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할배’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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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꽃보다 할배’ 방송화면

tvN ‘꽃보다 할배’ 12회 9월 20일 오후 8시 50분

다섯줄 요약
대만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박근형, 백일섭과의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 신구는 다음날 새벽 그들을 배웅하겠다고 호언장담한다. 백일섭은 여느 때와 달리 방 안에 홀로 남아 미처 생각이 나지 않았던 노래 가사를 되내이며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박근형과 백일섭이 떠나고, 이순재, 신구와 이서진은 타이루거 협곡으로 향한다. 타이루거 협곡에 도착한 일행은 출렁다리 등 유명 장소를 돌아보고, 이서진은 절벽 아래로 내려갔다 오는 ‘객기’를 부리다 탈진한다. 여행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이순재를 먼저 한국으로 떠나보낸 신구와 이서진은 천등에 소원을 적으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리뷰
배낭여행이라 쓰고 헤어짐이라 읽는다? ‘꽃보다 할배’ 내에서 드러나는 헤어짐은 꽃할배들끼리의 헤어짐일 것이고, 미처 드러나지 않는 헤어짐은 여행지에서 만났던 크고 작은 인연들과 여행지 그 자체와의 헤어짐일 것이다. 애초에 대표 ‘원로 배우들’과 떠나는 배낭여행이라는 컨셉으로 시작했던 ‘꽃보다 할배’에서 그들이 진짜 배낭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상상한 이가 몇이나 있었을까. 거기다 그들의 눈으로 낯선 문화와 공간을 바라보며 함께 감탄하고 부러워하기도 하며, 오가는 만남에 애잔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는 얼마나 예상했을까.

유럽에서부터 대만까지 숨가쁜 여정을 이끌어왔던 ‘꽃보다 할배’. 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또다른 진정성의 결을 여행, 그것도 배낭여행이라는 ‘험난한’ 유형으로 선보인 제작진과 출연진의 열정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물론 대장정의 막이 내릴 때가 되니 아쉬운 점도 남는다. 멤버가 빠진 영향도 있겠지만,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유럽여행 초반의 긴장감이나 기대감이 보는 이의 입장에서 크게 줄어든 점, 그러다보니 별 것 아닌 해프닝도 다소 과장해서 ‘큰 사건’인 것마냥 포장하거나 그를 사전에 예고하는 식의 편집방식 등이 조금 식상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보다 할배’가 우리에게 남긴 울림은 크다. 남성출연자 중심의 예능판도에 우려를 표하는 시선이 한편에 있지만, ‘꽃할배’는 적어도 기타의 ‘남성 버라이어티’와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보여진다. 아버지라는 존재, 친구라는 관계, 여행이라는 경험, 다른 세대라는 위치 등이 우리 삶에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꽃보다 할배’는 그렇게 조용히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서진이 비록 다음 여행에서의 짐꾼 제안에 손사래를 치지만, 결국엔 마지못해 그 제안을 수락하게 되는 것처럼(순전히 나PD의 바람입니다) 우리 마음도 ‘꽃할배’들의 다음 여행지에 이미 가있는지도 모르겠다.

감상포인트
-타이루거 협곡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먹은 삶은 계란과 사이다, 역시 최고의 궁합이죠!
-대만의 이름 모를 강아지! 감히 ‘숲속의 친구’ 순재 할배에게 굴욕을 안겨주다니 ㅠ
-나PD님, 절벽 아래로 무작정 내려간 이서진씨에게 제대로 디스 BGM(‘미친거니’) 깔아주셨네요.

글. 톨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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