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방송의 적>, 바꿔, 바꿔! <존박 쇼>로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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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방송의 적> 4회 2013년 6월 19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이적 쇼> 2회 촬영장소가 상암동 스튜디오에서 우면동 펜션으로 바뀌었지만, 아무도 존박에게 촬영장소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뒤늦게 촬영장을 찾은 존박은 이적에 대한 무한한 존경의 뜻을 내비친다. 이적의 사무실을 찾은 홍대광은 그의 광팬임을 자처하며, 핑크빛 분위기를 풍긴다. 패션지 <에스콰이어> 촬영 컨셉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적은 촬영을 일찍 접고, <이적 쇼>의 부진이 자신 때문이라고 여긴 존박은 발음을 교정하기 위해 윤종신을 찾는다.

리뷰
뮤지션이란 무엇인가. 이 심오하기 짝이 없는 질문을 2013년 한국사회에 던져본다면 여러 답이 나올 것이다. 이순(耳順)을 넘긴 ‘가왕’이 젊은 감성을 담은 신곡을 발표해 호평을 받기도 하지만, 포털 음악차트의 순위는 아이돌과 오디션 프로 출신들에 의해 하루에도 몇 번씩 엎치락뒤치락 한다. 음악 때문에, 혹은 뮤지션이라는 자부심·자존심 때문에 예능 프로는 물론 음악순위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던 시절은 이제 끝난 듯 하다. 연륜 있는 싱어송라이터든 주목 받는 인디밴드든 ‘나를 알려야 나의 음악을 듣는다’는 모토 하에 전국 어디서든 ‘1박’도 하고 ‘캠프’도 친다.

언제부터인가 이적은 토크쇼에도 종종 출연했고, <무한도전>을 이따금 찾는 ‘잊혀질 듯하면 나오는 형·동생’이 됐다. 최근의 <무한도전> 출연에서는 ‘맹꽁이’란 별명까지 얻어, 그전까지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뮤지션으로서의 면모가 점점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던 와중에 tvN의 <푸른거탑>과 MBC의 <라디오스타>가 선전하고 있는 수요일 밤 11시에 이적이 ‘뮤지션 이적’을 ‘셀프디스’하는 듯한 프로그램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제작진이 애초에 ‘선빵’을 날린 것처럼 <음악의 신>의 모사프로로 보기에는 앞으로 잘 살려갈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물론 ‘뮤지션 이적’이 ‘가수·프로듀서 이상민’에 비해 가십거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덜덜이’ 존박이라는 의외의 수확(!)이 그 모든 부족분을 커버하는 듯한 인상이다. (적어도 이번 회까지는 말이다.) 그래도 <음악의 신>이 처음 선보였던 포맷과 인물배치가 강한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에,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방송의 적>이 전작을 답습하더라도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그를 뛰어넘는 발상이 엿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에 아쉬운 점을 몇 가지 덧붙이자면 이렇다. 이번 회는 이적-홍대광, 이적-존박, 존박-쿨케이 등을 잇는 동성애 코드를 삽입했었지만,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출연진이 에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신동엽 모니터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이 코드는 접는 편이 나을 듯 싶다. 다음 회 예고에도 잠시 나오긴 했지만, 존박은 특유의 동그랗게 뜬 눈과 멍 때리는 듯한 표정, 순진한 듯 어눌한 말투 덕에 ‘덜덜이’라는 확실한 캐릭터를 잡은 듯하다.

반면 <방송의 적>의 주인공인 이적의 존재감은 다소 약하게 느껴진다. 그에게도 ‘명문가가 꼭 달변가는 아니더라’는 식의 비판을 가차없이 깨주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연기 톤.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컨셉’을 잡은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되도록이면 ‘허구도 현실처럼’ 보이면 좋지 않겠는가. 특히 인터뷰를 하면, 모두 똑같은 톤으로 변한다는 것은 제작진의 ‘디렉팅’을 점검해보아야 하는 사인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 이번 회에서, 아니 전 회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연기 톤이 아니었던 이가 윤종신이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클 것이다.

수다포인트
-응구에게 ‘장미칼’을 선물하는 이적’사마’, 다음 번엔 쇠심줄 반찬이라도 받고 싶으신 건가요?
-나인뮤지스를 흘깃 훔쳐보는 이적님의 레이저라면, ‘매의 눈’ 유희열님도 무찌를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쿨케이님 과거 연인 운운하여 깨알디스하는 이 프로그램. ‘이엉돈 PD’의 ‘소라과자’ 뺨치네요.
-팥빙수 노래 부르고, 팥빙수 먹는 윤종신님. 요즘 ‘콩떡빙수’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글. 톨리 (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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