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여신〉, 설마 불륜의 여신이 되진 않겠죠?
제작발표회에서 파격적인 발언을 한 클라라" /><결혼의 여신> 제작발표회에서 파격적인 발언을 한 클라라

클라라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는 29일 첫 방송되는 SBS의 새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극본 조정선, 연출 오진석)에서 코리아TV 간판앵커, 신시아 정 역을 맡은 그녀는 극중 직장 동료 노승수(장현성)의 불륜녀로 등장하는데, 24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배역에 관해 설명하던 중 취재진을 놀래켰다.

이번 드라마가 자신에게는 구세주와 같다는 클라라. 신시아 정에 대한 애정이 커도 너무나 컸나보다. “하버드대를 나온 신시아 정이라는 역할을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드리겠다”는 포부의 그녀는 불륜녀라는 설정에 대해 “어쩌면 한 가정을 파괴하는 안 좋은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현실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캐릭터이다. 집에 있는 와이프가 잘 꾸미지 않아 긴장감을 잃어버린 부부관계에 있는 남자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고 희망을 주고 기운을 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 가정을 파괴하는 불륜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 파격적인(?) 시선이었으며, 매사에 지나치게 긍정적인(?) 태도였다.

결국 보다 못한 조민수가 나섰다. “듣다보니 욱한다”며 “어떻게 그런 역할에 공감할 수 있겠냐”고 했다. 클라라는 민망한 듯 꼬리를 내렸지만, 그녀의 이런 결혼관(?)은 진정 행복한 결혼은 무엇일까에 대해 질문을 던지겠다는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맞는 것일까?

신시아 정 역할을 맡고 싶어 작가를 찾아가 매달렸다는 그녀는 과연 어떤 점에 있어 자신이 이 드라마에 맞는 배우라는 점을 설득했는지 의문이다.

클라라의 문제의 발언이 나왔으니 말인데, <결혼의 여신>이 꼭 피해갔으면 하는 길이 있다.

〈결혼의 여신〉, 설마 불륜의 여신이 되진 않겠죠?
주연배우 이상우(왼쪽부터) 남상미 김지훈" /><결혼의 여신> 주연배우 이상우(왼쪽부터) 남상미 김지훈

드라마에는 총 네 커플이 등장한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소울메이트 현우(이상우)와 오랜 연인 태욱(김지훈) 사이를 갈팡질팡 오가는 지혜(남상미)를 비롯해, 하룻밤 실수로 결혼해버린 지선(조민수)-장수(권해효) 부부, 오로지 조건만 보고 재벌가에 시집간 태진(김정태)-혜정(이태란) 부부, 또 남편의 외모에 혹해 결혼한 은희(장영남)-승수(장현성)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네 커플 모두 진정 행복한 결혼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해답을 찾아나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사이 불륜소재가 두 건이나 있다. 태진과 혜정 부부 사이 태진을 유혹하는 미라(심이영)가 있고, 또 은희와 승수 사이에도 신시아 정이 있다. 외도하는 재벌가 남편이나 집에서 퍼져 있는 아내가 지긋지긋해 섹시한 회사동료와 바람을 피우는 남편이라는 설정은 실은 봐도 너무 많이 본 전형적인 불륜극 소재들이다. 여기에 더해 공개된 시사 영상에는 승수와 신시아 정의 수위 높은 베드신도 등장하기 까지 했다.

결혼에 대한 진지한 성찰, 그 속에서 성장해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 통속적인 불륜의 반복, 자극적인 불륜 소재를 통한 시선끌기는 부디 재현되지 않길 바란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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