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가 성장시킨 별 여섯
출연진 강의식(맨 왼쪽부터), 김민영, 하연수, 강하늘, 다희, 박규선" />tvN·Mnet <몬스타> 출연진 강의식(맨 왼쪽부터), 김민영, 하연수, 강하늘, 다희, 박규선

“젊음이 행복하다는 것은 그것을 잃은 사람들의 착각이다.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멍들고 상처 입는 것, 그것이 젊음이다”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경구로 화려하게 막을 연 케이블채널 tvN·Mnet <몬스타>도 어느덧 종반부를 향해 가고 있다. <몬스타>는 1020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아우르는 세대공감 뮤직드라마를 표방하며 ‘음악성’과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극은 아이돌 그룹에서 사고를 친 후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돌아온 윤설찬(용준형)과 돌아가신 아버지가 부르던 옛 노래를 좋아하는 뉴질랜드 소녀 민세이(하연수), 그리고 이들의 친구들이 ‘몬스타’라는 음악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나가는 내용을 다뤘다.

4회분 방송만을 남겨둔 9일, 서울 여의도 IFC몰 엠펍에서 만난 <몬스타>의 여섯 스타들의 표정엔 제작발표회 때의 풋풋한 흔적은 온데간데없었다. 이미 모든 촬영을 마쳤다는 그들은, 열병처럼 사랑에 취하고 내면의 상처로 고통 받던 극 속 청춘들처럼 고군분투 끝에 성장을 거듭한 듯 보였다. <몬스타>가 그들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극 속 캐릭터의 성장과 함께 연기자로 거듭난 여섯 스타, 하연수·강하늘·김민영·박규선·강의식·다희에게 <몬스타>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하늘(왼쪽부터), 하연수, 강의식 사진
강하늘(왼쪽부터), 하연수, 강의식 사진
강하늘(왼쪽부터), 하연수, 강의식 사진

# 그들이 <몬스타>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모든 세대의 공감을 위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10대들이 겪고 느끼는 감정들을 충실히 재현하려했다.” 강하늘의 말마따나 <몬스타>가 보여준 10대들의 날것의 일상과 감성은 극을 지켜본 대중이 스스로 공감대를 찾게 하는 심리적 기제가 됐다. 나이가 많건 적건 <몬스타>에서 고등학생을 연기한 배우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데 고심을 거듭한 듯했다.

Q. 음악을 통한 개개인의 성장이 극의 큰 틀을 이루고 있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에 집중했는가.
박규선: 올해로 스물여덟 살이다. 학생연기를 하기엔 꽤 많은 나이임에도 차도남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캐릭터가 나의 학창시절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엔 친구들과 싸움도 많이 하고 놀러 다니는 걸 무척 좋아했다(웃음). 그러다 밴드부에 들어가면서 그런 생활을 접고 음악에만 집중하게 된 거다. 차도남이 실제 나와 무척 닮아 있었기에 꼭 연기해보고 싶었다.
강하늘: 실제의 나는 정선우와 많이 다르다. 선우처럼 부자가 아니었고 까칠하고 시크한 성격도 아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악기를 좋아했고 음악을 사랑한 점은 많이 닮았다. 그래서 선우를 표현할 때 그러한 ‘악기 사랑’을 표현하는데 집중하려 했다. 선우는 주변 환경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접고 있다가 칼라바를 만나면서 자신을 둘러싼 제약들을 깨나간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어릴 적에 연기가 하고 싶어 극단에 들어가면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선우를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자신의 꿈을 지켜나가는 용기를 얻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하연수: 사춘기 소녀 민세이의 캐릭터를 따로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나의 경험에서 비슷한 부분을 찾아 충실히 재현하려 노력했다. 세이에게 뉴질랜드라는 도피처가 있듯 나도 외롭고 생각이 많아질 때면 산을 자주 찾았다(웃음). 엄마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렵긴 했지만, 세이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그려내는데 더 집중했던 것 같다.
김민영: 어릴 때는 드라마를 보면서 ‘저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몬스타>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아픔과 고민이 담긴 드라마다. 그래서 보는 분들이 드라마가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다는 생각이 들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해내려 했다.
강의식: <몬스타>에 나오는 친구들은 모두 저마다 내면의 상처가 있다. 박규동은 왕따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방송을 모니터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다보면 “친구들이 규동을 대하는 게 심하긴 하지만 요즘 애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는 반응이 많더라. 음악을 통해서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가를 표현하려 집중했던 것 같다.

다희(맨 왼쪽부터), 박규선, 김민영
다희(맨 왼쪽부터), 박규선, 김민영
다희(맨 왼쪽부터), 박규선, 김민영

# <몬스타>가 배우들에게 남긴 것들
<몬스타>와 함께 한 6개월여의 시간은 극 중의 캐릭터들뿐 만아니라 실제 배우들의 역량까지 강화시켰다. 단순히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까지 함께 소화해야 했던 배우들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상당한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Q. <몬스타>를 통해 본인이 어떤 부분에서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하는가.
하연수: 사실 <몬스타>가 내겐 첫 드라마다. 영화도 출연했었지만 비중이 적었고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이 강했다. 이번엔 연기가 부족했지만 내가 가진 독특한 마스크나 연기에 대한 신념을 믿고 끝까지 왔다는데 의미가 있다. 조금 성장했다는 건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웃음).
박규선: 어느덧 데뷔 11년차다. 드라마도 8개 정도 했다. SBS <드라마의 제왕>을 할 땐 안약을 넣어야만 눈물연기가 됐는데, 이번에 의식과 연기를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 연기가 되더라(웃음). 그렇게 연기를 하면서 ‘내가 웃기줄만 아는 사람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희: 정말 노력하면 그만큼 성과를 얻는 다는 걸 깨달았다. 음악신을 찍을 때는 인이어를 껴도 내 목소리가 안 들려서 걱정을 했는데 방송을 보니 생각보다 잘 나왔더라(웃음).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것들은 앞으로 가수 생활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강의식: 배우들은 눈물연기에 대한 부담이 있다. <몬스타>를 하면서 우는 신이 많아서 특히 부담이 많았다. 1화에 ‘바람이 분다’를 부를 때도 감독님이 원하는 수준의 연기가 있었지만, 모창·리액션·연기 등 고려할 요소가 많다보니 어려움을 겪었다. 극 후반부로 가면서 규동 캐릭터에 몰입하면서부터는 툭 찌르면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정이 잡혔다. <몬스타>를 하며 눈물연기에 대한 겁이 없어졌다(웃음).
강하늘: 잠을 줄여가며 첼로를 연습하다가 깨달았다. ‘내가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에 쏟을 힘이 남아있구나’하고 말이다(웃음). 이런 마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 내겐 큰 소득이다.

Q. 강하늘과 강의식은 <몬스타>에 출연하기 전에 뮤지컬 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 그러한 경험이 뮤직드라마에 출연하는데 도움이 됐나.
강하늘:
<몬스타> 이전에 12개의 뮤지컬 작품에 참여했다. 그럼에도 항상 드라마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 TV를 보면 남자 주인공이 사랑고백을 할 때 OST가 깔린다. 그걸 보면서 나도 ‘OST를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몬스타> 오디션 때 더 절실하게 임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의 꿈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 나의 목소리가 방송이란 매체를 통해 나가는 것이 즐거웠고 일주일 동안 큰 힘이 됐다.
강의식: 강하늘 만큼은 아니지만 뮤지컬 무대에 선 경험은 분명 드라마를 찍는데 도움이 됐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목소리 톤의 차이가 있다. 뮤지컬은 극장이란 공간의 제약을 받기에 웅장하고 성량이 큰 소리를 내야하지만, 드라마는 좀 더 일상적인 느낌을 담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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