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EVISION HIGH RES pri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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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펑크록의 전설 텔레비전이 내한공연을 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이 있을까? 해외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수많은 아티스트가 국내에서는 찬밥신세인 경우가 종종 있다. 텔레비전도 그 중 하나. 하지만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텔레비전은 1집 〈Marquee Moon〉과 2집 〈Adventure〉를 연달아 발표하고 돌연 해산했기 때문. 하지만 1집은 록 역사에 찬란히 빛나는 데뷔앨범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 들어도 스타일리시한, ‘간지’가 살아있는 앨범이다. 1970년대 초반 이제는 전설이 된 뉴욕의 라이브클럽 CBGB에 텔레비전, 라몬스, 패티 스미스 등 개성 있는 뮤지션들이 모여들었다. 그 중에서도 텔레비전의 리더 톰 벌레인은 당시 뉴욕 펑크록의 열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텔레비전은 단순한 펑크록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흔히 ‘아트 펑크록’으로 평가된다. 텔레비전은 오는 5월 1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장기하와 얼굴들과 합동 콘서트를 연다. 텔레비전의 역사적이 첫 내한공연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전설적인 밴드 텔레비전이 과연 어떤 공연을 보여줄지 큰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텔레비전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궁금하다. 부디 많은 관객들이 전설의 음악을 확인하길. 톰 벌레인과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Q. 텔레비전으로는 한국에 처음 내한공연을 한다. 소감이 어떤가?
톰 벌레인: 한국에 패티(스미스)와 함께 가 본 적은 있지만 텔레비전으로는 처음이다. 우리가 일본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을 때, 우리 팬들이 거기 많다는 얘기를 건네 들었는데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냥 하는 얘기일거라고 생각했다. 가보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팬들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돼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Q. 한국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나? 혹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을 본 기억이 떠오르는가? 장기하의 말로는 그때 톰 벌레인이 장기하와 얼굴들을 보고 “록시 뮤직을 떠올리게 한다(Sound like Roxy Music)”고 말했다고 하던데?
톰 벌레인: 페스티벌에 잠시 갔기 때문에 한국을 구경할 시간이 없었다.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페스티벌에 온 관객들 정도였으니까. 장기하와 얼굴들은 기억한다. 당시 페스티벌에서 다른 음악가들 공연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는데, 때마침 그들의 곡을 라이브로 봤고 초창기 록시 뮤직이 생각났다. 이번에는 단독 공연이니까 지난번보다는 한국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서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인데, 이번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지 않을까.

Q. 톰 벌레인 어렸을 때 꿈이 시인이었다고 하던데?
톰 벌레인: 사실이 아니다. 아마 와전된 부분이 있다면, 난 그저 무언가를 쓰고 싶어 했다는 부분이 아닐까. 인터넷에는 틀린 정보가 많다.(웃음)

Q. 텔레비전의 듀얼 기타 스타일은 텔레비전 이전 어떤 음악과도 다른 독특한 사운드다. 이러한 스타일은 어떻게 하게 됐는가?
톰 벌레인: 우리는 CBGB에서 많은 공연을 했다. 사실 우리가 처음 공연을 했을 때에는 라이브가 형편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공연장은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우리가 만든 스타일은 결국 그런 곳에서 실수를 하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특별히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았다고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 같은 경우는 재즈를 많이 들었던 것 같고, 존 맥러플린이 마일스 데이비스와 함께 했던 시절의 기타 톤을 좋아했었다.

Q. 텔레비젼의 음악은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후배들 중 마음에 드는 친구들은?
톰 벌레인: 사실 그렇게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은 아닌데, 최근에 기억하는 밴드는 워페인트(Warpaint)라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밴드이다.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훌륭했던 기억이 난다.

Q. 최근 가끔씩 모여 공연을 하는 정도로 활동 중이다. 활발하다고 할 순 없다. 텔레비전 활동 이외에는 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톰 벌레인: 음악적으로는 솔로 연주앨범을 만드는데, 내가 직접 녹음하고 믹싱을 하니까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작업하는 것도 밴드보다는 훨씬 쉽다. 요즘은 사람들이 굳이 CD를 들으려고 하지 않으니까 나도 아이튠즈에 음악을 올리는 형태로 신곡을 발표한다.

Q. 현재 앨범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발매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톰 벌레인: 12곡 정도를 준비했다. 지미가 많은 아이디어를 줬고, 빠르면 가을쯤에는 앨범이 완성될 것 같다. 확실하진 않지만 조만간에 앨범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Q. 가사가 모호하고 상징적이다. 음악으로 전하려고 하는 것인 무엇인지?
톰 벌레인:가사가 모호하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특별히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었을 수도 있으니. 좋은 질문이지만 사실 그 부분은 간단하게 답하기가 애매하다. 그저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고. 그 메시지라는 것의 정의부터가 모호하다고 생각된다.

Q. 이 주요 매체가 뽑는 ‘최고의 앨범’에서 항상 높은 순위에 오른다. 이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릴때 뉴욕 친구들(라몬스, 패티 스미스, 토킹 헤즈, 블론디)이 전설적인 뮤지션으로 남았다. 당시에 이들이 향후 위대한 뮤지션이 될 것 같은 예감이 있었나?
톰 벌레인: 허허허. 앨범은 발매되었을 때보다 나중에 더 많이 얘기된 것 같다. 음악 얘기보다는 가십을 다루는 경우도 많은데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Marquee Moon >은 우리가 젊었을 때 만들었던 앨범이고, 지금도 그 앨범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 즐겁다. 당시 CBGB에서 많은 공연을 봤지만 모두가 스타일이 다 달라서 특별히 그들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보진 않았던 것 같다. 사실 밴드들끼리는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편은 아니다.(웃음) 어쨌든 우리는 그 곳에서 많은 경험을 얻었고, < Marquee Moon >이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는다면 거기서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Q. 패티 스미스가 올해 내한공연에서 “CBGB에서 텔레비전과 함께 공연을 할 때가 기억난다. 톰 벌레인이 담배를 피고 서 있었다. 우리는 별과 달을 바라보며 UFO를 기다리고 있었다. 톰이 약속했다. UFO가 오면 날 데려가겠다고”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한 기억이 나는가? 무슨 의도였나?
톰 벌레인: 하하하. 진지한 얘기는 아니다. 우리는 당시 젊었으니까. 낭만적인 얘기도 많이 하고, 농담도 많이 했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더불어 공연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면?
톰 벌레인: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도 궁금하고. 한국 팬들도 궁금하다. 곧 도착하니까 와서 만나면 좋겠다. 우리도 새로운 공연이 많이 기다려진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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