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이토록 듬직한 20대 남자배우라니요
캡쳐" />MBC <오자룡이 간다> 캡쳐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했던가. 17일 막을 내린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극본 김사경, 연출 최원석 이재진)의 주인공 오자룡(이장우)은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 찰스왕(길용우)을 찾아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하며 유학을 계획하게 되고, 아내 나공주(오연서)와 아이를 가지고 행복한 날을 맞게 됐다. 오자룡은 장모 장백로(장미희)의 멸시와, 진용석(진태현)의 악행에도 저항하지 않아 오히려 일부 시청자들의 염려를 샀을 정도로, 선한 캐릭터다.

<오자룡이 간다>는 때로 막장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오자룡 캐릭터는 이같은 논란과 반대의 극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지막회에서 해피엔딩의 개연성을 담보하기 위해 오자룡은 마치 캔디와 같이 의연하게 선(善)에의 의지를 잃지 않았던 셈이다.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함,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마음을 지닌 캐릭터는 사실상 시청자들에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믿음을 주는 존재에 다름 아니다.

드라마를 반짝반짝 빛나게 한 이는 단연 오자룡을 연기한 이장우였다. 그는 어떤 고통에도 ‘사람좋은 미소’를 짓는 오자룡을 어색하지 않게 만들었다. <오자룡이 간다>를 위해 체중을 무려 10kg이나 일부러 불리며 오자룡을 자신의 ‘맞춤옷’처럼 꼭 맞게 만들어버렸다.

이장우, 이토록 듬직한 20대 남자배우라니요
마지막회 캡쳐" />MBC <오자룡이 간다> 마지막회 캡쳐

사실 이장우는 이제 스물여섯이다. 그럼에도 총 129부작의 일일드라마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며 타이틀롤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냈다. 6개월에 걸쳐 날마다 드라마에 출연해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내는 모습은 최근 20대 남자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방송계의 수확인 셈이다.

이장우는 2011년 KBS1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에 출연해 긴 호흡의 연기에 임해본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조연이었다. 더구나 그는 2009년 그룹 24/7(트웬티포세븐)으로 가수 활동부터 시작했다. 그가 ‘꽃미남’ 이미지를 고수하기 보다는, 배우들에게도 어려운 축에 속하는 생활밀착형 연기를 실감나게 해 낸 덕에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자룡을 안타까워하며 응원한 어머니 시청자들은 “오자룡같은 사위, 어디 없나”며 호응을 보냈다.

<오자룡이 간다> 덕분에 이장우는 KBS2 <영광의 재인>의 까칠남 서인우, MBC <아이두 아이두>의 천방지축 구두디자이너 박태강을 넘어 일취월장했다는 평을 듣게 됐다. 상대역과의 열애설이나 막장 논란으로 가려질 수 없는 부분이다.

글. 이재원 jj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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