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붙어 앉은 대현, 젤로, 영재, 종업, 방용국, 힘찬(왼쪽부터)
옹기종기 붙어 앉은 대현, 젤로, 영재, 종업, 방용국, 힘찬(왼쪽부터)
옹기종기 붙어 앉은 대현, 젤로, 영재, 종업, 방용국, 힘찬(왼쪽부터)

Q. 지금 보니 젤로 키가 정말 많이 컸다.
젤로: 요즘엔 나 혼자 너무 튀는 건 아닌가 싶다.
대현: 솔직히 우리랑 같이 있지 않으면 굉장히 좋은 거다. 모델처럼. (웃음)
젤로: 아니다, 형들도 다 키가 큰 편이다. 내가 너무 커 버려서 키를 숨기고 싶다. 무대에서 표현해야 하는 나만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게 점점 키로 인해 망가져 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좀 불편하게 생각할 때도 있다.
영재: 우리가 좀 더 컸어야 하는데. (웃음)

Q. 앞으로 무대 대형 짤 때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
방용국: ‘Badman’ 앨범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이번 활동하면서 젤로가 또 커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 같다.
종업: 팀에서 젤로랑 내가 주로 대칭을 이뤄서 춤을 추기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 (웃음)
일동: (폭소)
젤로: 그래도 종업 형이 팔다리가 길어서 나랑 같이 서 있어도 절대 키 안 작아 보인다.

Q. 그런데 키를 떠나서, 다들 데뷔 때보다 훨씬 더 어려 보이고 잘생겨졌다. 물론 지금도 어리지만.
영재: 이번에 교복광고 찍을 때 느꼈는데 한 2~3년 전에 교복 입은 것보다 지금 교복 입은 게 더 학생 같더라. 검은 머리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웃음)
힘찬: 나나 용국이는 완전 늙었더라. 원래 교복은 잘 어울렸는데, 그래서 교복은 자신 있었는데. 이번에 광고 찍으면서 나이를 먹었구나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이 이질감을 느끼면 안 될 텐데. 머리가 금발이라 더 그러실까 봐 걱정이다.
방용국: (힘찬을 바라보며) 코멘트 해야 하나? 노코멘트 하겠다. (웃음)

잠에서 깨어난 힘찬에 놀란 젤로와 방용국(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잠에서 깨어난 힘찬에 놀란 젤로와 방용국(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잠에서 깨어난 힘찬에 놀란 젤로와 방용국(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Q. (웃음) 최근에 한 선택 중에 ‘나 이거 진짜 잘했다’ 아니면 ‘후회된다’ 싶은 게 있다면 말해줄 수 있을까.
대현: 한동안 스케줄 다니면서 연습을 제대로 못 했는데 요즘엔 종업이를 붙잡고 한다. 그걸 잘 선택한 것 같다. 종업이가 또 굉장히 열정적이라 연습을 많이 하려고 해서 같이 하다 보면 좀 더 많이 하게 되기도 하고 재미있다.
종업: 대현 형이 워낙 고음 같은 걸 잘 내다보니깐 어제도 새벽에 연습할 때 소리 지르다 끝난 것 같다. (웃음)
대현: 둘이서 노래 실컷 하다 마지막 곡으로 강한 록을 부른다. 완전 지르는 노래를 둘 다 부르고 목이 가게 한 다음 숙소로 간다. 그렇게 하면 뭔가 연습한 느낌이 든다. 목도 단련시킬 겸. (웃음)

Q. 맙소사, 일부러 목이 갈 때까지 연습하다니!
힘찬: 최근에 ‘Excuse Me’란 노래를 무대에서 공개하기 시작했다. 관객과 즐기기에 가장 좋은 노래인데 무대에서 너무 신 나게 해서 내 목이 항상 쉰다. 아, 적당히 흥분해야 하는데.
영재: ‘Excuse Me’를 부르는데 힘찬 형이 엄청 흥분을 한 거다. 리허설이었는데! (웃음)
방용국: (힘찬이가) 감정 콘트롤이 잘 안 된다. (웃음) 혼자 잘 못 한다.
일동: (폭소)
영재: 힘찬 형 파트 자체도 목소리를 세게 내야 하는데 흥분해 가지고 악을 지르며 하는 거다. (웃음)
힘찬: 하다 보면 같이 해 줄지 알았어.
영재: 자연스럽게 놀면서 하는 무대이긴 한데 그래도 맞춰 놓은 안무가 중간중간 있다. 그런데 힘찬 형이 너무 흥분해서 다 같이 맞춰야 하는 안무 할 때 나한테 와서 춤추고 있고. 나도 거기에 맞춰서 같이 추다 보니 무대 끝나고 용국 형이 안무 모르느냐고 했다.
힘찬: 리허설 때 나랑 영재가 흥분하니깐 용국이가 “(정색하며) 너네 안무 몰라?” 이랬다. “아니…아는데 흥분해서 그렇지…”. (웃음)
영재: 그런데 그때 힘찬 형 덕분에 박수받았다. 우리가 신 나게 하니깐 리허설 보시던 분들도 같이 신 나셨나 보더라. 리허설 끝나고 공연할 때처럼 박수받아본 게 되게 오랜만이었다.

Q. 정작 본 무대 때는 어땠나? 그때도 리허설처럼 했나?
종업: 본 무대도 재미있었는데 끝나고 영재 형이 한마디 했다. “리허설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
일동: (박수치며 폭소)
영재: 내가 너무 지쳐 있었다. 대기 시간도 길었고, 무대도 늦게 시작했다 보니.
힘찬: 그 노래로 흥분을 너무 해서 목이 다 쉬었다. 그게 요즘 가장 후회되는 행동이다. (웃음)
영재: 그런데 그게 방송이었다. 공연할 때 그렇게 하면 상관없는데 방송으로 볼 때는 오버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어서. 힘찬 형이 방송으로 보면 민망해할 것 같다. (웃음)
힘찬: ‘더 쇼’ 무대였는데 아직 방송에 안 나왔다.

대현, 영재(왼쪽부터)
대현, 영재(왼쪽부터)
대현, 영재(왼쪽부터)

Q. 지금 말하는 걸 들어보니 영재도 무대에서 꽤 흥분하는 타입인 거 같은데. (웃음)
영재: 이렇게 세 명(힘찬, 대현, 영재)이 무대 위에서 약간 흥분하는 스타일이다. 대현이는 흥분하면 내 파트까지 자기가 다 부른다. 그래서 같이 부르게 되는 경우도 있고. 힘찬 형은 목소리가 되게 하이(High)로 변한다. 이렇게 세 명(용국, 종업, 젤로)은 중심 잘 잡고 무대 잘 이끌어 간다. (웃음)
힘찬: 종업이 같은 경우는 정말 멋있다. 흥분하면 다른 파트 춤 진짜 열심히 추고, 자기 파트 때에는 오히려 정적이.
영재: 뮤직비디오 찍을 때였는데 종업이가 계속 멋있다가 자기 파트가 나오니깐 갑자기 안 멋있어지는 거다. 종업이 파트가 끝나고 나니깐 또 멋있어지고. 그래서 촬영 다 끝나고 나서 “네 파트는 그렇게 하고 다른 사람 파트 때는 왜 그렇게 멋있게 하냐?”라고 물으니 종업이가 하는 말이 “가사를 잘 모르겠어요”라고.
일동: (폭소)
종업: 일본어였다 보니, 내 파트 들어가기 직전에는 조금씩 동작이 흐려지면서 가사만 생각하게 됐다.
대현: 그런데 한국어도 그렇다. (웃음) (종업이가) 노래하는 걸 아직 어색해하는 게 있다. 춤출 때 아무래도 자신감에 가장 차 있고 노래할 때에는 노래에 집중해야 하니깐.
힘찬: 콘서트를 많이 하다 보니깐 라이브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그러니깐 조금 더 그런 게 많이 생긴 것 같다. 라이브에 대한 집중력 때문에 멈춰 서는 것 같다. (웃음)
영재: 그런데 지금은 정말 잘한다. 멋있게!

Q. 한 케이블 음악 방송에서 리더 특집으로 나왔던 건데, 1억 복권이 당첨되면 뭘 할거냐는 질문을 각 팀 리더에게 한 적 있다. 그때 방용국은 기부와 학교 설립하는 데 쓰겠다고 답했다.
젤로: 예전에 멤버들 모두 그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B.A.P 이름을 딴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방용국: 사실은 학교를 만들려고 적금 모아 둔 게 있었다.

Q. 오, 정말? 그 적금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
방용국: 이번에 노트북 사려고 깼다. (일동 폭소) 그거 하려고 진짜 좀 많이 모았었다. 내가 붓는 자유 적금 통장이 있는데, 저작권료가 들어오니깐 나중에 이 돈 모아서 B.A.P 이름으로 학교를 만들어야겠다 했다. 그런데 이번 년에 해외에 많이 다녀서… 다음 앨범을 작업해야 하는 게 있어서… 뭔가 좀 개인적인, 이기적인 걸로 써버렸다. (웃음)
종업: 그 노트북 산 걸로 더 좋은 곡이 나올 테니깐. 그래서 그걸로 더 빨리 돈 벌어서 다시!
일동: (웃음)
방용국: 그런데 사실 그 노트북으로 아직 작업은 안 하고 게임을… (웃음) 빨리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종업: 빨리 그 게임을 끝내고!
힘찬: 그 게임은 안 끝나는 게임이야.
영재: 용국 형이 옛날에 하던 게임이다. 그때도 빠져서 했었나 보더라. 이번에 용국 형이 노트북 사서 그것만 깔 거라고 하니깐 힘찬 형이 “너, 그거 깔면 우리 다음 앨범 못 만든다”라고 했다.
힘찬: 한 번은 용국이한테 말해봤다. “그 게임 지워져 있으면 내가 지운 줄 알아”했더니 용국이가 “(목소리를 깔며) 비밀번호나 풀고 말해라”라고 하더라.
일동: (폭소)

Q. 아니, 대체 그 게임이 뭔가?
방용국: 축구 감독이 되는 게임이다. 내가 운동을 워낙 좋아하니깐. 그런데 내가 움직이는 건 아니고. (웃음) 전술 같은 거 만들어 놓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컴퓨터끼리 하는 거다. 이제 질려 갈 때 돼서 작업 들어가면 된다. 할 만큼 해서. 난 최근에 적금 통장 깬 걸,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다. (웃음)

종업, 젤로(왼쪽부터)
종업, 젤로(왼쪽부터)
종업, 젤로(왼쪽부터)

Q. 막내 젤로는 어떤가. 이거 참 잘 선택했다 싶은 게 있나?
젤로: 선택은 아니고 최근에 메모하는 습관이 정확히 생긴 게 좋다. 주로 차로 이동할 때 아이팟에 메모한다. 어떤 배경이나 그림,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보면서 생각 같은 것들을 써두면 나중에 좋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그때의 감정이 나도 모르게 살아난다.
힘찬: 나도 젤로처럼 생각날 때 메모를 써서 저장한다. 좋았던 문장이나 마음속에 와 닿았던 말들. 그런데 나중에 보면 되게 오글거린다. 그래서 삭제를 계속 하게 된다. (웃음)

Q. (젤로가) 또래 친구들보다 형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다. 혹시 이런 점 때문에 형들이 부담되거나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거나 하는 점은 없나.
영재: 원래 젤로가 자기감정을 잘 표출하는 성격이었다. 그것 때문에 예전에는 젤로 앞에서 일부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젤로 성격이 변했다. 온순해지고 여유로워져서 그 이후부터 그냥 편하게 대한다.
힘찬: 영재가 젤로한테 장난을 치거나 그러면 젤로도 표현이 자유자재라 표정이 막 변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똑같이 되받아치더라. 내가 당황해서 ‘헉, 이게 무슨 상황이지?’했다.
일동: (폭소)
영재: 이제 내가 당한다.
젤로: 좋게 말하면 여유 있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능글맞아진 거다. (웃음)

Q.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막내온탑’인가?
젤로: 그건 아니고. 형들한테 배운 거 같다.
힘찬: 그래도 난 이 모습이 더 좋다.
대현: 형들한테 배운 거 같대. 으흐흐.
일동: (웃음)
영재: 나는 그런 걸 말한 게 아니고. 사실 대현이나 나나 힘찬 형이 동생들한테 잔심부름 부탁을 많이 한다. (웃음) 옛날에는 젤로한테 부탁을 하면 들어주면서도 ‘이런 건 좀 형들이 하지’ 이런 게 좀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냥 잘 들어주더라. 그래서 그런 거 보고 조금 더 많이 부탁하게 되고.
일동: (폭소)
젤로: 원래 진짜 부탁 안 하는 형이었는데.
영재: (힘찬과 대현을 번갈아 가리키며) 이 두 분이 너무 부탁을 많이 해서 안 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제일 부탁을 많이 하고 있더라. (웃음)
방용국: 이거 봐, 기억하고 있어. 부탁 안 하는 형이라고. (웃음)
젤로: 그런데 이런 걸 떠나서 막내만이 가질 수 있는 천방지축 이미지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좀 안타깝다. 정말 막내다운 막내가 되고 싶은데 형들 사이에 있다 보니, 남자다운 거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람들 앞에서 조용해지고 목소리 낮추게 되고.

Q. 확실히 무대에서 하는 강한 퍼포먼스에 영향을 받나 보다.
젤로: 그런 것 같다. 영향을 많이 받는다.
힘찬: 그래도 형들한테 하는 거나 우리끼리 있을 때에는 좀 더 막내다워 졌다. 예전에는 우리한테도 조용하고 그랬다.
대현: 예전에는 “젤로야 이것 좀 해줄래?”하면 그냥 아무 말 없이 가서 한다거나 그랬는데 요새는 “(이거 하면) 뭐해주실 건데요?” 생글생글 웃으면서 장난도 친다.
일동: (웃음)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B.A.P 멤버들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B.A.P 멤버들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B.A.P 멤버들

Q. 얘기를 들어보니 열여덟 젤로는 생각도 깊고, 형들 덕분에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맏형들도 아직 스물넷, 어린 편이다. 작년 4월쯤 방용국의 트위터에서 ‘아직 청춘을 음악으로 이야기하기엔 한없이 어리고 갈 길이 먼 듯싶다’라고 쓴 글을 본 기억이 나는데, 막내의 성장에 대한 얘기를 들었으니 형에게 한 번 물어보자. 청춘은 과연 뭘까?
방용국: 지금 생각하는 청춘을 말하는 건가? 잘 모르겠다. 트위터에 저 글을 남겼던 게 ‘20대 청춘’에 대한 걸 주제로 음악을 만들려다 때려치웠을 때다. (웃음) 다 써놓고 보니 내 얘기가 아닌 영화 같은 데에서 본, 그런 것 같아서. 내가 얘기하기에는 너무나 폭넓고 큰 개념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20대 청춘을 살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20대 청춘이 되려고 하는, 그런 어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보니 아직 청춘이 뭔지 잘 모르겠다. 그것에 대해 말하고 정의 짓기에는 한없이 어린 것 같다.

Q. 그걸 정의 내릴 수 있을 때쯤이면 아마 30대가 되어 있지 않을까. 회상할 때에서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다.
방용국: 맞다. 내가 느낀 게 바로 그거다. 20대 청춘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그 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에는 청춘이란 게 뭔지, 절대 모를 것 같다. (웃음)

글, 편집.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B.A.P에 관한 더 풍부한 내용은 텐아시아가 발행하는 매거진 ‘10+Star’(텐플러스스타) 1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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