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화신> 강지환, 이제는 복수의 화신 "야왕과는 달라요"

SBS <돈의 화신> 17회 2013년 3월 30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이차돈(강지환)은 은비령(오윤아)을 변호하며 자신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가운데 비령의 재산을 몰수하는데 성공하지만, 재판장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진범이 지세광(박상민)이라는 자술을 받아내는 데는 실패한다. 이차돈은 지세광의 계략을 역이용해 자신의 어머니(박기순)가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에 가야 했던 과거를 은비령에게도 똑같이 되갚아주기로 한다. 차돈은 권재규와 지세광을 함께 몰락시키기 위해 그들의 정치적 야망을 이용하기로 하고, 복재인의 친부를 우연히 만나 이용하게 되는데…

리뷰

지난 주 승승장구하던 이차돈의 복수 플롯에 자잘한 돌뿌리들이 등장했다. 은비령의
공판에서 황장식을 죽인 이유를 추궁하는 가운데, 지세광의 살인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은비령은
차돈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플래시백이 친절히 알려준 사안이지만) 역시나 차돈의 적 세광은 철두철미한 뒷조사로(이것도 물론 권재규의
도움이 컸지만) 비령의 숨겨진 자식을 찾아낸 후,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면 가만 있기 않겠다고 미리 협박을 해두었다. 대신 차돈은 비령의 분식회계장부를 찾아내
그녀가 지분을 양도하게 만들었고, 그 덕에 복재인(황정음)은 황해신용금고의 새 주인이 되는데 성공한다. 더불어 이차돈이 얻은 것은 지세광에 대한 은비령의 배신감과 복수심. 언제
쓰일지는 모르겠으나 지세광에게 결정적 ‘한 방’을 날릴 게
분명해 보인다.



은비령에 대한 복수를 일단락한 이차돈은 다음 타겟으로 권재규와 지세광을 지목하고, 이들 둘이 서로를 파멸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다. 바로 그들의
정치권을 향한 욕망을 이용하기로 한 것. 복화술이 속해있는 ‘청록문학회’가 정치인을 후원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복화술의 도움으로 권재규와
지세광을 동시에 정치후원대상자로 추천하려고 한다. 그러는 가운데 차돈은 우연히 거지행상으로 떠도는 복재인의
친부를 만나게 되고, 그가 바로 ‘진고개 신사’라는 닉네임의 원래 주인공임을 알게 된다. 재인의 친부를 내세워 차돈은
지세광을 정치후원대상자로 추천하지만, 세광은 차돈과 ‘진고개
신사’의 진위여부를 의심한다.

이처럼 차돈의 철두철미한 복수극이 펼쳐지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차돈과 재인의 은근한 러브라인이 살아나는 듯 보인다. 권재규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그의 아들 권혁은 복재인에게 구애하게 된다. 재인의 마음에는 “언제나 그 자식(이차돈)”이
있지만, 막상 차돈이 나타나면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한다. 이런
재인의 마음에는 어느 정도 신뢰가 가지만, 지난 주까지만 해도 차가웠던 차돈의 마음에 ‘사랑의 온기’가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는 설정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물론 이 드라마가 코믹한 요소들을 줄곧 담아왔고, 복수극
간간이 ‘쉬어가는 코너’ 정도의 역할로 러브라인의 등장이
반갑기도 하다. 하지만 이차돈은 권재규와 (특히) 지세광이라는 엄청난 상대(!)와 싸우고 있는 와중이고 다른 남자(권혁)의 등장 때문에 생긴 단순한 질투심 때문에 ‘다시 피어오른 사랑’이라면 이런 설정이 그리 달갑지 만은 않다.

드라마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걸리는 부분은 있다. <돈의
화신>은 차돈의 복수를 중심으로 (시청자들이) 몰랐던 사실을 밝혀주는 장치로 ‘플래시백’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플래시백’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이
‘플래시백’의 설명이 너무 친절하다는 인상도 준다.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플래시백’은 극도로 절제된 상황 안에서 배치될 때 “어머나!”하는 깨달음의 묘미가 생긴다. ‘플래시백’이 시청자의 궁금증을 요리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면, 지금 필요한
건 세련된 레시피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기술적 측면은 바로 맥거핀의 사용에 있다. 이는 순수한 추측이지만, 어제 방송분에서 복화술이 알츠하이머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하는 녹음기에 담긴 이차돈과의 대화내용은 언젠가 복재인이든
지세광이든 듣게 될 지 모른다. 녹음기 내용을 듣게 되는 이가 차돈이 복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재인이 되었든, 차돈을 이강석이라고 끊임없이 의심하는 지세광이 되었든 이 맥거핀을 어떻게, 언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극의 긴장 또한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수다 포인트

-당구장에서 만난 세광과 차돈. 자신의
당구공을 만지는 차돈에게 “손가락 뿌러진다”라고 나지막이
경고하는 세광의 목소리 톤과 눈빛에서 잠시 80년대의 숨결을 느낀 건,
저뿐인가요.

-제작진에게: 세광이 아프다면
‘강레오’라는 도플갱어를 등장시켜 주세요.

-SBS 드라마의 고민,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야왕>)는 너무 복수를 못해서
문제, 다른 하나(<돈의 화신>)는 복수가 너무 매끄러워서 문제?

-재인이도 ‘지하경제’에서 벗어나 회장이 된 만큼, (돈으로는 어쩌면)비슷한 급의 ‘오영’ 정도로
찍어줍시다. 이제 그쪽 제작진 일도 끝났잖아요.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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