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봤어?]<몬스타>, 순정만화와 음악이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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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m-net <몬스타> 2회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밤 9시 50분

다섯 줄 요약
사고 수습을 위해 ‘착한 학생 코스프레’에 들어간 아이돌 스타 윤설찬(용준형)과 뉴질랜드 외딴 곳에서 양치다 전학 온 민세이(하연수)는 같은 반의 짝이 되지만, 설찬을 오해하는 세이는 그가 탐탁지 않다. 회장 정선우(강하늘)와 팀을 이뤄 음악수행평가를 하게 된 두 사람은 설찬이 세이 엄마(김선경)의 전화를 멋대로 받았다는 이유로 크게 다투고, 결국 세이와 선우 둘로만 채워진 무대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끝이 난다. 뒤늦게 이 모습을 본 설찬은 알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리뷰
‘Video killed the radio star’. 1979년 그룹 Buggles는 영상매체가 라디오스타들을 죽였다며 개탄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오히려 ‘video filled the radio star’ 인 시대를 살고 있다. 영상매체를 통해 수많은 뮤지션이 발굴되거나 재발견되고 있고, TV 드라마나 영화는 다양한 음악들이 만들어지고 퍼져나가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시류 위에서 <몬스타>가 나타났다. 눈이 즐겁고 귀가 따뜻해지고 마음이 달래지는 드라마였다. 진짜 음악은 없고 음악 향만 내는 그럴싸하게 포장된 여느 아이돌 융단폭격 드라마와는 격이 달랐다. 여기엔 인물들의 속내가 묻어나는 음악들이 있었다. 왕따 규동이(강의식)의 절절함이 묻어났던 <바람이 분다>, 설찬의 천재성을 감각적으로 드러냈던 <트러블메이커>, 어린 설찬이 떠나는 엄마를 붙잡으며 ‘가지 마세요 제발’ 하며 울부짖을 때 흐르던 <슬퍼하지 말아요>, 오지 않는 설찬을 그리며 부르는 듯한 세이의 <야상곡> 까지. 이야기와 무관히 허투루 쓴 음악들이 없었다.

또한 순정만화를 그대로 TV로 옮긴 듯한 비주얼의 달달함은 외로운 불금의 밤에 플라시보가 돼 주었다. 비주얼 5종 세트라 명명하고픈 다섯 남자의 알싸한 매력! 귀요미와 겉멋, 성깔을 담당하는 설찬, 무게와 서늘함을 담당하는 선우, 눈썹과 콧대를 담당하는 준희(문용석), 나쁜 남자를 담당하는 재록(윤종훈), 그리고 부드러움과 감성목청을 담당하는 규동. 이 우주적 조화로움에 피어오르는 사랑을 숨길 재간이 없다.

무엇보다 어쩔 수 없는 오글라시옹(오글거림)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인물들 각자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설찬과 세이의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엄마를 매개로 각자 다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두 사람이 어떻게 화해하고 성장해 나갈지, 또 ‘선잠’이란 곡에 담긴 한지웅(안내상)의 사연, 규동이와 차도남(박규선)의 비극적 우정 이야기, 심오한 다크 포스를 뿜고 있는 나나(다희)의 이야기 등 학원드라마 특유의 다양한 군상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시동을 걸고 앞으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괴물(monster)이 된 아이들이 나만의 별(mon star)을 찾아가는 이야기 <몬스타>. 음악, 그리고 드라마가 있는 진짜 음악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수다 포인트
- 밴 안에서 밴 밖을 보며 멜로 게이지를 높여가던 설찬. 깊은 선팅으로 유발된 불공평한 눈빛 교환에 굴복하며 사랑의 우물에 빠져버린 그대여, 이제부터 돌아가는 길은 없습니다.
- 몰래 헤실거리다 걸리면 모두 입 운동을 하는 겁니다. 우.쭈.우.쭈.
- 회가 거듭될수록 농익는 용준형의 까도남을 가장한 귀요미 연기! 설렘설렘열매 엑기스를 복용했나요? 자꾸 멋져… 누나 맘 네 맘, 올포원!
- 추신, 부디 이 드라마가 세상의 모든 ‘라디오(규동이)’의 마음을 채워주는 드라마가 되길 바랍니다.

글. 꿀벌(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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