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방송화면 캡처
나인 방송화면 캡처
나인 방송화면 캡처

tvN 월화드라마 <나인 : 아홉번의 시간 여행> 16회 2013년 4월 30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결국 정우(전노민)는 생을 마감하고, 유진(이응경)과 민영(조윤희)은 절망한다. 선우(이진욱)가 마지막 향을 쓰려던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던 영훈(이승준)은 향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러나 남은 1개의 향은 최진철(정동환)에게 돌아가고, 최진철은 남은 향 1개에 불을 붙여 과거로 돌아간 뒤 어린 선우(박형식)를 죽이려 한다. 이를 눈치챈 현재의 선우(이진욱)는 황급히 향을 끄지만 다가오는 죽음의 징후들을 보며 당혹스러워한다.

리뷰

형 정우(전노민)의 죽음은 결국 되돌려 놓아서는 안됐던 사실들을 드러냈다. 히말라야에서 죽음을 맞이한 형에 비해 더욱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가다 죽게 된 정우는 결국 선우(이진욱)의 인생을 망친 원인 제공자가 되었지만, 동시에 선우는 형에게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나가게 한 원인 제공자로 서로 뫼비우스의 띠처럼 고통에 얽혀 들어가 있다.

극의 초반, 향을 사용해도 사실상 큰 맥락에서의 변화가 없이 사소한 이야기들만 하나하나 얹어갔던 <나인>은 이렇게 사소하게 쌓여갔던 이야기들을 모아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며 주변의 이야기와 인물들을 폭풍 속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시간 여행의 진실을 알게 된 대부분의 인물들은 서로가 물고 물리는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됐고, 정우와 선우는 물론 민영과 최진철, 영훈에게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결국 정우는 사고 혹은 자살로 죽음을 맞이했고, 선우 역시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았던 것처럼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주인공들의 불행이 극단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신의 선의와 인간의 악의가 부딪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절대 악에 대한 극의 갈등구조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로 잠시 흐려졌던 맥락은 다시 최진철(정동환)이 절대 악의 존재로 부활하고, 아버지를 죽인 정우가 죽음으로써 명확해 졌다.

촘촘하게 쌓아 올린 디테일들과 모두가 눈치 채 버린 시간 여행의 진실 속에서 <나인>은 최후의 ‘25분’만을 남겨놓고 있다. 선과 악이 흐려지기도 하는 정서적 미묘함이 사라진 자리가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적어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힘’과 ‘몰입력’만은 꽤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수다 포인트

- 친구 덕에 맘고생으로 폭삭 늙은 영훈. 마지막 회에선 와이프라도 좀 바꿀 기회가 있기를…
- 최진철의 놀라는 연기를 보다 손발이 오그라든 1인

글. 민경진(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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