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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N 리뷰] 하정우X김남길 '클로젯', 익숙한 공포가 친근하거나 식상하거나

    [TEN 리뷰] 하정우X김남길 '클로젯', 익숙한 공포가 친근하거나 식상하거나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삐그덕 끼익.”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는 벽장 문이 열리면 벽장과 연결된 어둠의 세계인 '이계'로 아이가 빨려 들어가 사라진다. 영화 '클로젯'은 기괴한 소리와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귀신 등 점프 스케어를 곳곳에 집어넣어 공포감을 끌어올렸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 분), 엄마가 죽은 후 어두워진 딸 이나(허율 분)는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간다. 워커홀릭 건축가 상원은 그동안 아내에게 전적으로 육아를 맡겨...

  • [TEN 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벼랑 끝에 선 인간들의 잔혹한 욕망

    [TEN 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벼랑 끝에 선 인간들의 잔혹한 욕망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깜깜한 굴속을 롤러코스터를 타고 달려가는 듯하다. 눈앞에 무엇이 있는지 도통 알 수 없으니 답답하면서도 궁금하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진경 등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에 미스터리한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장르적 재미는 있으나 명쾌하진 못하다. 출입국관리소 직원 태영(정우성 분)은 갑자기 사라진 애인 연희(전도연 분) 때문에 그의 빚을 대신 ...

  • [TEN 리뷰] '시동', 멋진 세단보다 달달거리는 오토바이도 타는 재미가 있는 법

    [TEN 리뷰] '시동', 멋진 세단보다 달달거리는 오토바이도 타는 재미가 있는 법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시동' 포스터. /사진제공=NEW 영화 '시동'이 연말을 상쾌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웃음을 준비했다. 이병헌 하정우 주연의 '백두산', 한석규 최민식 주연의 '천문:하늘에 묻는다'에 비하면 박정민과 정해인을 주축으로 하는 캐스팅 라인은 약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청춘 배우들의 케미가 제법 맛깔난다. 때론 묵직한 이야기보다 소소하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도 필요한 법이다.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하는...

  • [TEN 리뷰] 김동률 콘서트, 장인이 빚어낸 하모니…'오래된 노래'의 새로움

    [TEN 리뷰] 김동률 콘서트, 장인이 빚어낸 하모니…'오래된 노래'의 새로움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뚝심 있는 장인이 빚어낸 우아하고 세련된 작품을 보는 기분이었다. 무대는 마치 액자처럼 보였고, 노래마다 틀의 모양과 색깔, 배경까지 모두 달라지는 마법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가, 뉴욕의 어느 재즈 바와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지난달 22~25일, 28일~12월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가수 김동률의 콘서트다. 지난해 12월 열린 콘서트 R...

  • [TEN 리뷰] '레베카', 변함없이 완벽한 신영숙과 새 얼굴 카이

    [TEN 리뷰] '레베카', 변함없이 완벽한 신영숙과 새 얼굴 카이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레베카’의 배우 신영숙. /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배우 카이. / 제공=EMK뮤지컬컴퍼니 신영숙은 여전히 불을 뿜어낼 기세로 관객들을 압도했고, 카이는 낯설지 않게 극에 스며들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16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 뮤지컬 ‘레베카'(연출 로버트 요한슨)에서다. 신영숙은 2013년 한국 초연 때부터 올해까지 ...

  • [TEN 리뷰] 최희서의 '아워 바디', 몸으로 청춘을 말하다

    [TEN 리뷰] 최희서의 '아워 바디', 몸으로 청춘을 말하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영화 ‘아워 바디’ 포스터./사진제공=영화사 진진 명문대 출신 자영(최희서 분)은 대학 졸업 후 8년째 행정고시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20대를 책상 앞에서만 보냈는데도 번번이 시험에 떨어지고, 사귀던 남자친구까지 “인간답게 살아라”라며 차갑게 이별을 고하자 시험 당일 시험장에 가지 않는다. 집에서는 그런 자영을 한심하게 여긴다. 자영에게 남은 건 무기력한 몸과 공허한 마음뿐이다. 희망이 보이...

  • [TEN 리뷰] '마왕의 딸 이리샤' 개성 넘치는 캐릭터...짜임새가 아쉽다

    [TEN 리뷰] '마왕의 딸 이리샤' 개성 넘치는 캐릭터...짜임새가 아쉽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마왕의 딸 이리샤' 포스터./사진제공=싸이더스 가수를 꿈꾸는 평범한 여고생 이리샤(천우희 분)는 친구 진석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걸 알고부터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한다. 어딘가 불편하고 어색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이리샤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가장 아끼던 기타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울며 절망하고 있는 이리샤에게 진석은 모아둔 돈을 내밀고, 자존심이 상한 이리샤는 그의 돈을 뿌리친다. 그리고...

  • [TEN 리뷰]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새로운 팀...물렁한 응징

    [TEN 리뷰]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새로운 팀...물렁한 응징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교도소 재소자들이 타고 있던 호송 차량과 대형 트럭의 충돌 사고로 흉악범들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사고는 누군가 계획했던 것. 범죄자를 모아 악질 범죄자를 소탕하는 특수범죄수사과를 결성한 오구탁 형사(김상중 분)에게 경찰은 복직을 제안하며 사건을 맡긴다.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2014년 OCN에서 방영됐던 인기드라마 '...

  • [TEN 리뷰] 김고은X정해인 '유열의 음악앨범', 아날로그 감성의 멜로 속으로

    [TEN 리뷰] 김고은X정해인 '유열의 음악앨범', 아날로그 감성의 멜로 속으로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포스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방송, 사랑, 그리고 비행기.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출발할 때 에너지가 가장 많이 든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음악앨범'의 진행을 맡은 새로운 DJ, 유열입니다.” 1994년,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앨범'의 DJ가 유열로 바뀌던 날, 미수(김고은 분)의 제과점에 귀엽고 잘생긴 청년 한 명이 '따릉' 초인종 소리와 함께 들어온다. ...

  • [TEN 리뷰] '우주소년' 정승환, 꿈을 이룬 날

    [TEN 리뷰] '우주소년' 정승환, 꿈을 이룬 날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정승환. / 제공=안테나 “안녕하세요, ‘우주소년’ 정승환입니다. 여러분은 행성에 도착하셨습니다. 오늘은 제가 ‘꿈의 무대’에 오른 역사적인 날이에요. ‘공연형 뮤지션’이 되겠다는 대단한 각오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23일 오후 5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무대에 오른 가수 정승환이 처음 한 말이다. 지난해 이화여...

  • [TEN 리뷰] '롱 리브 더 킹' 순정남 보스 김래원의 유쾌한 국회 입성기

    [TEN 리뷰] '롱 리브 더 킹' 순정남 보스 김래원의 유쾌한 국회 입성기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포스터.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테마파크를 짓기 위한 중앙시장 철거 현장. 철거 용역을 맡은 장세출(김래원 분)의 조직원들과 시장 상인들이 한바탕 맞붙게 된다. 밀어버리라는 장세출 앞에 열혈 변호사 강소현(원진아 분)이 나타나 그의 따귀를 때린다. 뺨은 얼얼한데 마음은 찌릿한 장세출. '나한테 이러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처럼 당돌한 강소현에게 반한다. 그 날 이후 일을...

  • [TEN 리뷰] 런던 홀린 선미, '가시나' 떼창은 경이로웠다

    [TEN 리뷰] 런던 홀린 선미, '가시나' 떼창은 경이로웠다

    [(런던)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영국 런던 오투 아레나의 라이브공연장에서 ‘2019 월드투어 워닝(WARNING)’을 열고 있는 가수 선미. / 제공=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지난 30일(현지시간) 오후 7시 영국 런던 오투(O2) 아레나의 라이브 공연장 인디고 앳 더 오투(indigo at The O2). 가수 선미의 ‘가시나’가 흘러나오자 영국을 비롯한 유럽 팬들은 시작과 동시에 환호성을 질렀다. ...

  • [TEN 리뷰] 아릿하게 번지는 치매 老부부의 끝사랑 '로망'

    [TEN 리뷰] 아릿하게 번지는 치매 老부부의 끝사랑 '로망'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로망' 포스터.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고집불통에 애정 표현도 할 줄 모르는 남편 조남봉(이순재). 아내 이매자(정영숙)와 아들 진수(조한철)의 생일 한 번 제대로 챙겨준 적은 없을 만큼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이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감은 강한 사람이다. 택시운전사로 부지런히 일하며 가족을 건사해왔고, 70줄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택시를 몬다. 진수는 박사 출신 만년 백수다. 밥벌이는 아내 정희(배해선)의 몫이다....

  • [TEN 리뷰] '생일' 남겨진 이들의 이별 치유법

    [TEN 리뷰] '생일' 남겨진 이들의 이별 치유법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생일' 포스터. /제공=NEW 2014년 4월 16일, 아들 수호(윤찬영)가 세상을 떠난 날 엄마 순남(전도연)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아빠 정일(설경구)은 해외에서 몇 년간 일을 하다 아들이 떠난 2년 후에야 돌아온다. 둘째 딸 예솔(김보민)도 아빠의 얼굴을 한눈에 알아보지 못할 정도다. 예솔과 정일은 그래도 금세 다시 가까워지지만 순남은 마음을 굳게 닫았다. 순남은 항상 신경이 곤두 서 있다. 돌아온 정일...

  • [TEN 리뷰] '오이디푸스', 황정민의 눈빛에 모두 숨죽였다

    [TEN 리뷰] '오이디푸스', 황정민의 눈빛에 모두 숨죽였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연극 ‘오이디푸스’에서 오이디푸스로 열연하는 배우 황정민. / 제공=샘컴퍼니“내 발아,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눈을 반쯤 감은 배우 황정민이 객석을 가로질러 더듬더듬, 그러나 결연하게 걸어나갈 때 극장에는 냉기가 감돌았다. 관객들은 그가 문을 열고 나갈 때까지 숨을 죽인 채 바라봤다. 연극 ‘오이디푸스'(연출 서재형)의 마지막 장면이다.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의 원작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해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버려졌지만,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다.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컴컴한 배경이 극의 분위기를 나타내며, 관객을 더욱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자신에게 내려진 비극적 운명을 피하기 위해 강박증을 보이는 오이디푸스(황정민)의 불안한 눈빛으로 출발한다. 이어 자신의 과거를 파헤치며 진실을 알아가는 오이디푸스의 처절한 절규에서 극은 정점을 찍는다.‘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해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저주와도 같은 신탁. 가까스로 피했다고 여겼지만 그럴수록 비극의 그림자는 더욱 가깝고 짙게 오이디푸스를 감쌌다. 결국 신탁대로 살아왔고, 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울부짖는 오이디푸스의 절절한 외침이 흐른 뒤 “나는 살았고 그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놓는 오이디푸스의 처연한 눈빛이 관객들의 가슴에 박힌다.배우 황정민. / 제공=샘컴퍼니참다못해 자신의 눈을 찌르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