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비밀’ 11회 방송화면 캡쳐
KBS2 ‘비밀’ 11회 방송화면 캡쳐
KBS2 ‘비밀’ 11회 방송화면 캡쳐

KBS2 ‘비밀’ 11회 2013년 10월 30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도훈(배수빈)이 아버지의 죽음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유정(황정음)은 괴롭다. 도훈을 찾아가지만 냉혹한 그의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민혁(지성)에게 도움을 청한다. 조회장(이덕화)의 건강상태가 언론에 알려져 K그룹 주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민혁의 옆에 유정이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리는 세연(이다희)은 도훈과 함께 둘을 떼어 놓기 위한 계략을 세운다.

리뷰
도훈 역을 맡은 배수빈의 헤어스타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순수한 시절에는 이마를 가리는 스타일이었다가 욕망을 가진 나쁜 남자가 되면서 위로 올리는 스타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위로 올리면 올릴수록 더 독해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리는 한껏 올라가 있고, 우철(강남길)의 죽음에 대해 냉혹하게 말할 정도로 그는 정말 나쁜 남자가 맞다.

그런데 유정에 대한 감정은 유독 갈팡질팡이다. 유정을 걱정하는 척 하며 민혁과 떨어 뜨려 놓으려 했던 예전이나, 유정을 문전박대하고, 대놓고 폐부를 찌르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지금이나 똑같다. 힘들게 하지만 다시 찾아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봄으로써 여전히 유정에게 연민이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지지부진한 모습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게 만든다. 자꾸 맴을 돌게 만든다. 아마 제작진은 도훈을 조금 덜 악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고 싶은지 도 모른다. 몹쓸 짓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유정을 계속 사랑하고 있다는 것으로 면죄부를 삼으려는 지도.

그러나 굳이 유정에 대한 마음으로 가리려 하지 않아도, 도훈이 지금처럼 행동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계속 올라가고 싶은 욕망도 이해가 되고, 그러기 위해 유정을 희생시킨 것에 미안해하면서도 그를 보면 발목을 잡히는 것 같아 싫은 심정도 이해가 된다. 나쁜 사람이지만, 이유 없이 악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밀’의 인물들은 큰 심리적 변화를 겪어 왔다.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죽인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남자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었다. 그러니 예전에 사랑했던 여자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지금보다 더 나쁜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그를 이해하고 있으니. 도훈에게 나쁜 남자가 될 자유를 허하라.

수다 포인트
- 남 미워하면서 인생 낭비하는 게 제일 부질없는 짓이라고… 가만있어 보자, 오늘 부질없는 짓을 몇 개나 했나.
- 광수는 능력자. 그냥 광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와”라고 하면 될 텐데, 왜 하나하나 일을 시키지?

글. 김진희(TV리뷰어)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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