겠다. 음악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느낌이 드시는 거 같기도 하다.

Q. 특히 작사가 송수윤씨는 나인뮤지스만이 표현해야 더 효과적인 내용들을 잘 집어내는 거 같다. 같이 이야기를 많이 하나?
혜미 : 여자들의 마음을 잘 안다. 나인뮤지스 노래 같은 경우는 직설적으로 돌직구를 날리는 가사가 많아서 일반 여성분들이 듣기에도 공감했던 말들이 가사에 등장한다. 우리랑 성격이 좀 비슷해서 평소 생각했던 말들이 나오니 더 표현이 잘 되는 거 같다. 그리고 정말 예쁘시다!

Q. 멤버 중에 누가 가장 기가 세나? (웃음)
은지 : (망설임 없이) 나 빼고 다 세다. (웃음)
민하 : 막상 기 센 사람도 없는데 겉모습이 세보여서 그렇지…
세라 : 맞다. 기 센 사람 있으면 그룹 활동 못한다.
은지 : 하긴 우리가 여리여리해서 잘 운다. 한명이 울면 다 같이 울고. 9명이 모여서 하나로 뭉쳐지다 보니!
이샘 : 고맙구나. (일동 : 하하하)
세라 : 이샘은 기가 세다기 보다 염력이 제일 세다. 사람을 잘 보고, 파악도 빠르고, 눈치도 빠르고 들었다 논다. 눈치가 빠른데 눈치를 안 보는 척, 신경을 안쓰는 척 하는 게 제일 어려운데 이샘이 최고.
은지 : 정말 일종의 관심법이다. (웃음) 막 밤에 달을 보면서 오늘 ‘음력 몇 월 며칠이야’라고 말한다.
성아 : 맞다.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오년 전에 언니를 처음 봤을 때, 언니가 그 말을 했는데 못 믿어서 찾아봤는데 맞더라.
이유애린 : 그래도 마음은 제일 여리다. 사람의 심리를 다 갖고 있다.

Q. 그럼 엄마 같은 존재는 누구인가?
일동 : 서로가 서로를 다 챙겨요
현아 : 혼자 사는 친구들도 있는데 성아네 어머니가 반찬을 많이 해주셔서 잘 먹는다.
성아 : (수줍은 웃음) 엄마가 음식 같은 거에 예민하신데 집밥은 무조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신경 써주신다.

이유애린, 이샘, 혜미(왼쪽부터)
이유애린, 이샘, 혜미(왼쪽부터)
이유애린, 이샘, 혜미(왼쪽부터)

Q. 이유애린은 예전에 라디오 ‘신동의 심심타파’에서 프리스타일 랩을 할 때 ‘brrrrrra’를 주로 외치던데, ‘brrrrrra’에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나? (웃음)
이유애린 : (난처한 표정으로 웃음) 항상 대화를 할 때 재미있는 소재가 있으면 그걸 인용을 잘 한다. 사실 그때 살짝 졸렸는데 랩 소개 있는지 몰라서…
세라 : 원래 평소에 항상 그렇다. 정말 제국의아이들 광희보다 훨씬 웃기고, 재치나 순발력을 최고인데, 한번 쏟아내면 피곤해한다. (웃음)
은지 : 라디오를 오래해서 재치도 늘고, 표현력도 좋고, 멋진 아이인데!
현아 : 맞다. 센스가 없으면 랩도 못하는데 랩에 대한 센스도 좋다.
이유애린 : 나만 그런 게 아니라 같이 9명이 있다 보면 다 예능감이 있다.
현아 : 우린 보통 이유애린에게 의지한다. 어딜 내보내도 안정적이고, 우리는 안정적이지 않고, 수위도 잘 모르는데 이제는 이유애린만 보고 따라간다.
은지 : 창피할 법도 한데 우리를 위해서 해주니까 한편으로 정말 고맙다.

Q. 이유애린이 수록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랩은 뭔가?
이유애린 : ‘아님말구’가 참 좋다. 랩을 정말 많이 바꿨다. 왜냐고 물으신다면….(고민)
세라 : 난 알거 같아. 애린이가 ‘뉴스’ 바로 직전 까지만 해도 보컬이었다. 보컬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랩을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래서인지 친구가 음이 들어가는 랩을 좋아하고 잘한다.

Q. 그럼 전체적으로 앨범 수록곡 중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
이유애린 : 음.. 난 ‘천생여자’랑 ‘라스트 신’, 그리고 ‘몰라몰라’랑 (멤버들 : 다 좋아해 (웃음)) ‘아님말구’를 좋아한다. 사실 이번 앨범에서 노래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쉽다.
이샘 : ‘라스트 신’이 짱! 그 감성에 휩쓸려서 빠질 수 있는 노래다.
혜미 : ‘라스트 신’을 노래할 때는 마침 비가 와서 더 감정에 빠져 노래했다. 한껏 젖었다.
현아 : 일부러 그날 녹음했다. 비 오는 날이 있다니까 그럼 그걸 비 오는 날로 미루고, 다른 노래를 먼저 하자고.
성아 : 나는 2절 A부분을 불렀는데 진짜 감정이 장난 아니었다.
이샘 : 예전부터 슬픈 노래를 진짜 부르고 싶었는데 슬픈 노래가 한 번도 없었다. ‘라스트 신’이 슬픔의 극을 보여줄 수 있는 딥한 곡이기 때문에 만족한다.
현아 : 난 ‘세치혀’도 좋다. 제일 먼저 녹음한 곡이었는데 나중에 다시 들어보니까 너무 가사가 콕콕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담겼다.
혜미 : 처음에는 너무 강하지 않나? 이런 가사를 해도 되나 몰라?
은지 : 첫 마디부터 대놓고.
이샘 : 이 노래를 대중이 몰라줘서 아쉽다.
현아 : 성형을 했네 마네 그런 부분도 있어서 가사를 바꾸고 싶기도 했다. 들을 때는 속이 시원해서 여자 동료들이나 친구들한테 다 보여줬더니 모두 ‘네가 쓴 거냐’며 좋아하더라.

Q. ‘세치혀’처럼 공격받은 경험이 있나?
이샘 : 데뷔 때 최고치로 공격받았다. (웃음) 처음에 비쥬얼적으로만 부각이 됐으니, 메이크업도 진하고 이미지가 세다보니 ‘성형을 한 병원에서 했냐’, ‘9명이 다 똑같이 생겼다’ 등등 수도 없이 많다.
현아 : ‘모델이나 하지. 왜 가수냐’도. 성(性)적으로 안 좋은 것도 정말 많았고, 여자로서 정말 상처도 있었다.
경리 : 뭐만 잘 되려고 하면 졸업사진 올리고!
현아 : 예전에 팬들이 직캠 영상을 통해서 내가 “너네 졸업사진 봐봐. 내 마음 공감할거야”라는 영상이 퍼졌다. 사람들이 그걸 보고 더 공감하면서 좋아해주시더라. (웃음)
경리 : 나도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는데 나랑 단체사진으로 공개된 친구들이 나보다 더 걱정하고 긴장하더라. (웃음)
민하 : 마의 16세란 말도 있지 않나. 가장 외모가 안 좋았을 때.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Q. 정규 1집을 발표한 지금이 진짜 새로운 데뷔라고 할 수도 있겠다. 처음 가요계에 첫 발을 디뎠을 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세라 : 같은 거 찾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현아 : 그때는 시키니까 하는 게 있었는데 우리 무대다 보니까 우리가 노력하고, 우리가 생각하게 되고, 팀워크나 직업에 대한 생각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정규 앨범을 발표해야 진정한 가수구나! 여러 가지로 데뷔 때랑 비교가 안 된다.

Q. 그럼 데뷔하고 나서 가장 용이 된 멤버는 누구인가?
현아 : 혜미! 완전 애기였는데, 되게 많이 성숙해진 느낌이다.
이샘 : 혜미는 오히려 데뷔 때와 똑같다. (혜미 : 언니~~ (애교)) 아니, 항상 거기서 거기라는 거야. (혜미는 순간 얼었고, 좌중은 폭소했다.) 예뻐지긴 했지. 많이 변하지 않았다는 거야.
은지 : 풋풋함이 있다가 이제는 꾸밀 줄도 알고, 화장도 하면서 더 여성스러워 졌다.

Q. 그럼 가장 섹시한 멤버는?
성아, 이유애린 : 경리! 눈이 정말 섹시하다. 섹시한 표정도 잘하고.
현아 : 나는 나이가 있어서… 야한 거 좋아한다. (Q. 야.한.거?) 아니, ‘SNL’같은 프로그램이나 외국 가수들의 퍼포먼스 같은 거를 보고 배운다. 리한나나 크리스 브라운 같은 거!
은지 : 야하다기 보다 미적인 퍼포먼스를 본다고 할까? 그걸로 표현방법을 많이 배운다.
이유애린 : 아, 난 ‘와일드’ 때 민하의 섹시를 봤다. 얼굴은 귀엽고 가냘프고 수수해 보여도, 첫 방송 때 무대를 모니터했는데 ‘아, 우리 민하가 여자다움이 생겼구나’하고 생각했다. 여리여리하고 애기 같고 하얗고 복숭아 같지만 섹시가 있다. 남자들이 그런 거 좋아한다. 벗고 막 혁대를 풀고 이런 게 아니라 민하 같은 섹시.

민하, 은지, 경리(왼쪽부터)
민하, 은지, 경리(왼쪽부터)
민하, 은지, 경리(왼쪽부터)

Q. YG도 구내식당이 있지만, 스타제국에도 구내식당이 있다고. 어떤가?
일동 : 맛있다!
민하 : 나는 동태탕.

Q. 출퇴근을 한다고 들었는데, 혼자만의 시간에 무엇을 하며 보내나?
성아 : 내가 다른 멤버들 집에 놀러간다. (웃음)
일동 : 멤버들이랑 단체 ‘카xx톡’하며 논다. (웃음)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게 아니다. 뭐하냐 묻고, 놀러갈까 묻고.

Q. 이번 앨범에서 이루고 싶은 것, 사람들이 이것만큼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것?
세라 : 무대 위에서 행복한 나인뮤지스를 발견해주셨으면! 무대 위에서 행복하기가 쉽지 않다. 카메라도 생각해야 되고, 의상도 생각해야 되고, 불안감도 있다. 그런데 그 순간 온전히 행복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샘 : 연습생부터 시작해서 진짜 많이 고생하고, 마음 고생도 심했다. 별의별 일도 다 겪었는데 드디어 정규앨범이라는 한 획을 그었다. 그 과정을 자세히 알든, 대충 알든 저희의 그런 눈물과 노력을 어느 정도로 인정해주시고,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9명, 이 그림이 진짜 저희에게는 정말 추억이 되고, 시간이 지나고 잊을 수 없는 한 순간이다. 많은 분들의 우리의 애틋함과 인생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은지 :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우리 무대를 보면 꼭 틀린 점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서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보시면 과연 무대가 재미있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 틀린 부분, 잘못된 부분을 찾는다기보다 같이 하나되는 느낌으로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제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