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나와라 뚝딱
금 나와라 뚝딱
금 나와라 뚝딱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27~28회, 7월 6~7일 오후 8시 45분

다섯 줄 요약
현준(이태성)은 순상(한진희)을 움직여 현수(연정훈)가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도록 종용하고, 이를 전해들은 몽희(한지혜)는 현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브랜드 개발에 열중한다. 현준은 결국 상철(김다현)을 세공사로 회사에 불러들이고, 성은(이수경)은 현준의 태도에 점점 더 초조해진다. 덕희(이혜숙)는 몽현(백진희)에게 돈을 건네며 이혼을 종용하고, 몽현은 친정에 가 가족들에게 이혼을 고려하고 있음을 알린다.

리뷰
갈등은 여기저기에서 터지고 있지만 여전히 극의 흐름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초반의 속도감이나 캐릭터의 생동감을 생각해 본다면, 반절을 넘어선 <금 나와라 뚝딱!>이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무엇보다 성은을 둘러싼 비밀들이 하나 둘씩 터져가고 있고, 몽현과 현태(박서준)를 둘러싼 갈등 또한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극 자체가 갖고 있는 긴장감은 오히려 늘어지는 모양새다.

보통 갈등이 터지게 되면 인물들은 어떠한 액션을 취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자기방어의 행동이든, 아니면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행동이든 자신이 몰랐던 갈등 요소들이 드러났을 때 거기에 연루된 대부분의 인물들은 어떠한 행동을 취한다. 그리고 그 행동들이 서로 역학관계를 이루며 갈등을 증폭시킨다. 드라마에서 갈등이 중요한 이유는 캐릭터들이 그 갈등을 토대로 행동하고 사건을 증폭시키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 나와라 뚝딱!> 속의 인물들은 갈등을 눈 앞에 두고도 그 누구도 ‘행동’을 취하지 않은 채 ‘꿍꿍이’를 쌓은 속내만 드러낸다. 성은의 비밀을 알게 된 현준은 이를 제대로 터뜨리거나 혹은 성은을 제대로 압박하지 못한 채 성은의 주위만 맴돈다. 갈등이 증폭되기 위해서는 뚜렷한 액션을 취해야하지만 현준이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상철을 회사에 넣고 성은의 반응을 보며 전전긍긍해 하는 정도다. 성은 역시 들키지 않기 위해 상철에게 패악질을 하는 것뿐 적극적인 상황 해결 의지를 보이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현태의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뭐든지 다 할 것처럼 보이는 덕희도 사실상 의뭉스러운 태도로 몽현을 압박하는 데 그치고 있고, 현태 또한 막상 이 갈등의 중심에 서 있음에도 뚜렷한 액션 없이 그저 아버지 순상(한진희)에게 상황을 보고 하고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게 전부다. 현수도 막상 생모를 찾는 일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고, 유나와 몽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뚜렷한 액션이 없는 상태다. 이는 몽희 역시도 막상 다를 것이 없다.

이처럼 갈등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고, 그 갈등에 연루되는 인물들이 하나씩 늘어남에도 극이 도돌이표를 돌 듯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마치 그것들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속내만 쌓아가고,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행동과 갈등의 마무리에 대한 열쇠를 오로지 한 인물, 박순상에게 쥐어주기 바쁘다. 아무리 극 중 가장 강력한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사람이 순상이라 하더라도, 극의 모든 갈등의 마무리를 순상에게 미루는 지금의 상황에서 드라마는 지지부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갈등이 긴장감으로 치환될 수 있는 것은 그 갈등 속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행동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고, 그 행동이 불러올 더 큰 파장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인가 터질 듯 하다가도 결국 김 빠진 맥주처럼 흘러가 버리는 현재의 상황은 수 많은 갈등거리를 안은 것 만으로도 긴장감을 부여했던 <금 나와라 뚝딱!>에게 상당히 아쉬운 지점이다. 충분히 좋은 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스스로 그 조건을 감당하지 못한 많은 드라마들이 그러했듯 <금 나와라 뚝딱!>의 한계도 슬슬 여기까지 인 듯 싶기도 하다.

수다 포인트
- 몽현과 현태의 키스신, 이럴 땐 잠시 클로즈업을 해 주셔도 좋습니다.
- 인기의 여세를 몰아 CF까지 진출하신 순상. 다만 가끔 코믹 CF와 드라마가 겹쳐 보인다는 것이 함정.
- 미나가 벌벌 떨 정도로 무서운 순상.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드라마에서 제일 귀여운 남자라는 불편한 진실.

글. 민경진(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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