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TEN피플] '소리도 없이'로 영화계를 흔든 '위험한 아티스트' 홍의정 감독

    [TEN피플] '소리도 없이'로 영화계를 흔든 '위험한 아티스트' 홍의정 감독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위험한 아티스트네"'거장'이라 불리는 봉준호 감독이 첫 장편 '소리도 없이'로 영화판을 들썩 거리게 한 차세대 '거장' 홍의정 감독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난 28일 펼쳐진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이하 '감감묻')에서다.이날 봉 감독은 '봉디테일' 답게 웬만해선 그냥 지나칠 법한 장면을 끄집어 내 홍 감독에게 질문을 던졌다. 극 중 창복(유재명)이 초희(윤승아)의 손을 잡고 걸을 때, 작은 땀방울이 창복의 손에서 초희의 손으로 흘러 옮겨 가는 장면에 대해 "분명 계획된 장면 같은데, 어떤 의도인거냐?"고 물은 것. 예상 못한 질문에 홍 감독은 흠칫 놀랐지만, 그는 봉 감독만큼이나 소름 돋도록 디테일한 사람이었다. 홍 감독은 "명확하게 보이면 안 되지만 보이길 원했던 장면이었다. 촬영 감독님이 굉장히 고생하셨다"라며 "영화를 만들 때 제가 생각하는 상징적인 것들이 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늘 있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영화에 묻어나서 해석되길 바라지는 않았다. '땀'의 경우 성실함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뭘 하고 사는 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저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현혹된다. 땀으로 모든 사람들의 성실함을 표현하려고 했고, 성실하게 임하는 그 일이 뭔지 들여다봐야 하는 관계 속에서 땀이 필요하다고 생

  • [TEN피플] 김다미부터 장영남까지, 작지만 강한 엔터 '앤드마크'의 설계자 권오현 대표

    [TEN피플] 김다미부터 장영남까지, 작지만 강한 엔터 '앤드마크'의 설계자 권오현 대표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늘 불안합니다. 하지만 그 불안함이 제 삶의 원동력이 되더군요. 불안감이 자신감을 만들어 줬죠."배우 이병헌, 손석우 대표와 함께 BH엔터테인먼트 창립 멤버로 회사를 이끌다, 2015년 독립해 김다미부터 김혜준까지 2년 연속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배우를 배출시킨 권오현(41) 앤드마크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권 대표는 능력자라기 보다 '저력의 사나이'다. '가능성'을 알아보고, B+를 A로 만들 줄 아는 특별한 '힘'이 있는 사람이다. 정작 자신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 했다."특별히 잘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큰 비전을 가지고 매니저일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죠."2003년 군에서 전역한 이후 한 엔터사에 입사해 매니저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내부적인 사정으로, 자신이 사수 였던 손석우 대표와 BH 엔터테인먼트 창립 멤버가 된다. 현장 매니저부터 시작 했지만, 남달리 기발하고 빠릿빠릿 했던 그는 남들보다 빨리 회사의 실무책임자가 됐다. 권 대표는 "사실 운전을 잘 못 해서 현장 매니저 일을 안 시킨 것 같다"라며 웃었다.당시 엔터사는 지금처럼 체계적이지 않았다. 차량에 네비게이션도 없을 때였다. 구형 복사기로 시나리오를 복사 하는데만 하루를 꼬박 보냈다. 무작정 발로 뛰면서 선배들 어깨 너머로 보고 배워야 했다. 권 대표는 "가족들도 제가 하는 일을 반대 했다. 하필 연예계에 사건, 사고도

  • [TEN피플] '한국 영화제의 아버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관객은 영화제의 존재 이유"

    [TEN피플] '한국 영화제의 아버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관객은 영화제의 존재 이유"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중에 전반기 30년은 공직 생활, 후반기 30년은 영화와 함께 했습니다. 영화는 남은 인생에서 제게 반려(伴侶)라고 할 수 있죠."한국을 넘어 전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훔친 영화계 살아있는 역사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이렇게 말했다.대학때까지 영화 한 편 보지 않았다. 문화공보부에 들어가서야 영화를 접했고, 영화진흥공사로 가면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전세계적인 영화 축제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었고,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서야 '영화'를 깊이 사랑하게 됐다.과거 김동호 이사장에겐 '술'이 인생의 동반자나 다름 없었다. 소문난 주당이었다.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만들 때 지역 주민들과 소주 100잔을 마셨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 때 언론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술로 성공 시켰다' '세계영화제를 술로 제패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런 김동호 이사장은 일흔에 술을 끊고, 지금은 오롯이 영화와 함께 걷고 있다. 김동호 이사장은 1960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 7급 공무원 시험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임관해 문화국장, 보도국장, 공보국장, 국제교류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1988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부임 했다. 이어 1992년 예술의 전당 초대 사장, 1993년 문화부 차관을 겸임 했고, 같은 해에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일했다.이후 1995년 공직에서 물러난 김동호

  • [TEN 피플] BIFF에서 봉준호 감독이 존경하는 후배라 치켜세운 日 '차세대 명장' 하마구치 류스케

    [TEN 피플] BIFF에서 봉준호 감독이 존경하는 후배라 치켜세운 日 '차세대 명장' 하마구치 류스케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일본영화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힘과 에너지, 그리고 놀라운 집중력을 가진 귀한 감독이다. 선후배를 떠나 그를 존경한다."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쓴 세계적인 명장 봉준호 감독이 일본의 신예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연출작 '우연과 상상'으로 올해 열린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드라이브 마이 카'로 제74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전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독차지 했다. 한 해동안, 세계 3대 영화제 중 두 곳에서 각각 다른 영화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그는 2010년대 이후 가장 주목받는 일본 영화계 신예로 꼽히며,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를 잇는 차세대 감독으로 불린다.도쿄대학에서 문학을 전공, 이후 영화사에서 일하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도쿄예술대학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던 중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을 만난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에게 지도를 받은 하마구치 류스케는 2008년 졸업작품이자 데뷔작인 '열정'을 찍어 자신의 저력을 확인 시켰다.한일합작영화 '심도' 등 꾸준하게 작품을 만들었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2015년 영화 '해피 아워'가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았고, 배우 문소리도 이 영화를 칭찬

  • [TEN피플] 육감적인 섹시美+팜므파탈… 3인 3색 '본드걸' ('007 노 타임 투 다이')

    [TEN피플] 육감적인 섹시美+팜므파탈… 3인 3색 '본드걸' ('007 노 타임 투 다이')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007' 25번째 시리즈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관객을 찾아온다. '007 카지노 로얄'(2006)부터 15년 동안 제임스 본드로 활약한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챕터로, '보헤미안 랩소디'로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미 말렉이 최악의 빌런 '사핀'으로 합류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관객은 '007' 시리즈가 이어질 때마다 화끈한 첩보 액션에 오감을 만족한다. 주인공은 꼭 본드만이 아니다. 육감적인 자태로 등장해 제임스 본드와 함께 극을 이끌어 가는 제2의 주인공 '본드걸'에 매료 돼 열광한다. 이번 '007 노 타임 투 다이'에는 3명의 본드걸이 등장한다. 마들렌 스완(레아 세이두 분), 팔로마(아나 디 아르마스 분), 노미(라샤나 린치)다. '본드걸'은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를 도와 악역의 음모를 저지하는 조력자로 그려졌다. 초기 시리즈에서 본드걸은 '일편단심 본드'로 사랑하는 제임스 본드를 물심양면으로 돕거나, 잠자리를 같이 하는 등 매혹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다 시리즈 중반부터 다양한 색깔의 본드걸이 등장해 더욱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고, 급기야 제임스 본드의 생명을 위협하는 악역도 나타났다. 특히 5대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 이전의 본드걸이 예쁜 화병 같은 존재 였다면, 이후 파트너로서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전작 '007: 스펙터'(2015)에 이어 '노

  • '연기 천재' 박정민, 저예산 영화계 송강호→주연 1순위 카드[TEN피플]

    '연기 천재' 박정민, 저예산 영화계 송강호→주연 1순위 카드[TEN피플]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시험 종료 직전 입실 했는데, 술술 문제를 풀어 나가더니 순식간에 답안을 작성한다. 범상치 않은 이 고등학생은 우리나라에서 딱 1명 보내준다는 미국 유학길까지 오르게 된다.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 1등은 말 그대로 '껌'이다. 그냥 천재다. 영화 '기적'의 주인공 '준경' 이야기다.'준경'과 실제 박정민은 꽤나 비슷한 구석이 있다. 준경처럼 박정민은 학창 시절 남다른 성적을 자랑했다. 여기저기 학원에서 공짜로 수업을 해 주겠다고 할 정도로 유명했다. 박정민은 입맛에 맞는 학원을 골라서 다녔다고 한다. 이후 공주의 명문인 한일 고등학교를 다녔고,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인문학부에 진학했다. 그러다 연출의 뜻을 품고 자퇴해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에 입학했다. 학력 만큼은 그 어떤 배우보다 우위에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정민은 한예종 영화과에서 연기과로 전과까지 했다. 한예종 연기과는 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한다. 신입학보다 전과가 더 까다롭다고 알려졌다. 유례 없는 일을 박정민이 이뤄낸 것이다. 특히나 줄곧 공부만 하던 학생으로, 필모그래피가 없는 상황에서 연기과로 전과한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이를 두고 박정민을 이미 '연기 천재'라 칭했다. 박정민의 천부적인 자질은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통해 드러난다. 데뷔작 '파수꾼'부터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까지,

  • [노규민의 영화인싸] 베니스 '황금사자상'까지 만지작 거리는 봉준호 감독

    [노규민의 영화인싸] 베니스 '황금사자상'까지 만지작 거리는 봉준호 감독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나에게 왜?"티에리 프리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올해 영화제 개막을 선언해 달라"고 부탁하자,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진정 몰라서 물은 걸까? 칸 집행 위원장이 봉 감독을 떠올린 건, 누가봐도 당연한 일이었다.그렇게 봉 감독은 지난 7월 열린 제74회 칸 영화제에서 스페셜 게스트로 초청 받아, 영화제 개막을 선언 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영화제에 한 번의 끊어짐이 있었는데, 그 끊어짐을 연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영화제는 잠시 멈췄을지언정,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수백 년 동안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앞서 봉 감독은 2년 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우리나라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중 하나인 칸에서 최고 영예인 이 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후 봉 감독 영화 '기생충'은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난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을 달성했다. 봉 감독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감독으로 거듭났다.그리고 지난 1일 봉준호 감독이 칸과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등장했다. 봉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이미 지난 1

  • [노규민의 영화인싸] "MCU 얘기 좀 합시다"…마블 첫 아시안 히어로 '샹치' 따낸 시무 리우

    [노규민의 영화인싸] "MCU 얘기 좀 합시다"…마블 첫 아시안 히어로 '샹치' 따낸 시무 리우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상상을 초월하는 '텐 링즈'의 힘으로 오랜 세월 동안 어둠이 빗발치는 세상을 지배해 온 웬우. 샹치는 이런 아버지 밑에서 암살자로 훈련 받았으나, 남들과 똑같이 살고 싶어 평범한 삶을 선택한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느 날, 샹치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암살자들의 습격으로 더이상 주어진 운명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다. 결국 어머니가 남긴 가족의 비밀은 물론, 내면의 신비로운 힘과 마주하게 된다.마블의 새 시대가 열린다. 마블 페이즈4를 통해 새로운 슈퍼 히어로가 등장한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그리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영웅 샹치다.MCU 수장 케빈 파이기는 "우리는 초창기로 돌아간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핵심적인 일이 있었다.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되는 사건이다. 그가 어떤 단체를 위해 무기를 만들도록 강요 받았는데, 그들이 바로 '텐 링즈'다"라며 "우리가 이야기를 펼치고 싶은 캐릭터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샹치다. 자아 정체성을 고민하던 때, 아버지가 악의 지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케빈 파이기가 그린 큰 그림 속에, 이미 샹치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블은 중국계 캐나다인 배우 시무 리우(32)를 샹치로 선택했다.애초 2018년 12월 '샹치'의 실사 영화 제작 소식이 최초 보도 됐을 때 스티븐 연, 마이크 모, 견자단 등 여러 배우들이 '샹치'

  • [노규민의 영화인싸] 김지훈 감독, '7광구' 폭망 딛고 '싱크홀'로 날개

    [노규민의 영화인싸] 김지훈 감독, '7광구' 폭망 딛고 '싱크홀'로 날개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장르적인 결합이 어려웠다. 재난 상황 속에서 관객이 어떻게 '재미'를 느끼게 해야 할지 고민했고,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도전'은 통했다. '타워' 이후 10여 년만에 자신의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인 김지훈 감독이 그간의 마음고생을 한 짐 덜어놓게 됐다.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지하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극복기 '싱크홀'이 올해 한국 영화 최단기간 100만 돌파 기록을 세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재난에 코미디를 첨가한 '도전'이 "시의적절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지칠 대로 지친 이 시국에,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인물들이 힘을 합쳐 재난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가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상기시켜서다.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등 개성 있는 배우들의 케미가 영화를 보는 맛을 더 했지만, 재난에 코미디라는 다소 불균형한 조합으로 극을 그려내는 것은 감독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앞서 감독 데뷔 이후 성공과 실패, 그리고 도전을 거듭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던 김지훈 감독의 과감함이 비로소 빛을 발한 것이다. 김 감독에게도 '싱크홀'은 '시의적절한 영화'였다.김 감독은 중학교 시절, 배창호 감독 영화 '깊고 푸른 밤'(1985)을 보고 '영화감독'을 꿈꿨다. 엉뚱하게도

  • [노규민의 영화인싸] '데뷔 33년' 차승원, 루머·연기력 논란 넘어선 슬기로운 배우생활

    [노규민의 영화인싸] '데뷔 33년' 차승원, 루머·연기력 논란 넘어선 슬기로운 배우생활

    ≪노규민의 영화인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 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 188cm 큰 키에, 쭉쭉 뻗은 팔과 다리. 어떤 옷을 입어도 핏이 사는 남자. 짙은 눈썹, 오뚝한 코, 날렵한 턱선, 까무잡잡한 피부톤까지 빚어 놓은 듯한 얼굴. 1970년생, 52세 나이를 믿기 힘들 만큼 동안 이미지. 그보다 놀라운 것은 늘 한결같아 보이는데, 데뷔 33년 차라는 사실. 영화 '싱크홀'로 여름 극장가 흥행 경쟁에 뛰어든 배우 차승원이다.코로나 4차 대유행 속에 우려를 딛고 개봉한 한국영화 '모가디슈'가 흥행에 성공하며 200만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싱크홀'이 그 기세를 이어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싱크홀'은 개봉을 하루 앞둔 이 날 예매율 38%, 예매 관객 수 5만 3307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이런 '싱크홀'의 최전방엔 차승원이 있다.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500m 지하로 추락하는 재난을 그린 영화 '싱크홀'에서 '프로참견러' 만수로 열연하며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등 후배 배우들을 이끈다. 특히 이 영화는 재난에 코미디를 뿌린 복합 장르의 오락영화로, 연기 스펙트럼 넓은 차승원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외모' 만큼은 어디서도 꿀리지 않는 차승원이지만, 사실 그게 문제였다. 외모에 가려 오랜 시간 동안 '연기력'과 관련해 편견에 휩싸여 있었다. 애초 모델로 데뷔했고, 수십 년간 큰 변화 없는 비주얼 때문에 "차승원

  • [노규민의 영화인싸] 4번타자 류승완, '군함도' 폭망 딛고 '모가디슈'로 홈런 칠까

    [노규민의 영화인싸] 4번타자 류승완, '군함도' 폭망 딛고 '모가디슈'로 홈런 칠까

    "니들은 왜 잘생긴 애가 감독을 하고, 못생긴 애가 배우를 하니?"류승완-류승범 형제를 길러준 할머니가 남겼다는 이 명언 아닌 명언은 영화계에서는 꽤나 유명한 일화다. 공감이 가는 건 왜일까. 그러나 류승완 감독은 동생 류승범만큼이나 많은 영화에 직접 출연했다. 일찍부터 '영화'에 빠져있던 그는 배우로, 감독으로 현장을 종횡무진 했다. 자신이 연출한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는 주연으로 출연해 진짜 형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리얼한 연기를 보였고, '짝패'에서는 충청도 사투리로 코믹 연기까지 선보였다. 그 외에 '오아시스' '복수는 나의 것' '경주' '평양성' '마마' 등 수많은 작품에서 단역이나 조연으로 활약했다. 배우로도 끼를 분출했지만, 배우 황정민은 그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대지마"라고 했다.황정민의 말 한마디가 그를 움직였을까. 연출에 집중한 류 감독은 동생 류승범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를 통해 인지도를 쌓기 시작 했고, 어느덧 '최고의 액션 영화감독'을 넘어 '1000만 영화감독'을 찍고 명장 반열에 오른다. '군함도'로 폭망도 경험했지만, 실패는 약이 됐다. '모가디슈'로 다시 한번 자신의 저력을 입증했다.지난달 28일 개봉한 '모가디슈'가 개봉 7일 만에 100만을 돌파하는 놀라운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극장 관객을 모으기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는데도, 정면돌파가 통한 것이다. 이 영화는 류 감독의 14번째 연출작이다. 2년 이상 공백 없이 꾸준하게 영화를 만들었던 류 감독은 '군함도' 이후 4년이 지난 뒤에야 '모가디

  • [노규민의 영화인싸] '연니버스의 창조주' 연상호 감독, "창작자들 뛰놀 세계관을 꾸리겠다"

    [노규민의 영화인싸] '연니버스의 창조주' 연상호 감독, "창작자들 뛰놀 세계관을 꾸리겠다"

    ≪노규민의 영화인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 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부산행'이 성공한 이후에 부담감이 컸습니다. 대본을 쓰거나, 연출할 때 '나는 계속해서 '부산행' 정도의 성공을 이뤄야 하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염력'이 잘 안 되고 나서 오히려 부담감이 사라졌죠."연상호 감독이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계속해서 '부산행'의 그늘 안에 있진 않았다. 기회가 닿는데로 즐겁게 작업하자는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신작 영화 '방법: 재차의'를 관객에게 선보이게 된 연 감독의 얼굴 표정에서 그 마음이 엿보였다. 부담감 보다 설렘이 가득찬 얼굴이었다.첫 실사 영화 연출작 '부산행'(2016)으로 1157만명을 동원하고, 코로나19 발발 이후 영화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내놓은 '반도'(2020)로 381만명을 모은 연감독이다. 첫 드라마 '방법'은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높은 화제성을 이끌었다. '염력'(2018)이 흥행에 실패 했어도 연 감독의 남다른 상상력과, 그 상상을 구현해내는 감각적인 연출력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다른 기대감으로 이어진다.특히나 연 감독은 '부산행' '서울역' '반도' 등 좀비 시리즈로 '연니버스'를 구축하고, 드라마 '방법'에 이어 영화 '방법: 재차의'를 연이어 선보이며 '방법 유니버스'의 시작도 알렸다. 한국영화에선 흔히 보지 못했던 그림이다. 그는 세계관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자

  • [노규민의 영화인싸] 백창주 씨제스 대표, 최민식·류준열 등 55人 '배우' 뛰놀 콘텐츠 제국의 설계자

    [노규민의 영화인싸] 백창주 씨제스 대표, 최민식·류준열 등 55人 '배우' 뛰놀 콘텐츠 제국의 설계자

    ≪노규민의 영화인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 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 "나는 아티스트를 빛나게 하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인 성취욕보다 아티스트의 성장과 성공, 그들의 행복한 순간에서 나 또한 보람을 느낍니다."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20대 초반, 매니지먼트 업계에 관심이 생겼다. 지인의 소개로 당시 신승훈, 엄정화 등이 속한 큰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로 입사했다. 엄정화의 로드매니저로 시작해 온갖 잔심부름도 마다하지 않았고, 그렇게 20년 넘게 한 우물을 팠다.최민식, 설경구, 류준열, 문소리, JYJ 김준수, 김재중, 박성웅, 황정음, 라미란, 거미, 이재욱…연기파 배우부터 한류스타까지 이른바 잘나가는 스타들이 몸담고 있는 곳, 바로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백창주 대표 이야기다."JYJ(김준수 박유천 김재중)를 만나고 씨제스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그들을 만나면서 해외 시장이 더 넓어질 거라고 확신했죠."2009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중 김준수, 박유천, 김재중 세 사람이 JYJ로 분리됐고, 이들이 SM의 전속계약 조건으로 인한 부당 대우를 참지 못해 효력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간에 성장해,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던 백 대표가 JYJ의 손을 잡았다. 백 대표는 "JYJ 관련 법적 분쟁 속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 긴 법정공방을 통해 결과적으로 가수들의 표준계약서가 제정되고,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노규민의 영화인싸] 키 작은 배우 이병헌, '칸'에서 가장 커 보일 '글로벌 인싸'

    [노규민의 영화인싸] 키 작은 배우 이병헌, '칸'에서 가장 커 보일 '글로벌 인싸'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 "키도 별로 크지 않은 배우에게 이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키 빼고 다 가진 배우임에 틀림없다. 중저음의 깔끔한 목소리와 발성, 크고 짙은 눈빛, 구릿빛 피부와 탄탄한 근육질 몸매, 그리고 미모의 아내 이민정까지 가졌다.악마의 재능을 가진 배우 이병헌이다.이병헌은 할리우드 진출에도 성공했고, 봉준호, 송강호보다 더 일찍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도 올랐다. 이번 주에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다. '한국배우 최초 칸 영화제 시상자'라는 타이틀도 이력서에 추가됐다.  '이병헌'이 세계적인 인싸가 되는 계기는 2000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비무장지대 수색 중 지뢰를 밟아 오도 가도 못 한 상황에 놓인 이수혁 병장(이병헌 분). 그러다 북한군 중사 오경필(송강호 분), 전사 정우진(신하균 분)과 마주하게 된 이 병장은 "나 지뢰 밟았다. 한 발만 더 가까이 오면 나 진짜 발 띄어 버린다"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오경필과 정우진이 급하게 자리를 뜨려 하자 당황한 이 병장은 "야 이 X새끼들아. 그냥 가면 어떡해"라며 속내를 드러낸다. 오경필이 "네가 가라며?"라고 하자, 이 병장은 "가까이 오지 말랬지 언제 그냥 가라 그랬어"라고 소리치다, 이내 "살려 주세요"라며 울

  • [노규민의 영화인싸] '만남의 광장' 감독→연200억 매출 쇼핑몰 CEO…김종진 커즈나인 엔터 대표의 '멈추지 않는 도전'

    [노규민의 영화인싸] '만남의 광장' 감독→연200억 매출 쇼핑몰 CEO…김종진 커즈나인 엔터 대표의 '멈추지 않는 도전'

    ≪노규민의 영화人싸≫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꼼데가르송 시그니처 로고가 포인트인 흰색 셔츠에 일자핏으로 딱 떨어지는 검정색 슬랙스를 매치했다. 단추 하나를 풀어 쿨하고 프리한 면모를 드러냈고, 캐주얼한 타이로 포인트를 주며 댄디한 매력을 더했다. 징이 박힌 로퍼를 신고 성큼성큼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김종진(46) 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리시 했다.그룹 god 출신 데니안, 아역배우 출신 박지빈, 배우 이주현, 개그맨 이병진, 그리고 이재우, 한윤지, 한정우, 신혜지, 이도하, 이혜영, 류예리, 오수혜, 서희선, 오승준  등 미래가 기대되는 신인배우들을 이끌고 있는 신생 커즈나인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자, 연매출 200억을 달성한 여성 의류 쇼핑몰 시크헤라(CHICHERA)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진 대표를 용산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김 대표의 이력은 그의 스타일만큼이나 화려하다. 영화 감독으로 시작해 13년 동안 여성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엔터테인먼트를 차려 배우들을 양성하고 영화, 드라마 등 제작도 준비중이다. 김 대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야망이 묻어 있었고, 철저하게 계획하고 계산한대로 실행에 옮기는 치밀함도 보였다. 빛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속이 꽉 찬, 단단함이 느껴졌다. 시작은 영화 감독이었다. 30살 젊은 나이에 입봉작 '만남의 광장'(2007)을 스크린에 걸었다. 당시 배우로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임창정과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