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진짜 사나이

MBC ‘일밤 - 진짜 사나이’ 2013년 8월 18일 오후 6시 20분


다섯 줄 요약
40시간의 고된 무수면 훈련의 종지부를 찍게 되는 우리의 ‘진짜 사나이’들은 졸린 눈을 부릅뜨고 고된 사투를 계속하게 된다. 훌륭한 1% 부대원을 만들기 위해 훈련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동시에 전우애는 더욱 두터워 진다. 드디어 무수면 훈련이 끝나고 달콤한 14시간의 수면도 잠시, 본격적인 생활관으로 배치된 이들에게는 무서운(?) 선임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리뷰
프로그램의 초반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진짜 사나이’에는 여러 가지 예능의 그림자들이 복합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메인 진행을 도맡는 주 MC가 없이, 고정된 카메라 위치와 외부자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던 프로그램은 국방 홍보와 예능의 절충점처럼 보였다.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르며 하나의 스토리를 내부적으로 장착하게 되고, 이제는 시퀸스 별로 전달하는 메시지를 달리하여 다층적인 변화를 주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런닝맨’의 ‘미션 클리어’와 ‘우리 결혼했어요’의 ‘전형적 내러티브 삽입’의 징후가 보이지만 노골적인 차용의 수준은 아니다.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하고 복합적인 구성으로 매너리즘을 타개하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금주부터 시작된 배철수의 내레이션은 예전 ‘우정의 무대’ 속 이상용 MC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진짜 사나이’는 가히 피 튀기는 리얼리티 경쟁 속에서 새로이 버전 업된 ‘우정의 무대’라 할 만하다. 이는 프로그램의 배경이 군대라서 만이 아니다. 그간 군을 소재로 한 지상파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한 부대를 체험하는 시간 내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시퀸스 별로 정돈하여 보여주는 홍보 프로그램은 ‘진짜 사나이’가 유일하다.

‘진짜 사나이’에는 적당한 수준의 담론을 미리 합의해놓은 상태에서 걸 그룹의 위문공연이 등장하고, 부대마다의 대표 인물을 소개한 뒤 어머니와의 만남이 (항상 그렇듯) 준비되어 있다. 이전 ‘우정의 무대’가 일요일 버라이어티 쇼를 통해 투박하게 전달되었던 것과는 달리 ‘진짜 사나이’는 이러한 내용들을 좀 더 세련되고 21세기에 맞게끔 기존 예능들의 성공과 실패를 잘 버무려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소 진부한 부분도 이번 회에 보이기 시작했다. 매 부대마다 무서운 선임들의 등장은 이제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전입 전 발차기를 하며 신병들을 기다리는 장면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이러한 반응을 미리 예견했는지 몰래 카메라로 내러티브의 반전을 주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생활관에서의 감동과 고난을 미리 예견할 수 있다. 특히나 위악의 이면을 돌아보게 하는 군대라는 곳에서 이들이 겪는 스톡홀름 콤플렉스는 매번 전우애라는 심금 울리는 신파 코드로 무화되는데 언제까지 이러한 컨셉트가 유효하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진짜 사나이’가 좀 더 깊이 있는 변화를 모색해보아야 할 시기라고 보여 진다.

수다포인트
다음 중 40시간 만에 잠을 자는 기분 중 가장 적절한 표현은?
1. 맨 바닥인데도 안마의자에 누운 느낌
2. 구름 위에 눕는 기분
3. 갑자기 미국에 와 있는 느낌
4. new 군대리아에서 숯불 맛이 나는 기분(미국 서부의 햄버거를 먹을 것 같은 느낌)

글. 강승민(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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