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화신>, 복수의 끝은 어디로 향할까

SBS <돈의 화신> 18회 2013년 3월 31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지세광(박상민)에게 진고개
신사의 실체가 가짜였음을 들킬뻔한 이차돈(강지환)은 복화술(김수미)의 도움으로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지세광이 자신을 진고개 신사의 대리인으로 믿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지세광은
후배인 전지후 검사가 자신을 후원해줄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전훈 교수의 딸임을 알게 되고, 전지후는
지세광에 대한 자신의 애틋한 감정을 고백한다. 권재규에게 지세광의 약점이 잡힌 자료를 넘겨주는 차돈은
권재규의 비리가 담긴 장부가 있는 곳을 알아내는데…

리뷰

어떻게 해야 통쾌한 복수일까.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둘러싼 작가의 고민은
예로부터 계속 되어왔지만, 그를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복수 자체에 대한 공감을 끌어낸다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돈의 화신’의 아들로 태어나 ‘돈의 화신’이 되고자 했던 남자가, 다른 이들이 자신의 가족을 몰살시킨 후 ‘돈의 화신’이 되는 광경을 지켜보지 못하고 복수를 다짐하게 되는 이야기. 그 끝은 과연 어떻게 되어야 하는 걸까. 이강석과 이차돈이라는 두
페르소나를 지닌 주인공이 선택하는 복수는 어떤 결말을 맺을까. 앞서 언급했듯, 복수의 플롯이 가지는 취약점 중의 하나는 복수에 대한
공감이 옅어지는 순간이다. 복수의 과정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악인들의 악행을 (플래시백 등을 이용해) 상기시켜주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정말 나쁜 놈들이군”하고 이를 바득바득 갈던 시청자도 악행의 시점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면 주인공의 복수심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워진다. 더군다나 이차돈의 경우는 그가 복수를
진행할수록 점점 더 철두철미해지고, 더 강해지기 때문에 주인공에 대한 연민보다는 복수대상자, 즉 악인들에 대한 감정선에 눈길을 주게 될 가능성도 생긴다. 모든 악인도 따져보면 그가 그렇게 될 만한 단서들을 가지고 있다. 드라마
안에서 그러한 단서들을 철저히 통제한다 할지라도 악역을 맡은 배우가 가지는 현실 세계에서의 매력(또는
호감도), 현실과 허구를 이어주는 아우라, 허구 속 역할
자체가 가지는 현실성이 때때로 복수하는 주인공보다 복수를 당하는 상대 악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
또한 복수극을 감상하는, 감상하게 만드는 주요한 이유가 된다면야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에게 불리할 것이
무엇이냐 반문하겠지만, 여전히 ‘괜찮은 복수극이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은 남게 될 것이다.

수다 포인트

-지세광과 권재규의 밀담을 엿듣기 위해 설치했던 몰래 카메라의 위치가
너무 허술하지 않았나요, 양구식 계장님?

-전지후 검사에게 ‘차도남’ 컨셉으로 일관해 결국 사랑 고백까지 받아낸 지세광 검사. 페로몬이
뿜어져 나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감정이 몇 초 내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건 좀 납득이…쩝.

-질투에 눈이 먼 이차돈이라지만, 복재인에게
‘비빔밥 입술’ 운운한 건 좀 그렇네요. 요즘 어떤 세상인지 모르시나?

-복화술의 애드리브는 역시 ‘?오’! 지세광과의 대화 중 차돈의 전화를 받으며 “익스큐즈 미”라고 한 장면이나 화장실에 숨은 재인 친부에게 얼른 나오라고 채근하며 “만들어
싸세요?”라고 한 장면은 단연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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