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방송의 적〉, 구원의 빛이 있으리니
방송화면 캡쳐 존박(위), 이적(아래 맨 왼쪽부터), 리지, 김진표" />Mnet <방송의 적> 방송화면 캡쳐 존박(위), 이적(아래 맨 왼쪽부터), 리지, 김진표

Mnet <방송의 적> 7회 2013년 7월 10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새 앨범 발표로 한층 스케줄이 많아진 존박은 <엠 카운트다운> 녹화를 위해 대기하는 와중에도 <이적쇼>의 뮤즈를 섭외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적쇼>의 ‘패닉 스페셜’을 준비하기 위해 존박과 응구, 존아카펠라는 패닉의 노래와 ‘춤’ 등을 연습하는 성의를 비친다. <이적쇼> 녹화를 앞두고 재회한 이적과 김진표는 <이적쇼>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이적쇼> 5회의 뮤즈로 ‘여배우’ 리지가 출연한다.

리뷰
다행이다. 수세에 몰리더라도 꼭 자멸하라는 법은 없나 보다. 하늘에서 기적같이(!) 구원의 손길이 뻗칠 수도 있다. 게다가 구원의 손이 하나 이상일 수도 있다. 이번 회의 일등공신은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단연 김진표였고, 그 다음이 리지였다. 이를 통해 입증된 건, 결국 <방송의 적>과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을 ‘힘차게’ 끌고 갈 수 있는 것이 오로지 ‘캐릭터’와 그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와 만들어가는 ‘긴장관계’라는 점이다.

우선 김진표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김진표는 이적과 함께 음악생활을 시작한 직업적 파트너이자 오랜 시간 동안 친분을 유지해 온 ‘친한 동생’이다. 그 시간이 증명해주듯, 김진표는 이적을 스스럼없이 대했다. 이 ‘스스럼없음’은 상대방을 향한 애정 어린(?) ‘디스’에도 적용이 되었고, 그 ‘디스’는 일방향적인 것이 아닌, 쌍방향적인 것이었다. 그들 사이엔 일종의 ‘친밀한 긴장’이 존재했다. 김진표라는 존재가 이적에게 이러한 ‘긴장’을 불어넣어줌으로써, 그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그것이 비단 이적을 왕자님 같은 주인공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표면상으로는 희화화되더라도 캐릭터에 대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김진표는 훌륭하게 해낸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에 이어 이번 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리지의 전략-혹은 리지를 그렇게 배치시킨 제작진의 전략은 매우 영리했다. 이 전략의 영리함은 리지라는 개인/캐릭터를 십분 활용하면서도 이 캐릭터가 이적과 김진표라는 다른 캐릭터들을 연결시켜주는 꼭지점 역할을 수행했다는 데있다. 리지가 내뿜는 ‘4차원적 매력’은 그 자체의 엉뚱함으로 홀로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안에서 리지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끌고 가면서도 이적과 김진표라는 캐릭터에 반응하는 모습을 유지했다. 이는 이제껏 단편적으로나마 등장했던 여러 인물들과 전적으로 두드러지는 지점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개성을 유지하되, 그 개성을 과잉으로 이끌고 가지 않는 것.

여전히 취약한 부분은 있다. 이번 방송에서는 특히 존아카펠라의 ‘연기 구멍’이 두드러졌다. 매 회 아슬아슬하던 것이 이번 회 들어 늘어난 분량 탓에 더 눈에 띄게 된 걸까. “코미디는 타이밍”일 수도 있겠지만, ‘웃기는 캐릭터 덕에 탄생하는 타이밍’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웃기는 캐릭터’는 ‘열심히 연기’한다고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타고난 무언가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좀 슬프기도 하다. (이대론 <음악의 신> 못 이길지도… 김응구와 쿨케이도 좀더 분발해 주세…요…분발…분발이라니….)

수다포인트
- 헨리와 존박이 영어로 대화를 나눴어도 재미있었을 텐데…헨리가 ‘덜덜이’란 단어를 이해 못한 것 같아 아쉽네요.
- 전지현에게 뮤즈로 출연해달라고 문자 보내면서 진짜 침을 흘리신(!) 이적, 정말 좋으셨군요? (우쭈쭈-)
- 오랜만에 이적과 함께 ‘패닉’으로 출연한 김진표도 ‘팬티스타킹’의 최면에 걸려 안드로메다로!

글. 톨리(TV리뷰어)

사진제공.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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