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에어2
스파이에어2
중학교 동창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일본 록밴드 스파이에어는 거리공연으로 시작해 부도칸을 매진시키고 오리콘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 성공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결성 8년차인 이들은 나고야의 인디 시절 길거리 공연을 펼치며 지명도를 쌓았다. 100번째 라이브에서는 약 2,000명 이상의 관객이 모이는 성과를 거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메이저에 입성하게 된다. 이후 ‘블리치’, ‘은혼’ 등 인기 애니메이션에 곡을 실으며 이름을 알려나갔다. 한국 시장의 문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하 지산밸리) 출연에 이어 올해에는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이하 시티브레이크) 무대에 오르며 3년 연속 한국 대형 록페스티벌 출연이라는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시티브레이크’ 현장에서 스파이에어의 멤버들인 이케(보컬), 켄타(드럼), 모미켄(베이스), 유지(기타)를 만났다.

Q. 한국의 대형 록페스티벌에 3년 연속 초청을 받았다. 이제는 한국 관객이 익숙해졌을 것 같다.
스파이에어: 작년과 재작년 ‘지산밸리’에 이어 올해 ‘시티브레이크’까지 큰 페스티벌에 연이어 오게 돼 너무 기쁘다.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관객들은 대단히 열정적이다. 단지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에 참여하는 것 같다. 합창하는 것을 보면 목소리도 정말 큰 것 같다.(웃음)

Q. 한국의 분당 서현동에서 게릴라 공연을 갖기도 했다. 이 장면이 스파이에어의 노래 ‘Japanication’ 뮤직비디오에 그대로 실렸더라.
스파이에어: 그 때(2011년 1월)가 케이팝이 일본으로 활발하게 흘러들어오는 시기였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우리의 음악이 한국으로 가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했다. 우리는 시작은 길거리 공연이었다. 그래서 한국 팬들에게도 길거리 공연을 통해 인정받고 싶었다.

Q. 일본 인디즈 시절부터 착실히 경력을 쌓아갔다. 최근에 나온 새 앨범 ‘Million’은 첫 오리콘 앨범차트 2위까지 올랐다. 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간 것이 아닌가?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스파이에어: 메이저에 데뷔한지는 아직 3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스파이에어가 결성된 것은 이제 어느덧 8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힘든 일도 참 많았다. 우리가 견뎌온 고통들이 모여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에서도 알려지고 있어서 기쁘다.

Q. 일본은 인디 신을 비롯해 록 신(scene)이 매우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비메탈부터 기발한 크로스오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록이 사랑받고 있다. 스파이에어의 음악은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스파이에어: 제이 록(J-Rock)은 다양한 변형을 거치면서 이제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음악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 록은 그런 크로스오버의 물결에 역행한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쉽고 단순한 멜로디를 쓰려 한다. 또 그런 점이 우리가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_SPYAIR 04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_SPYAIR 04
Q. 최근 정규 3집 ‘Million’이 한국과 일본에 동시에 발매됐다.
스파이에어: 이제까지 스파이에어로 활동하면서 여러 음악적인 도전을 해왔다. 이번 앨범은 우리가 가진 순수한 음악성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앨범 작업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우리 자신을 보여주려 했다. ‘Million’이란 앨범 제목처럼 우리 음악이 100만 명에게 전파됐으면 한다.

Q. 이제는 록 스타가 된 것이 아닌가? 혹시 인디 시절이 그리울 때는 없나?
스파이에어: 아직은 록 스타라는 표현이 어색하다.(웃음) 인디 시절에 대해서는… 인터뷰에서 물어볼 때 생각하는 정도?

Q. 혹시 좋아하는 한국 뮤지션이 있나?
스파이에어: 사실 많이 알지는 못한다. 초신성, 레드 애플, 슈아이 정도의 이름을 들어봤다.

Q. 일본의 록은 영미권의 음악과 차이가 있다. 엑스재팬, 라르크 앙 시엘 등 과거의 인기 밴드들부터 최근의 동경사변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색이 있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일본 록의 특징은 무엇인가?
스파이에어: 과거에는 영미권의 록을 따라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 속에는 미국, 영국의 록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잠재돼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성품 중 하나가 굉장히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그 노력의 결과가 일본 록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일본의 록은 섬세하다고 생각한다.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_SPYAIR 19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_SPYAIR 19
Q. 자국 밴드들 중 존경하는 뮤지션을 꼽는다면?
스파이에어: 비즈, 하이 스탠다드, 라르크 앙 시엘, 그리고 요시키! 해외 밴드들 중에는 콘, 린킨 파크, 림프 비즈킷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Q. 스파이에어가 추구하는 음악은?
스파이에어: 가장 큰 목표는 역시 우리 음악을 들었을 때 스파이에어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와 비슷하다는 말 말고.

Q. 내달 28일과 29일 홍대 라이브클럽 브이홀에서 세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공연데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스파이에어: 새 앨범 ‘Million’에서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음악을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한국 활동을 밝게 내다보고 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Q. 최근에 일본 애니메이션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를 정말 재밌게 봤다.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일본에서 데스 메탈이 그렇게 인기가 많나?
스파이에어: 하하하! 실제로 꼭 그렇진 않다. 만화는 만화일 뿐.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소니뮤직,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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