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꽃보다 할배’
처음으로 유럽 배낭여행에 나선 할배들의 여정에 따라나선 프로그램 속 이서진의 모습은 방송 5회째를 넘어서는 현재는 누구도 대체불가임을 보여준다 ’걸그룹과 함께 여행할 것’이라는 말에 속아 여행에 따라나서게 된 그의 모습은 처음부터 ‘의외성’에 기대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반듯한 ‘엄친아’ 이미지에 배우로서 ‘핫’한 이슈를 몰고 다니지도 않았고 오히려 언뜻 보기엔 냉정할 것 같다는 편견을 줄 수도 있는 그는 ‘꽃보다 할배’를 통해 다시 태어났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 여행이 낯선 할배들을 위해 길을 묻고, 음식을 주문하는 등 ‘능력자’임을 자청하고 항상 차분하고 예의있는 품성을 보이면서도 곳곳에서 느껴지는 인간미는 시청자들이 한 발짝 가깝게 그에게 다가서게 만든다.

특히 할배들이 묵을 호텔방이 작아 걱정하고 밤에는 최대한 문소리를 내지 않으려 세심한 배려를 하는 등 예의범절이 몸에 익은 그이지만 ‘모셔야 할 어르신’들과의 계속된 여정에 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자신을 앞에 두고 김명민의 연기를 무한 칭찬하는 이순재에게 못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이나 “결혼하라”며 여배우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할배들의 수다에 당황하는 장면 등은 그도 마음 약한 인간임을 느끼게 해 주는 공감대의 포인트다.
여기에는 꾸밈없이 솔직담백한 그만의 성격도 한 몫한다. 입에 맞지 않은 서양 음식으로 고생하는 할배들을 위해 요리하다 미역을 보곤 ’6월 6일이 (포미닛의 멤버) 현아의 생일’이라며 삼촌팬임을 스스럼없이 밝히거나 계속된 ‘짐꾼’ 역할에 조용히 푸념하는 모습은 다가가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을 일게 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잘한 건 형(이서진)을 캐스팅한 것”이라는 프로그램 속 나영석 PD의 외침처럼 이서진은 단순한 ‘짐꾼’이 아닌 ‘꽃보다 할배’의 주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대만편에서는 그가 고대해 마지 않던 소녀시대 써니와의 만남에서 또다른 매력을 선사할까. 할배들의 여행에 품격있는 신사 짐꾼으로 거듭나고 있는 그의 행보가 여행의 여정만큼이나 주목된다.
글.장서윤 ciel@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