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삼성 지펠 CF
전지현 삼성 지펠 CF
전지현 삼성 지펠 CF

“짧은 순간이었지만 당신의 마음은 긴 여행을 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자동차입니다. 당신의 빛나는 인생입니다.” (현대자동차 CF, 이병헌)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에요. 몸과 마음이 다쳤을 땐 잘 먹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돼요.” (삼성 지펠 CF, 전지현)

TV 광고가 시작되면 스타들의 화려한 비주얼보다 목소리가 먼저 등장한다. 때론 울림이 풍부한 저음으로, 때론 주위를 감싸는 듯한 온화한 톤으로 흐르는 광고 속 내레이션은 최근 광고계의 신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출연 방식도 다양하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과 화장품 브랜드 한율 속 전지현은 직접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잔잔한 설명을 곁들이고 삼성 스마트TV 속 현빈은 내내 목소리로만 등장하다 광고 후반부에야 화면 안에서 뚜벅 뚜벅 걸어나온다. 현대자동차 CF의 이병헌은 아예 목소리로만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하정우, 박해일, 차승원, 이나영 등도 안정감있는 내레이션으로 광고계에서 블루칩으로 통한다.

현대자동차 CF
현대자동차 CF
현대자동차 CF

이처럼 스타들의 내레이션을 이용한 광고가 대세가 된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신뢰감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꼽힌다. 흔히 내레이션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실한 느낌’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데 내레이션만큼 좋은 방식이 없다는 것. 특히 중저음의 목소리로 편안함을 주는 톤이 광고에서는 선호되기 때문에 여자보다는 남자 스타들의 목소리가 종종 이용되곤 한다. 한 외국계 광고회사의 관계자는 “스타들의 내레이션은 친숙한 인물이 감성적이고 솔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이 최근 선호하고 있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제품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목소리 출연이 각광받는다. 광고업계의 연구에 따르면 스타 모델을 기용한 광고의 경우 모델만 부각되고 해당 한 제품은 기억에 남지 않는 사례가 왕왕 있다. 때문에 스타의 얼굴보다는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면에서 내레이션이 쓰이곤 한다는 얘기다.

삼성스마트TV CF
삼성스마트TV CF
삼성스마트TV CF

독특함을 추구하는 광고계의 속성도 내레이션 광고 전성기의 발판이 됐다. 현대카드는 2010년 깔끔한 중저음을 지닌 버벌진트의 목소리를 광고에 발탁해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히트를 친 바 있다. 또, 3~4년 전부터 TV 광고가 기존 15초에서 30~60초짜리로 분량이 늘어난 것도 목소리를 부각해 설명 형식을 띠는 내레이션 광고 열풍이 인 배경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스타들이 목소리만 출연하는 광고의 출연료는 기존보다 현저히 낮게 책정될까? 답은 ‘그렇지 않다’다. 목소리만 출연할 경우에도 동종 상품 광고는 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불문률이기 때문에 보통 기존 출연료의 70% 선에서 결정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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