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신성우. / 제공=메이커스프로덕션
배우 신성우. / 제공=메이커스프로덕션


“저도 가수 출신으로 뮤지컬을 시작했습니다. 동료 배우들에게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믿음을 얻고, 그 다음 관객들을 만나면 실패는 없어요. 그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항상 하죠. 이번 작품에서 만난 친구들은 다 잘해서 걱정이 없어요.(웃음)”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신성우가 27일 오후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메피스토'(연출 노우성)의 프레스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는 남우현(인피니트)·켄(빅스)·노태현(핫샷)을 바라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남우현과 켄, 노태현은 극에서 메피스토와 파우스트를 오가며 1인 2역을 연기한다. 극중 파우스트 박사 역할인 신성우는 이들과 무대 위에서 대사와 노래, 감정을 주고받는다. 아이돌 그룹으로 가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뮤지컬에 도전한 만큼 세 사람은 향한 평가는 갈릴 수밖에 없다.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뮤지컬계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은 신성우의 극찬은 그래서 더욱 값지다.

신성우는 “세 명의 메피스토의 특징은 모두 다르다. 특히 노태현은 뮤지컬 데뷔작이어서 그런지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자하더라. 남우현과 켄도 마찬가지로 개인 시간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항상 공연을 보고 연습하며 작품을 위해 애쓴다”고 힘줘 말했다.

김성수 음악감독도 “작품을 시작할 때 음악 얘기보다 극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 면에서 아이돌 가수들의 뮤지컬 화법에 벗어난 부분이 오히려 장점이 될 때가 있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가수(아이돌) 출신으로 따로 떨어뜨려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종원 역시 거들었다. 그는 “아이돌이라는 편견은 없어도 될 것 같다. 물론 모자란 부분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이들이 누구보다 열정과 집중력, 무대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노태현은 백지에 수채화를 그리듯 잘해줘서 선배들이 믿는 배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룹 인피니트의 남우현. / 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그룹 인피니트의 남우현. / 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가수 노태현. / 제공=메이커스
가수 노태현. / 제공=메이커스
‘메피스토’는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체코 뮤지컬의 각색본을 국내 정서에 맞게 다시 고쳤다. 사랑을 향한 욕망과 생명을 갈구하며 파멸의 길로 빠지는 파우스트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언마스크’ ‘포우’ ‘서울의 달’에서 호흡을 맞춘 노우성 연출가와 김성수 음악감독이 뭉쳤고, ‘포우’ ‘여명의 눈동자’에서 아름다운 가사와 극적인 구성으로 호평받은 지인우 작가가 힘을 보탰다.

극중 파우스트 역은 신성우·김법래·문종원이 맡았고, 사랑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마르게타 역은 권민제·린지·나영(구구단) 등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도 최성원·정상윤·김수용·백주연·황한나·유영민 등이 출연한다.

지난달 25일 막을 올려 배우들의 열연과 웅장한 무대 연출, 화려한 의상 등으로 관객들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파우스트 역의 신성우, 문종원을 비롯해 남우현·켄·노태현·권민제·최성원·백주연·김효성·김수용 등이 참석해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위대한 파우스트’ ‘참을 수 없는 욕망’ ‘헛된 인생’ ‘다시 시작해’ ‘심판 하리라’ ‘빠체’ 등 다채로운 넘버(뮤지컬 삽입곡)를 통해 공연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데뷔 후 뮤지컬 첫 도전인 노태현은 “처음이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배님들의 공연을 보면서 느끼고, 영상도 찾아보면서 연구했다”면서 “감독님을 비롯해 여러 선배님들이 도움을 주신 덕분에 첫 공연도 잘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 2역이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같은 역을 맡은 켄, 남우현에게 도움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남우현 역시 “1인 2역을 맡아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메피스토와 파우스트를 모두 보여줘야 해서 걸음걸이와 말하는 속도에 차이를 두면서 다르게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켄은 “파우스트 박사 역을 맡은 형들의 모습을 관찰하려고 노력했다. 귀찮을 정도로 많이 물어봤다”며 “어떤 작품보다 공연을 관람을 많이 하면서 보고 느끼고 따라한다”고 말했다.

노태현과 마찬가지로 데뷔 후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는 나영도 “평소 뮤지컬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로 시작하게 돼 기쁘다.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무대여서 낯설고 어려움도 있지만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관람 포인트를 묻자 켄은 “보고 나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고, 남우현은 “이 작품을 통해 ‘나에게도 욕망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도 많은 걸 깨닫게 될 것”이라며 “한 번으론 부족할 수도 있으니 2~3번 봐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메피스토’는 오는 7월 2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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