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오만석에게는 ‘1대’ 혹은 ‘원조’라는 수식어가 많다. ‘1대 헤드윅’(뮤지컬 <헤드윅>), ‘1대 김종욱’(<뮤지컬 <김종욱 찾기>), ‘원조 공길’(연극 <이>) 등 수많은 작품들이 오만석에게서 출발해 스테디셀러 뮤지컬/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학로 뮤지컬센터에서 초연되는 창작뮤지컬 <그날들>에 오만석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고개를 끄덕여진 건 그 때문이다. 고(故) 김광석의 노래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한 <그날들>에서 오만석은 추억을 간직한 남자, 친한 동료를 잃어버린 슬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남자 정학을 연기한다.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대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대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날들”(김광석 ‘그날들’)에 대한 이야기와 오만석이 걸어온 지난날들을 함께 들어봤다.

Q. 복고열풍 때문일까. 최근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부쩍 많아졌다. 관객으로서 반가운데, 배우입장에서도 무대 위에서 과거의 추억을 만나는 건 신나는 경험일 것 같다.
오만석: 주크박스 뮤지컬에도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 주크박스 뮤지컬은 노래에 중점을 두거나, 원곡을 있는 그대로 가지고 와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와 달리 <그날들>은 김광석의 삶을 재조명한 뮤지컬도 원곡을 그대로 사용한 뮤지컬도 아니다. 뮤지컬을 통해 김광석의 음악을 음미하고자 한 관객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김광석 노래 특유의 향기들은 살아있기에, 그의 정취를 느끼는 데는 큰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Q. 당신이 생각하는 김광석의 향기라 함은 어떤 건가.
오만석: 아련하고 은은한 향.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오래 남는 그런 향.

Q. 말한 것처럼 과감한 편곡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정적인 김광석의 노래가 청와대 경호원 이야기와 결합된 것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고.
오만석: 나는 그 콘셉트가 오히려 마음에 든다. 김광석 노래 색깔만 너무 ?았다면, 이야기 완성도에 흠집이 갔을 거다. 자칫 콘서트로 전락할 우려도 있고 말이다. 신기한 건, 잘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노래와 이야기가 무척 잘 어울린다는 거다. 다르기에 오히려 서로가 죽지 않고 교유의 색을 낼 수 있었던 것 같고. 호불호가 갈리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는 건, 이러한 힘 덕분이 아닐까 싶다.

Q. 당신이 연기한 경호원 정학(오만석/유준상/강태을)은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동료 무영(최재웅/치창욱/오종혁)에게 밀려 2인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과거 많은 인터뷰에서 “만년 2등이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했는데, 그런 면에서 2등 인생을 사는 정학이 남다르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오만석: 하하. 나는 정말로 만년 2등이 좋다. 올려다 볼 수 있는 게 행복한 거지, 내려다보는 순간 사람은 위험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1등을 하면 좋기야 하겠지. 하지만 그 기쁨이 오래갈까? 아니다. 잠시다. 정상에 있다는 부담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해지는 걸, 나는 원치 않는다.

Q. 장유정 감독은 정학을 살리에르에 비유하기도 했다.
오만석: 나 역시 무영과 정학의 관계에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떠올렸다. 재능이 있는 사람과 노력하는 사람 중에 과연 누가 오래 남느냐 인데, 결국 이 사회를 이끌어가고 지속시키는 건, 재능이 부족할지라도 노력을 통해서 그 재능을 향상시키고 무언가를 계속 쌓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재능이 있는 모차르트보다는 자신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가는 살리에르가 정학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
[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Q. 오만석은 어느 쪽인 것 같나? 과거 당신이 나타났을 때, 많은 언론들은 ‘오만석은 가지고 태어난 재능이 많은 배우’라고 평가했었다.
오만석: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면, 운동신경? (웃음) 운동신경은 재능인 것 같다. 축구나 야구 같은 구기 종목을 남들보다 잘한다. 좋아하는 만큼 시간 투자도 많이 하는 편이고. 그거 외에는 별 다른 재능이 없다. 노래도 사실 음치 박치에 가깝다.

Q. 이런 게 바로 ‘망언 발언’인가? (웃음) 그러고 보니, 당신의 대학 동기인 문정희 씨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오만석은 어디를 가든 노래를 불렀는데, 그때 만 해도 노래를 이렇게 잘하게 될 줄 몰랐다”고. 그 말을 떠올려보면, 당신 말대로 후천적으로 얻은 실력인가 싶기도 하다.
오만석: 연기도 ‘거지 같이’ 못했다. (웃음) 사실, 어릴 땐 막연한 자신감 같은 게 있었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재능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 그런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니, 내가 제일 못 하는 게 아닌가. 현실을 직시하게 된 거지. 그걸 어떻게든 극복하고 싶어서 술도 마셔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손에 피가 나도록 북도 쳐보고, 피아노 앞에 앉아서 몇 시간씩 노래도 불러보고, 맨발로도 다녀보고, 정말 별의 별 방법을 다 시도했다. 내가 변했다고 느낀 건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다. 대본 리딩을 하는데 이전에는 느끼고 싶어도 느껴지지 않았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정들이 울컥 들어왔다. ‘아, 이거구나!’, ‘내가 달라졌구나!’ 싶었다. 실제로 그때부터 주위의 평가도 달라졌다.

Q. 군대를 다녀오고 왜 달라졌을까. 나이가 들어서? 군대에서의 경험 때문에?
오만석: 복합적이었던 것 같다. 감정을 표출하라고 가르치는 학교와 달리, 군대라는 조직은 억제할 것을 요구한다. 당시엔 답답했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하나의 연기 수업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다. 감정을 응축했다가 폭발하는 방법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이 나도 모르게 몸에 축적돼 있다가, 제대하고 공부할 때 스멀스멀 기어 나온 거다.

Q. <그날들> 뮤지컬 넘버 중 가장 마음이 가는 건 어떤 건가?
오만석: 제목이자, 극의 전체를 아우르는 곡인 ‘그날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고, 눈물이 되고, 위안이 되는 그 날에 대한 추억. 잊고 싶은데 잊혀 지지 않고 아픔으로 남은 그 날에 대한 어떤 아련함. 여러 가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곡이라서 마음에 든다.

Q. 말한 대로 살다보면 잊고 싶은데 잊혀 지지 않는 것들이 생기고, 잊고 싶지 않은데 잊혀 지는 것들이 생긴다. 그런 순간을 만나면 당신은 어떤가?
오만석: 그런 순간이 오면, 내 안에서 여러 기억의 연쇄 작용이 일어난다. 하나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지. 그때 일어난 감정들을 연출할 때 반영하기도 한다.

Q. 연출자로도 활동 중인데, 연출할 때의 오만석과 연기할 때의 오만석은 많이 다른가?
오만석: 연출할 때 조금 더 이성적이고 차분한 사람이 된다. 연기할 때는 내 이성과 감성만 컨트롤하면 되는데, 연출할 때는 내 이성과 감성은 물론이고 남의 것들까지 봐줘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성이 감성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연출할 때의 나는 화를 내거나 감정을 폭발시키는 걸 특히나 경계한다. 이미 지난 간 걸 붙들어봤자, 소용없는 거니까. 문제가 생긴 이유를 찾아 최대한 빨리 해결하는데 시간을 써야지, 화내는데 시간을 쓰는 건 낭비라고 본다.
[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Q. <그날들>은 1992년과 2012년에 발생한 두 가지 ‘실종사건’에 대한 얘기다. 시간을 구분 짓는 더 많은 무대장치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안경(을 쓰고 벗는 모습)과 말투 차이만으로 오가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시간의 흐름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오만석: 개인적으로는 안경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자세, 걸음, 목소리, 느낌만으로 시간의 변화를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사실 첫 공연 때는 안경 없이 연기 했다. 그러다가 다음 날 (강)태을이 공연부터 안경을 소품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건데, 아무래도 안경이 있으면 관객이 극을 이해하는데 조금 더 쉬워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어렵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까, 연출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설명적인 도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던 것 같다. 배우로서는 아쉽지만, 연출자 의견을 따르는 건 당연하다.

Q. 만약 당신이 이 작품의 연출자였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
오만석: 나 역시 장유정 연출가와 같은 선택을 했을 거다. 어쨌거나 <그날들>은 극을 빨리 쫓아가는 20-30%의 관객보다, 더디게 쫓아오는 70-80%를 염두에 두고 가야 하는 작품이니까. 배우의 욕심을 채우는 쪽 보다는 관객의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연출하는 게 맞다.

Q. 당신에겐 ‘1대’ 혹은 ‘원조’라는 수식어가 많다. ‘1대 헤드윅’, ‘1대 김종욱’, ‘원조 공길’ 등.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들의 초연 배우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겠다.
오만석: 그럼. 엄청난 보람을 느끼지. 비결? 운이다, 운. (웃음) 첫 정이 무섭다고, 창작이든 뭐든 초연작품에 애정이 많이 간다. 초연 작품에는 이것저것 시도도 많이 해 보는 편이다. <헤드윅>, <달고나>, <내 마음의 풍금>… 지금 버전의 <그리스> 초연 때도 그랬고… 그러고 보니, 많기는 진짜로 많구나.

Q. 초연했던 것 중에 다시 꺼내서 해 보고 싶은 게 있나?
오만석: <내 마음의 풍금>. 그 작품은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나서서 제작을 다시 해 줬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따뜻한 작품이다.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이 지녀야 할 올바른 형태의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흥행에 유리한 작품은 태생적으로 아니어서, 다시 제작되기엔 여러 어려움이 있다. 그런 작품이 오래 살아남아야 하는데, 참. 그래서 조정석 같은! 초연 때 나랑 더블을 했던 조정석 같은, 그런 배우가 다시 해 줬으면 좋겠다.(웃음) 나는 하고 싶어도 이제 나이 때문이 안 된다. 그 자체가 너무 거짓말이 돼 버리니까. 그러니 대신 조.정.석.같.은.배.우.가 꼭 다시 해 줬으면 좋겠다.(웃음)

Q. (웃음) 당신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연극과 1기 출신이다. 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것 같은데.
오만석: 졸업하기 전에 대학로에서 외부 활동을 했다. 당시엔 서울예전, 중앙대, 동국대 출신들이 대부분이라, 외로웠다. 그리고 한예종 연극원 만의 스타일이 있다.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나이에 개의치 않고 동등하게 어울리는 것들. 그런 것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나쁘게 평가받을까봐, 혹은 건방져 보일까봐 두렵기도 했다. 내가 잘해야 후배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생긴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느꼈다. 지금은 그런 걱정이 괜한 기우였다 싶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졸업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두려움보다는 ‘이걸, 잘 이어 나가야 할 텐데. 이 흐름이 끊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가 크다.

Q. 대학을 선배 없이 다니는 건 어떤 기분인가. 연극영화과들은 대체적으로 선후배 관계가 굉장히 엄격한데, 선배가 없었으니 그런 분위기는 전혀 모르겠다.
오만석: 예술은 도제식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개인의 창의성이 존중받고, 개개인의 감정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고, 그걸 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게 연극영화과 내지는 예술학교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필요조건이 아닐까 싶다. 선배라는 이유로 집합을 걸고 누굴 가르치려 들고, 후배는 또 그런 눈치를 보면서 하고 싶은 걸 못 하는 건 아니지 않나. 그나마 한예종은 그런 것들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었다. 다른 학교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게 자유로운 곳이었던 것 같다.

[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INTERVIEW] 오만석이 지나 온 〈그날들〉에 대해
Q 1999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한 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에 비해 영화에서의 캐릭터는 한정적인 감이 없지 않다. 게이로 분한 코미디 영화 <라이어> 빼고는 항상 조직폭력배이거나 살인범이었다.

오만석: 영화 쪽에서는 나 자체를 어둡게 보는 경향이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들어온 시나리오의 10개 중 8개는 살인범이나 조직폭력배였다. 이유 없이 사람 죽이고, 배신하는 역할들. 그래서 다 거절했다. 개인적으로는 <일 포스티노> 같은 잔잔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현실은 ‘묻지마 살인범’ 역할만 들어오고 있으니, ‘내가 첫 영화(<우리 동네>)를 잘못 찍었나’ 싶기도 하고.(웃음)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Q. 그래도 영화 <카운트다운>에서 보여준 ‘연변 조폭두목’은 기존의 악역들과 달리 굉장히 코믹했다. ‘오만석에게 이런 코믹함이 있었나’ 놀란 관객도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오만석: 아, 그 영화 이후에 코미디 영화 시나리오가 조금 들어오긴 했다. 다른 스케줄과 겹쳐서 출연은 못했는데, 언젠가 또 기회가 오겠지.

Q. <카운트다운>이 개봉했던 그 시기에 코믹 뮤지컬 <톡식히어로>를 연출하기도 했다. 코미디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건가.
오만석: <톡식히어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어 하는 작품이다. 뮤지컬이 상생하려면 A급, B급, C급이 다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톡식히어로>는 템포가 빠른 B급 코미디다. 배우로서 그리고 연출자로서 새로운 걸 시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편이다.

Q. 연극 <이>의 영향일까,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간이 지닌 상처를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들도 많이 연기했다. 뮤지컬 <헤드윅>에서의 트랜스젠더, 드라마 <왕과 나>에서의 내시, 영화 <라이어>에서의 게이 등. 배우 입장에서 이런 캐릭터가 매력적이긴 하겠지만, 여러 번 반복되면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오만석: 방금 언급한 작품 말고도 제의 받은 건 많았다. 남장여자 단단이가 나오는 연극 <남자충동>도 있었고, 중년 게이 커플의 이야기인 뮤지컬 <라카지>도 있었고, 금기의 사랑을 그린 <엠 버터플라이>도 있었고… 그런 여러 제의들 중에서 선택을 해 온 건데, 사실 그런 역할들에 대한 부담은 없다. 일단 그 안에서 맡은 캐릭터들의 색깔이 많이 다르고, 그 이외의 작품들에서 워낙 다른 느낌의 인물을 연기했기에, 이미지 고착에 대한 부담도 별로 느끼지 않는다.

Q. 10년 후의 오만석에 대해 상상해 본 적 있나?
오만석: 글쎄. 지금처럼 연기와 연출을 병행하고 있지 않을까. 직접 쓴 대본으로 만든 작품이 한 편쯤 나왔으면 좋겠고. 아, 내가 작사한 곡으로 앨범도 만들어보고 싶다. 3년 전에 습작으로 써 놓은 ‘자전거와 여인’이라는 A4용지 두 장 분량의 가사가 있는데, 그걸 얼마 전에 우연히 발견했다. 보면서 ‘어라? 잘 썼네?’ 싶더라. (웃음) 서른 넘은 나이에 자전거를 배우는 남자 이야기인데, 자전거를 몰고 동네 야채가게 옆을 지나가다가, 익숙한 여자를 얼핏 발견한다. 그런데 자전거가 처음이라 고개를 돌려 확인 할 수는 없고. ‘누구지? 누구지?’ 하면서 가다가, 강아지 한 마리가 불쑥 나타나는 바람에 전봇대에 빵 부딪혀서 넘어진다. 그때, 방금 본 의문의 여자가 다가오는 거야. 부끄러워서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는데, 그 여자가 뒤통수를 딱 치면서 말해. “괜찮냐?”고. ‘이게 뭐지?’ 하면서 보니까, 엄마야! (일동 웃음)

Q. 당신 성격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오만석: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웃음) 굳이 꼽자면, 즐겁게 일하는 거? 이왕 할 거라면, 촬영이든 연습이든 재미있게 하는 게 좋지 않나. 그래서 현장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농담도 많이 하고, 회식자리도 많이 만든다. 그게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겠다.

Q. 먼 훗날, 오만석이라는 배우의 전기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곡을 오프닝과 엔딩곡으로 쓰고 싶은가.
오만석: 새롭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록을 좋아한다. 록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장르가 훨씬 다양하거든. 다이내믹한 록음악으로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싶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채기원 te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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