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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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 나와라 뚝딱> 17, 18회 6월 1, 2일 밤 8시 45분

다섯 줄 요약
성은(이수경)과의 대결을 다짐한 몽희(한지혜)는 보석학원 내 공모전에 응모하기로 결심하고, 현수(연정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하는 몽희를 적극 지원한다. 결국 몽희는 원내 공모전에서 당선되며 가능성을 확인한다. 심덕(최명길)은 유나의 모습을 하고 등장한 몽희를 보며 몽희와 유나의 관계를 짐작하고, 몽희가 유나를 대신해 현수의 아내 노릇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몽희를 말린다. 또 현태(박서준)에게 숨겨진 여자가 있음을 알게 된 심덕은 절망한다.

리뷰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젊은 캐릭터들은 자기 부모 세대의 욕망을 대신 이루는 이들이었다. 심덕의 맏딸인 몽희는 몽현(백진희)에게 모든 것을 내건 엄마를 위해 자신의 대학마저 포기하고 거리에 나서 부모의 금전적인 욕망을 대신했다. 자신의 욕망은 잠시 뒤로 미뤄둔 채 몽현을 통해 대신 실현하려는 엄마의 욕망을 위해 희생한 것이다. 이는 몽현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몽현은 자식의 인생에 자신의 인생을 투영시켜 모든 것을 내 건 심덕 때문에 현태에게 여자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결혼을 감행한다. 뿐만 아니라 순상(한진희)의 세 아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부모 세대의 욕망을 대변한다. 현수는 엄마의 결핍으로 대신할 수 있는 욕망이 없었으나, 현준(이태성)과 성은(이수경) 경우 철저하게 덕희(이혜숙)의 욕망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현태의 경우는 영애(금보라)의 욕망을 대신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역시 그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이처럼 <금 나와라 뚝딱!> 속 대부분의 젊은 인물들은 ‘부모님을 위해,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자신들의 욕망 대부분을 희생하며 균형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 대부분의 인물들이 자신의 욕망을 깨닫게 되면서, 비로소 부모의 욕망과 자신의 욕망을 분리하는 단계로 왔다. 몽희는 몽현의 삶을 챙기는 심덕 앞에서 “내 인생도 있다”며 선 긋기에 나섰고, 현수는 이미 매장 직원으로 일하며 덕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 찾기에 나섰다.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몽희의 경우 가족들에게서 받지 못했던 배려와 위안을 현수를 통해 찾았고, 이는 현수 또한 마찬가지다. 서로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 볼 수 있게 된 두 사람은 비로소 부모 세대와의 선을 긋고 자신들의 인생을 되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던 현준 캐릭터 또한 덕희의 욕망을 대신하던 인생에서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현수와 현태의 모습을 통해 자신만의 삶에 대한 의지를 갖기 시작한다. 성은이 애초에 거의 처음부터 덕희와 동일한 욕구를 가지고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섯 명의 젊은 주인공들 중 대부분이 이제 스스로 가진 욕망들로 새로운 갈등을 빚어낼 준비를 마친 셈이다.

다만 현태와 몽현이 여전히 부모 세대와의 연결을 끊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자신의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태는 지지부진하게 덕희와 형 현준의 그늘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영애의 욕망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으로 퇴행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희생함으로써 집안의 평화를 지켜왔다고 생각했지만, 쉽사리 그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아직 현태가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찾지 못한 상태로 해석된다. 겹겹이 쌓인 인연을 풀어야 할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풀어야 할 숙제가 아내 몽현과 내연녀 미나와의 관계 정리 밖에 없는 인물이기에 이러한 지지부진한 갈등 전개는 한편 납득이 가면서도 답답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몽현 또한 부모의 욕망을 영리하게 따르는 것 자체가 자신의 욕망인 것으로 보였던 인물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모습으로 변하며 현태와 집안 식구들 사이에서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극 중 부모 세대의 욕망과 선긋기에 나서며 <금 나와라 뚝딱!>은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새로운 이야기 준비에 나서는 듯 보였다. 초반부가 유나와 몽희의 관계, 그리고 몽희가 유나의 대역을 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사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그 패를 모두 꺼낸 지금은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된 몽희가 새로운 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금 나와라 뚝딱!>이 등장하는 인물 모두에 공평한 관심을 두지 못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적어도 심덕과 몽희, 그리고 몽현으로 이어지는 이 관계도에서 이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메시지는 잃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이 드라마를 지켜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수다 포인트
- 몽희 덕분에 수험생 어머니의 마음까지 이해하게 된 ‘현수 언니’, 못하던 경험 많~이 해보네요
- 현수의 불꽃 ‘풀 스윙’ 현태 뺨 때리기! 순간 ‘헉’ 소리가 날 정도!

글. 민경진(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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