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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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 ‘진짜 사나이’ 6월 16일 오후 6시 25분

다섯 줄 요약
군 생활의 백미라고 표현되는 유격훈련의 아침이 다가왔다. 때마침 궂은 날씨와 조교들의 칼날같은 눈빛은 새로온 신병뿐만 아니라 기존에 잘 적응하고 있던 병사들에게도 긴장감을 가져다 준다. 공포의 유격체조를 시작으로 줄 잡고 건너기, 참호격투 등의 훈련을 거치며 내재된 자신감을 회복하고 전우애를 쌓은 우리의 ‘진짜 사나이들’. 반면, 김수로 이병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게 되는데…

리뷰
“오늘 같으면 진짜 사나이 말고 그냥 사나이로 사는 것도 괜찮아.” 유격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김수로 이병이 내뱉은 이 말은 현재 예능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일밤 : 진짜 사나이>의 담론적 지향점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만 가능한 이 예능의 멘탈리티에는, 결국 ‘군대를 잘 적응 할 수 있는 정상의 남자들’ 이야 말로 진짜(Genuine)가 되는 배제의 논리가 잠식한다.

‘진짜 사나이’와 ‘그냥 사나이’의 차이는 군대를 다녀왔는지에 대한 유무 차이(장혁)라는 게 스스럼없이 출연진의 입에서 ‘반복-동의’되고, 오백만 대한민국 남성들의 통과의례를 몸소 겪는 출연진들의 전우애는 오로지 ‘정상적인’ 군대 코스를 밟은 자만이 누릴 수 있다라는 잠재적 당위로서 형성된다. 초반, 캐릭터의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의심의 지점이 되었던 부분이 확고하게 큰 기류로써 잡혀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예능으로만 받아들이기에 <진짜 사나이>는 프로그램 자체보다 이를 통해 생산되는 담론이 훨씬 더 큰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에게 군대란, 단순히 ‘부자지간’의 리얼리티와는 다른 훨씬 큰 함의를 가지고 있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프로그램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반향을 일으키는데에는 군대라는 보편적 기억에 의존하여 21세기에 다시금 ‘한국적 표본 남성’의 모습을 회귀하게 하는 집단적 의식에 호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군대란 공간이 한국사회에서 보편적으로 긍정되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적응해야 하는 출연진들의 현장 앞에서 이들의 통과제의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다.

담론을 몰아가기 쉬운 부분은 프로그램 자체 내에서도 발견 가능하다. VJ없이 ‘객관적 시점’으로 진행되는 카메라의 시선에서 그 절반은 국방홍보물과 유사하다. 제3자가 진행하는 내레이션 또한 매우 관찰자적 시선으로 인물들을 바라보는데 여기에는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건장한 아들’로 귀결되는 낭만적 신화가 감춰있다. 비단 샘 해밍턴이 이 3주씩 진행되는 체험만으로 한국을 이해하고 군대를 알게 되는 건 무리일 것이다. 군대란, 여전히 트라우마로서의 공간과 추억의 공간이 어중간하게 중첩되어 있다. 다시금 회귀되어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군에 대한 낭만적 버무림이 비빔밥처럼 몰개성과 중화된 안보관으로 남을지는 수용자인 우리들에게 달려있다.

수다포인트
<허벅지 셀룰라이트로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유격 체조 8번>
1. 바닥에 푹신한 담요를 깔고 몸을 눕힌다.
2. 양 다리를 들어올려 몸을 L자로 만든다.
3. 시선은 자신의 낭심(^^;)을 향한다.
4. 연속 동작 2회로 다리와 고개가 서로 반대로 향하게 움직인다.
5. 팔은 일자로 땅을 짚으며 다리는 절대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글. 강승민(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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