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적
방송의 적

Mnet <방송의 적> 6회 2013년 7월 3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이적 쇼>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개그맨 윤성호에게 바보연기를 전수받는 존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적 쇼>는 뮤즈 섭외에 고전을 겪는다. 이적과 제작진은 노력 끝에 ‘옥타곤 걸’ 이수정과 ‘홍대 여신’ 한희정과 사전미팅을 진행하지만, <이적 쇼> 뮤즈로 초대하는 데는 실패한다. 고민 끝에 제작진은 이적에게 존박의 사생활을 추적해 공개하는 것으로 난국에 빠진 <이적 쇼>를 살리기로 하고 난지공원에서 몰래 데이트를 즐기고 있던 존박과 ‘그의 연인’을 포착한다.

리뷰
이적과 존박이 ‘명문대 출신’, ‘엘리트’ 또는 ‘모범생’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아마도 제작진은 이 둘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바보’로 만듦으로 인해 그들에게 고정된 수식어가 허구일 수 있음을 폭로하는 방법을 택한 듯 하다. 이번 회에 들면서 특히 이들의 도전이 결국 ‘바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마추어 바보’다. 바보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달까. 현실로 돌아가면 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노래할 것이고, 대중은 그들에게 언제 이런 (흑역사도 못될) ‘흐릿한 역사’가 있었나 할 것이다. 스스로를 바보라 생각지도 않고, 바보처럼 연기하는 데 완벽한 자연스러움을 구사하지도 않으며, 현실에서도 전혀 바보 같은 구석을 찾지 못한다면 이는 무엇을 위한 ‘바보 되기’ 또는 ‘바보 만들기’일까.

<방송의 적>을 리얼리티 쇼라 부를 수도 페이크다큐라 부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이 프로그램이 이적 또는 존박이라는 인물이 처한 현실과 어떤 연결고리를 전달해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리고 이 연결고리는 <방송의 적>이란 프로그램 밖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이적 그리고 존박이라는 캐릭터와 어느 정도의 공통분모를 공유하고 있어, <방송의 적> 안에서의 모습이 그 밖에서의 모습으로 연상되거나 오버랩될 때 극대화된다. 조금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이효리가 <골든 12>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은 그녀가 프로그램 밖에서 보여주고 있는 ‘현실의 오늘’과 닮아있었고, <방송의 적>의 전신(?)으로 거론되는 <음악의 신>의 이상민 또한 그가 처했던 상황을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왔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리얼리티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의 중심인물이 가지는 ‘현실적 캐릭터’가 얼마나 프로그램 안으로 잘 스며들고 그를 어떠한 방식으로-자기비하건 풍자건-구현해 나가는지에 따라 대중의 반응 온도도 결정된다.

이런 관점에서 <방송의 적>이 대중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이적과 존박의 모습은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다르게 질문하자면, 대중이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기 원하는 가.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세를 보이는 존박의 ‘연기력’을 봐서라도 ‘바보 만들기’에만 치중하는 것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수다포인트
-에이…존박이 스스로 ’엘리트’라 칭하는 인터뷰 막바지에 ‘열린 남대문’으로 대조시키는 건 좀, 그닥… 재미가 없달까요?
-적어도 이번 회의 최대 수혜지는 <지문사냥꾼> 출판사이려나요? 아니면 작가님?
-몰래데이트를 들켜 흥분한 존박, “메미리(메모리) 내놔!”라는 외마디. 막판에 빵 터졌네요.

글. 톨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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