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수
하연수
하연수

“아직은 이것 저것 많은 경험이 절실한 때인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언젠간 나만의 연기도 할 수 있겠죠?”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상기된 표정으로 얼굴 가득 미소를 지어 보이는 하연수(23)는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신인답지 않게 주눅드는 법 없이 또랑또랑하고 씩씩하다.

출연작은 지난해 영화 ‘연애의 온도’에 이어 올해 tvN 드라마 ‘몬스타’ 단 두 편이지만 이국적인 마스크와 신비감을 주는 분위기로 단번에 기대주로 떠오른 그다. 현 소속사(BH엔터테인먼트)에 우연히 캐스팅되기 전까지만 해도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미술학도였던 그는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연기를 하고 싶단다. 그런 그가 꼽은 영화는 발랄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부터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은 독립영화까지 다양한 취향이 엿보인다.

레옹
레옹
1. 레옹
1994년 | 뤽 베송

하연수: 뤽 베송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요.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무척 좋았고 캐릭터들이 전부 다 탐나는 캐릭터들이에요. 한번쯤은 꼭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이기도 하죠.

영화설명: 떠돌이 킬러 레옹(장 르노)은 우유 2팩이 든 가방과 화분을 들고 떠돈다. 어느 날 마약 중개인 아버지 밑에서 불행하게 살고 있는 이웃의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을 만나게 되고 마틸다는 가족이 범죄에 휘말려 모두 죽는 아픔을 겪게 된다. 이후 레옹과 마틸다는 함께 다니며 가족 못지 않은 사랑과 우정을 쌓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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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루 밑 아리에티
2010년 |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하연수: 하프를 시작하게 된 큰 계기 중 하나를 심어준 작품이에요. 세실 코벨이라는 하프 연주가가 OST를 전부 담당했는데 곡들이 무척 좋았거든요. 작품 속 아리에티라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매력있고 내용도 귀엽고 잔잔해요. 일단 저는 캐릭터가 좋아야 끌리나봐요.

영화설명: 키가 10cm에 불과한 소녀 아리에티는 오래된 저택의 마루 밑에서 인간들의 물건을 몰래 빌려 쓰며 살아가는 소인들 중 한 명이다. 이들은 인간에게는 정체를 철저히 숨긴 채 사람을 영위해 가고 있다. 14살이 된 아리에티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홀로 살아가기 위해 인간의 세상으로 뛰어들지만 가족들에게 예기치 않은 위험이 찾아오고 만다.

P
P
3. 마다가스카의 펭귄 시리즈

2009년 | 톰 맥그라스,에릭 다넬

하연수: TV에서 방송된 애니메이션으로 펭귄들 사이에서 사건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나날을 담은 유쾌한 작품이에요. 저는 작품 속에서 프라이빗이라는 펭귄을 가장 좋아해요. 백치미 가득한 캐릭터가 매력적이거든요. 애니메이션이지만 펭귄들의 리액션이나 표정 연기가 압권입니다.

영화설명: 미국 니켈로디언사에서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으로 미국에서는 2009년 3월, 한국에서는 그 해 4월 첫 전파를 탔다.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사는 스키퍼, 코왈스키, 리코, 프라이빗 등 네 마리 펭귄들은 실제로는 특수 능력을 지닌 엘리트 특공대다. 이들의 임무는 동물원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 그러나 동물원에 사는 각기 다른 캐릭터의 동물들로 인해 평화를 지키기가 녹록지는 않다.

HA
HA
4. 하바나 블루스

2009년 | 베니토 잠브라노

하연수: 쿠바에 사는 가난한 뮤지션과 가족들의 이야기인데 바다를 건너면서 헤어지는 덤덤하게 그려진 이별 장면이나 캠프파이어 앞에서 주인공이 아내와 딸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무척 인상깊게 남아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픈, 짠한 영화예요.실제로 영화 속에서 계속 연주와 노래를 하는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영화설명: 생활고에 시달리는 쿠바에 사는 무명 뮤지션 루이와 티토는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잃지 않는다. 어느 날 스페인의 유명 음반 프로듀서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두 사람은 음반 준비를 시작하지만 노예계약과 다름 없는 계약 조건을 알게 된 후 고민에 빠진다. 2005년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출품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06년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하연수 (1)
하연수 (1)
신데렐라보다는 내실 있는 연기자로…
5년 전, 대입 준비를 위해 고향인 부산을 등지고 홀로 상경했던 그는 용돈이며 생활비를 스스로 책임지며 생활했던 ‘억척 소녀’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독립적으로 살아와서인지 왠만한 어려움에는 잘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데뷔 후 두 편 만에 주인공을 맡는 등 단숨에 주목받다보니 ‘신데렐라’라는 호칭이 따라다니는 게 가끔은 속상하기도 하다. “사실 ‘몬스타’도 4차까지 오디션을 보면서 어렵게 합류한 작품인데 별 노력 없이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쉽기도 하죠. 그치만 남들에 비해 큰 행운이 따랐던 만큼, 더 노력해야 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막 연기자로 날갯짓을 시작한 그의 모습에서는 어쩐지 자기 길을 천천히 뚝심있게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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