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한국 영화가 역대급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는 역대급 성적을 내며 날개를 달았다. 한국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19.8%, 매출액 점유율은 19.5%를 기록했다. 이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2월 중 최저치 기록이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설 연휴가 낀 2월은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여 왔지만, 올해는 19년 만에 최저치를 찍을 만큼 한국 영화의 상황이 좋지 않다. 2월 설 연휴를 겨냥해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 누적 관객수 172만)과 '유령'(감독 이해영, 66만) 등이 개봉됐지만, 두 작품 모두 흥행 참패를 맛봤다. 2월 한국 영화의 총 매출액은 134억으로, 같은달 마블 스튜디오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감독 페이튼 리드, '앤트맨2') 단일 영화가 올린 매출액 145억원을 훨씬 밑돈다. '앤트맨2'가 이전 마블의 기세를 품은 작품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2월 한국 영화는 이미 명성이 무너져 혹평받고 있는 '앤트맨2' 하나의 매출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이 같은 한국 영화의 부진은 스포츠로 비유하면 대진운이 좋지 않은 게 아니라, 경기 내용 자체가 좋지 않아 생긴 결과이기에 영화계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영화가 이 같은 부진을 겪는 사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는 역대 기록을 경신하며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미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예의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의 향배가 주목된다. 오는 12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하면서, 아쉽게도 이번 아카데미는 우리 영화, 배우와 연이 닿지 않았다. 2020년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 총 4관왕의 기염을 토했고, 배우 윤여정이 2021년 아시아 최초 여우 조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다양한 작품들이 노미네이트 됐다.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조연상, 각본상, 촬영상 등 총 23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주목할 것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총 11개 부문에 걸쳐 최다 노미네이트 됐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더 파벨만스'를 비롯해 넷플릭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흥행 기록을 세운 '아바타: 물의 길'과 '탑건: 매버릭' 등 쟁쟁한 영화들이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 후보 총 10작: 흥행-작품성 고루 갖춘 영화는?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감독 에드워드 버거), '이니셰린의 밴시'(감독 마틴 맥도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한국 영화, 부진의 늪에 빠졌다. 미국 블록보스터에 치이나 싶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에도 맥을 못 춘다.코로나19 관련 방역 지침들이 완화되면서 오랜 시간 얼어붙었던 극장가에 조금씩 활기가 도는 듯 했다. 이에 따라 한국 영화 시장 역시 기지개를 켜면서 본격적으로 활성화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2023년 새해 이후 스크린에 걸리는 한국 영화들이 하나같이 기를 못 쓰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1월 18일 나란히 개봉된 계묘년 첫 한국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 누적 관객수 172만)과 '유령'(감독 이해영, 누적 관객수 66만)은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스코어로 불명예 퇴장했다. '교섭'은 황정민과 현빈, '유령'은 이하늬와 박소담, 설경구 등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를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본전 구경도 못 한 채 스크린에서 내려와 IP TV로 향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두 작품의 흥행 실패를 바라보는 업계의 분석은 다양하지만, 공통된 의견은 존재한다.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 활동을 간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다룬 '교섭'은 당초 많은 관객이 공감하기 어려운 소재를 다뤘다는 한계가 있다. '유령'의 경우 밀실 추리극으로 예상됐던 영화 초반이 긴장감 없이 흘러간 탓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평가다.이후 2월 22일 '카운트'(감독 권혁재)가 개봉됐지만, 일일 박스오피스 톱5에도 들지 못하고 고전 중이다. 3월 1일 나란히 극장에 걸린 '대외비'(감독 이원태)와 '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왜 라트비아인가. 지난해 12월 개봉돼 관객들에 큰 감동을 안긴 대한민국 최초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과 현재 촬영에 한창인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의 공통점은 안중근이다. 두 영화 모두 안중근 의사의 삶과 정신을 다뤘다. 또 하나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라트비아. 두 영화 모두 라트비아 로케이션으로 촬영, 라트비아의 배경을 스크린에 수놓는다. 영화 '영웅'과 '하얼빈'은 많은 나라 중 왜 라트비아 로케이션을 선택했을까. '영웅'의 안중근 정성화와 '하얼빈'의 안중근 현빈은 라트비아로 향했다.라트비아는 발트 3국 중 중부에 위치한 나라로, 정식 국명은 라트비아 공화국(Latvijas Republika)이다. 라트비아의 수도는 리가(Rīga)로, 제2차 세계 대전 때 소련에 병합됐다가 1991년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 분리 독립했다. 소련에 속해 있었던 만큼 당시의 건축 양식이나 문화 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덕에 당시 시대극을 그리고자 하는 영화 제작자들이 로케이션 장소로 탐낸다.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그린 배우 장동건과 오다기리 죠, 판빙빙 주연의 영화 '마이웨이'(감독 강제규, 2011), 배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등 남북 첩보전 '베를린'(감독 류승완, 2013)도 라트비아 로케이션으로 알려져 있다. '영웅'의 경우 처음에는 중국이나 러시아 쪽을 생각했다가 사람 손을 탄 관광지 느낌이 많이 묻어나 있어 촬영지 선정을 포기했다. 건축물이 옛 모습 그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썩어도 준치'라는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게 이마저도 과분하지 않을까 싶다. '마블 페이즈5'의 첫 작품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감독 페이튼 리드, 이하 '앤트맨3')는 MCU 팬들이 걸었던 일말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꿨다. 주연 배우 폴 러드와 조나단 메이저스, 그리고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입을 모아 새 빌런 '캉'의 등장을 강조했건만, '앤트맨3'의 캉(조나단 메이저스)은 이제껏 본 MCU 빌런 중 가장 형편 없었다. 많은 관객들을 열광케 했던 타노스를 에피타이저로 표현하며 입맛을 잔뜩 돋워놨지만, '메인 요리' 캉의 맛은 씁쓸하기만 했다. 캉은 '정복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아무것도 정복하지 못했다. 캉이 보여준 능력은 스캇(폴 러드)과 캐시(캐서린 뉴튼)의 몸을 조종하고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것. 이마저도 단편적으로 짧게 나열하는데 그쳐 기억조차 희미하다. 관객이 보지 못한 사이 제국을 일궈놓고 군림하고 있던 캉은 어벤져스 중에서도 전투력 하위인 앤트맨(폴 러드)과 육탄전에서도 밀린다. 행크(마이클 더글라스)가 몰고온 개미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마지막 타임체어 동력원에 빨려들어가 소멸되는 캉의 모습은 헛웃음마저 나온다. 마치 램프의 요정 지니를 본 느낌이랄까.더 안타까운 것은 향후 MCU의 주요 빌런이 될 캉이 변종 설정이라는 사실이다. 또 다른 MCU에도 다른 외형과 설정의 빌런이 캉이란 이름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 이미 &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배우 황정민과 현빈을 내세운 영화 '교섭'의 교섭안은 실패에 가깝다.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두 배우의 합동 교섭은 관객을 설득시키지 못했다.지난달 18일 개봉한 '교섭'(감독 임순례)은 10일 기준 누적관객수 166만8486명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은 350만명 대인데,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10일 관람객 수는 8703명이며, 예매율은 13위까지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끝까지 완주해도 50%를 채우기 어려워 보인다.'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아바타: 물의 길', 25주년을 맞은 '타이타닉'까지 외화 강세인 극장가인데, 오는 15일 2023년 마블 첫 작품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까지 개봉 예정이라 반등 역시 쉽지 않다.'교섭'은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 영화는 2007년 7월 벌어진 분당샘물교회 선교단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다뤘다.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많고, 많은 이들이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운 소재. 반드시 실화에 기대야 하는 영화가 아님에도 굳이 실화를, 그것도 샘물교회 이야기를 왜 녹여야만 했는지 의문이다.종교적인 문제를 차치하고서, 당시 샘물교회 선교단은 국가에서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했던 탓에 이들을 구해야만 하는 영화의 목표는 관객 앞에서 힘을 잃었다. 관객의 상당수가 인질의 무고함을 공감하지 못하는 설정에서 '국가는 국민을 보호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도 흐릿하게 퇴색됐다.관객들의 실제 평점을 알 수 있는 CJ CGV의 실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서클렌즈 낀 친구들 보면 붕어하고 얘기하는 거 같다."2012년 10월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에서 배우 조민수는 색깔있는 서클렌즈를 끼고 연기하는 후배 배우들에게 '렌즈 빼고 연기하라'고 일갈했다.조민수는 "연기자라는 사람은 주름도 얘깃거리고, 근육이 움직여서 주름이 지고 그럴 때 오는 살아있는 얼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클렌즈 낀 후배들과 연기할 때 "동공이 움직이지 않아서 되게 불편하다. 눈을 보면서 연기하는데 조리개가 전혀 안 움직여서 시커먼 구슬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거 같다"며 "내 감정까지 안 나오니까 서로를 잡아먹는 연기를 하게 된다. 이거만큼은 서로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조민수는 당시 영화 '피에타'(감독 김기덕, 2012) 미선 역을 통해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으로 만장일치의 표를 받았을 정도로 마음을 울리는 연기를 선보였다. '피에타'가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타게 되면서 실제로 여우주연상 수상은 불발됐지만(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는 다른 부문 상을 받지 못하는 규칙이 있다), '피에타'에서 보여준 조민수의 연기는 오늘까지 회자될 정도로 대단했다.배우로서 큰 획을 그은 조민수의 뼈 있는 일침은 많은 배우에게 큰 경종을 울렸다. 조민수의 발언은 단순히 '서클렌즈'의 문제에서 나아가 작품 속 배우와 상황의 '리얼리티'로 확대됐다.당시만 해도 잠자리에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는 무색해진 지 오래다. 일찌감치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아이돌 1세대들이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기반을 닦았고, 뒤를 이은 후배들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 요즘엔 웬만한 아이돌은 데뷔 전부터 꾸준하게 레슨을 받기 때문에 예전만큼 '발연기' 논란도 많지 않은 편이다.배우로 영역을 확장한 아이돌의 연기력은 이미 상향 평준화됐다. 그중에는 기대 이상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다. 연기에 감을 잡은 아이돌은 감정 표현이 더 뛰어나다는 시각도 있고, 오히려 거대 팬덤을 보유한 덕에 작품 흥행에도 보탬이 된다.이쯤 되니 영화 관계자들도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색안경을 벗는 추세다. 더 나아가서는 눈에 불을 켜고 탐내는 재목들도 있는데, 그 주인공으로 가수 아이유와 그룹 워너원 출신 박지훈을 꼽을 수 있다.KBS 2TV '드림 하이'로 연기 데뷔한 아이유는 tvN '나의 아저씨'를 기점으로 배우로서 크게 성장했다.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불거졌던 연기력 논란을 깨끗하게 씻어내며 연기에 물오른 아이유는 2019년 '페르소나', 2021년 '아무도 없는 곳' 등 독립영화 위주였던 필모그래피에 '브로커'를 추가하며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상업영화 데뷔작 '브로커'에서 아이유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버렸다가 다시 찾으러 간 미혼모 소영 역을 맡아 연기했다. 아이유는 겉으론 냉소적이지만 내면에는 뜨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최근 만난 배우 박소담은 밝고 명랑했다. 그가 최근까지 투병했다는 사실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박소담은 묻기 주저됐던 '갑상선 유두암' 투병 관련 이야기를 먼저 꺼내놓고, 결코 쉽지 않았던 그 시간을 지나온 여정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때는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촬영 당시였다. 평소 같지 않은 컨디션이 이어졌고, 박소담은 이를 '번아웃'이라 여겼다. 매일 밤 자신을 의심하며 땅굴을 파고 울기도 했다. 자신을 채찍질했고, 현장의 선배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당근을 받았다. 그 속을 오가면서도 그 낯선 변화가 '아프다'고 몸이 주는 신호인 줄은 몰랐다."조금만 늦었어도 목소리 시신경을 잃을 뻔했어요. 목 안에 혹이 10개나 있었고, 그게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였어요.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안 나올 수 있다고 했죠. 수술 이후 회복하고 제 목소리를 찾기까지도 6개월 이상이 걸렸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호르몬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서 5년 이상 약을 먹어야 한대요."박소담은 이런 큰일을 겪으며 영화 '유령'을 찍었다. 첫 영화 주연작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로 인연을 맺었던 이해영 감독과 두 번째 만남. '유령'에서 박소담은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 역을 맡았다. 유리코의 옷을 입은 박소담은 설경구, 이하늬, 박해수 등에게도 거침없는 반말을 내뱉고, 욕설도 서슴지 않으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유령'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권상우는 데뷔 22년차 배우다. 드라마 '맛있는 청혼'의 중국집 배달부로 연기를 시작한 그의 필모의 두께는 세월을 타고 두터워졌다. 세월이 묻은 것은 필모 뿐이 아니다. 청춘스타였던 그는 코미디와 가족 영화라는 특화된 영역을 찾으면서 대체할 수 없는 배우가 됐다. 한 때 그를 따라다니던 연기력 논란 등의 구설이 쉬이 사라진 것도 이때다. 그에게 스타라는 수식어를 선물한 건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감독 유하, 2004)다. 권상우는 '천국의 계단'에서 안타까운 사랑을 하는 비련의 남자 주인공으로 '말죽거리 잔혹사'에선 '몸짱' 액션 연기를 펼치며 자신만의 연기영역을 넓혀갔다.연이은 흥행에 성공하며 한류스타로 자리잡은 권상우. 하지만, 그에게는 연기력 부족이라는 평가가 따라 다녔다. 발성과 발음 문제 역시 배우 권상우의 약점으로 손꼽혔다. 권상우의 대응 방식은 회피가 아니었다.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꼬리표를 떼려 노력했다. 감성 멜로와 액션물, 느와르, 시대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던 도전. 진정성 있는 노력과 세월은 그는 결국 코미디라는 답을 가져다 줬다. 고음보다 톤이 좋은 가수가 롱런 하듯이 그는 자신의 약점이라고 꼽히던 부분이 빛날 수 있는 영역을 찾았다. 배우 2막은 영화 '탐정' 시리즈를 통해 열었다. '코믹 범죄 추리극'이란 카피를 내세운 '탐정' 시리즈에서 권상우는 어리바리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배우 마동석(Don Lee, 51)의 영화 '압꾸정'(감독 임진순)이 폭삭 내려앉았다. '마동석의 구강액션'이라는 카피와 함께 야심차게 내놓은 '압꾸정'은 잽도 날리지 못한 채 스크린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압꾸정'은 22일 기준 누적 관객수 60만6381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손익 분기점인 190만 명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별 박스오피스 톱10에서도 밀려나며 14위에 그쳤다. 22일 관람객 수는 700명 대다. 관객들의 실제 평점을 알 수 있는 CJ CGV의 실관람 평점 '골든 에그' 지수 역시 77%대로 처참하다. '골든 에그' 지수는 웬만한 졸작이 아니면 90%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걸 고려할 때 '압꾸정'이 얼마나 관객들을 실망시켰는지 알 수 있다. 네이버 영화 평점도 6.28점(10점 만점)까지 떨어졌다. '압꾸정'이 흥행 참패한 이유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 자체의 문제를 꼽는다. '압꾸정'을 본 실관객들의 평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코미디 드라마 영화로서 갖춰야할 요건이 부재하다. 웃기지도 않고, 드라마가 얼개가 탄탄하지 않다. '마동석의 구강액션'이라고 했지만 마동석은 '뭔 말인지 알지?'라는 알 수 없는 말만 반복하며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올라선 마동석에 대한 기대감이 되려 실망감으로 돌아온 것도 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자신의 최장점인 액션을 기반으로 깨알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은 특별하다. 완성도나 스토리를 말하기 앞서 부각되는 것은 도전정신.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라는 타이틀은 결과와 상관없이 기록될 만하다.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을 통해 한국 최초 '쌍천만' 감독에 오른 윤제균 감독은 안정보다는 도전을 선택했다. '영웅'은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첫 막을 올린 국내 창작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애국심을 자극하는 안중근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졌고, 이 뮤지컬은 다시 스크린에서 재탄생했다. 안중근의 거사 과정이 무대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에게 와닿을 수 있게 된 통로가 생긴 셈. 시각과 청각 그리고 리듬이라는 감각이 중첩될 때 사람들의 이야기는 기억이란 이름으로 뇌에 각인되기 마련이다. 한국인이라면 안중근의 독립운동은 기억에 남길만한 얘기다. '흥행 감독' 윤제균이 익숙지 않은 뮤지컬 영화에 도전한 이유다. 윤제균 감독은 '영웅'을 만들기에 앞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뮤지컬 '영웅'을 본 관객들이 영화 '영웅'을 봤을 때 실망하지 않게 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전 세계 시장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 시작은 뮤지컬 넘버를 '라이브', '원테이크'로 촬영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러나 라이브-원테이크 상황에서 연기와 가창을 동시에 만족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돌고래 멸종 위기를 언급하며 해양 생태계 보호를 외치던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의 돌고래 쇼를 관람했다는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며 진정성이 의심된다.제임스 카메론 감독, 존 랜도 프로듀서,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등 '아바타2' 팀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 맥스웰 아쿠아파크 시나가와에서 진행된 '아바타2' 기자간담회에 앞서 돌고래쇼를 관람했다. 사육사들은 돌고래의 부리에 올라 점프하고, 마치 제트 스키를 타듯 돌고래를 밟고 물 위를 휘젓고 돌았다. 또, 돌고래들은 음악에 맞춰 일제히 뛰어오르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쇼가 끝나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배우들은 박수를 쳤다. 제임스 카메론은 '돌고래 쇼가 어땠냐'는 질문에 "나는 돌고래를 사랑한다. 그들의 지성, 사회성, 인간과 소통하는 능력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돌고래들 모두에게 이 쇼에 출연하는 것을 허락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도 이 쇼에 참여하고 싶다, 돌고래를 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행불일치고 아이러니다. 평소 환경과 동물 보호를 외쳤던 제임스 카메론은 앞뒤가 다른 말로 큰 충격을 줬다. 그것이 홍보 프로모션을 준비한 월트디즈니컴퍼니 재팬의 성의를 고려한 너스레였다 치더라도 문제적 발언이다. 한 발 양보해서 뼈 있는 반어법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려 해도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언사였다. 제임스 카메론 감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한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이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가 쌍끌이 흥행에 나선다. 조선시대를 건너 식민지 시대로 배턴을 넘겨받고 청코너에 선 두 영화의 맞수는 2조8000억원을 쏟아 부은 대작 아바타2:물의 길'이 섰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영웅'은 한국 최초로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작품. 단 한번도 시도된 적 없는 현장 라이브 녹음 방식으로 배우들의 열연과 가창을 생생하게 담아내 업계의 호평을 이끌었다. 게다가 1900년대를 스크린으로 옮겨온 프로덕션과 라트비아 로케이션까지 진행,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영웅'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봐야 할 영화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역사 속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조명했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대한민국의 현재를 읽고 미래를 내다 보기 위해 이번 연말 필수 관람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왜 '영웅'을 봐야 하냐'는 질문에 안중근 역의 배우 정성화 역시 "역사 속에서 자긍심을 느낌과 동시에 그 때를 통해서 앞으로를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안중근 의사를 보면서 내가 어떤 자긍심을 느껴야 할까, 내가 반성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앞으로
≪최지예의 시네마톡≫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나? 다다익선이지!"지난 9일 진행된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러닝타임에 대한 질문에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닌가? 가성비가 좋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아바타: 물의 길'에 대해 "장편 소설도 있듯 장편 영화로 봐주면 좋겠다"며 "긴 러닝타임이 나쁜 건 아니다. '타이타닉'도 괜찮게 흥행했다. 실제로 본 사람들은 길게 느껴졌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러닝타임은 192분. 무려 3시간 12분에 달한다. 누가 봐도 길게 느껴지는 러닝타임이다.전 세계적으로 숏폼 콘텐츠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192분의 러닝타임은 시대에 역행하는 분량이다. 때문에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니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말은 시대착오적이다. 현대의 사람들은 '시간이 다이아몬드'라고 할 만큼 분초를 쪼개가며 촉박하게 살고 있다. 너무 긴 분량은 결코 콘텐츠의 장점이 될 수 없다. 특히, 콘텐츠 주소비자로 자리잡은 Z세대는 효율적인 소비 패턴에 젖어 있어 장시간 집중해 영화를 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영화관 입장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데, 3D 안경까지 걸치면 귀는 물론이고 코에도 무리가 가는 시간이다. '아바타: 물의 길'을 관람 리스트에 올려둔 관객들에게 '하프타임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