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13~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국내 첫 단독 콘서트 ‘THE D&E’를 연 유닛 그룹 슈퍼주니어-D&E. 사진제공=레이블SJ
지난 13~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국내 첫 단독 콘서트 ‘THE D&E’를 연 유닛 그룹 슈퍼주니어-D&E. 사진제공=레이블SJ
“그동안 남자로 돌아온다고 했는데 돌아오지 못했어요. 이번엔 진짜 남자가 돼 돌아왔습니다.”

유닛 그룹 슈퍼주니어-D&E(이하 D&E)의 은혁이 1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연 국내 첫 단독 콘서트 ‘THE D&E’에서 이같이 말했다. 은혁의 말처럼 ‘THE D&E’는 7세 관람가라는 사실이 종종 믿기 힘들 정도로 섹시하고 격정적인 퍼포먼스와 영상으로 꽉 채워졌다.

D&E는 SM엔터테인먼트의 유영진 이사가 D&E의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만든 곡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은혁은 자신이 유 이사에게 “D&E에게도 슈퍼맨처럼 멋진 곡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직접 부탁해 받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제목이 미정인 이 곡은 앨범에 수록되지는 않지만 D&E의 투어에 함께할 것이라고 한다.

이후 D&E는 ‘Circus’로 본격적인 공연의 막을 올렸다. 뮤지컬 형식을 빌린 퍼포먼스인 데다 붉은 휘장까지 내려와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이야기처럼 이어지는 VCR도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첫 VCR에서는 동해와 은혁이 복면 강도로 등장해 한두 탕 땡기며 즐거워하다가 요원들에게 붙잡히는 장면들이 공개됐다. 오픈 스포츠카를 타고 행복해 하는 연기나 진지하게 임한 몸싸움 연기 등이 영화처럼 펼쳐졌다.

이어 세 번째 미니앨범 ‘DANGER’의 타이틀곡 ‘땡겨(Danger)’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동해의 자작곡으로, 때론 강렬하고 때론 부드러운 춤 동작이 눈길을 끌었다. 은혁은 “천재작곡가 이동해 씨”라고 찬사를 보냈다. 퍼포먼스와 함께 처음으로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는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도박장에서 신나게 한 탕 즐기면서 춤을 추는 슈퍼주니어 D&E의 모습이 담겼다.

동해와 은혁은 토크 코너에서 듀오로 미니 3집까지 함께 활동해 온 둘만의 케미를 보여주며 재미를 안겼다. 동해는 땀이 나서 은혁의 타투가 지워지자 “셔츠가 왜 이렇게 까맣냐. 벗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은혁은 환호하는 팬들에게 “제발 진정하세요. 이럴 거면 돈을 더 내요”라며 “여기는 7세 관람가에요”라고 진정시켰다. 동해도 지지 않고 “등이 너무 춥다”며 땀에 젖은 등을 보여주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D&E는 특별히 슈퍼주니어의 곡들로 이뤄진 발라드 메들리로 감미로운 시간을 만들기도 했다. ‘미워’를 부를 때는 은혁과 동해가 무대의 양끝으로 가서 리프트에 오른 다음 팬들과 보다 가까이 눈을 맞췄다.

슈퍼주니어 D&E의 동해(왼쪽), 은혁. 사진제공=레이블SJ
슈퍼주니어 D&E의 동해(왼쪽), 은혁. 사진제공=레이블SJ
두 번째 VCR에는 파격적인 영상이 담겼다. 은혁이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거나 여성이 등장해 동해와 은혁을 쓰러뜨리는 등 강도 높은 터치 신이 이어졌다. 모든 VCR이 D&E의 섹시한 매력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었다. 세 번째 VCR에서는 하와이로 여름 휴가를 떠난 D&E의 모습이 담겼다. 은혁이 무선 노래방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거나 스쿠버다이빙을 하자 관객석에서는 연신 “카와이” “귀엽다”란 감탄이 터져나왔다. 마지막 영상에서는 뉴잭스윙 풍의 음악에 B급 유머 코드를 담아 웃음을 줬다.

D&E는 신보의 수록곡인 ‘우울해(Gloomy)’를 포함해 일본에서 발매한 정규 앨범의 수록곡들까지 다채로운 트랙들로 콘서트를 풍성하게 채웠다. 동해의 솔로곡 ‘지독하게(Lost)’와 은혁의 솔로곡 ‘Illusion(Obsessed)’까지 모두 24곡이었다.

공연의 곳곳에서 연출을 맡은 은혁의 재치가 돋보였다. 은혁은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슈퍼쇼 7’ ‘슈퍼쇼 7S’에 이어 이번 콘서트의 연출을 맡았다. 호텔의 방처럼 만든 설치물을 활용하거나 듀엣곡 ‘I Wanna Love You’에서는 비를 뿌리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곡의 주제에 충실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DANCING OUT’에서는 동해와 은혁이 트로피컬 스타일의 옷으로 갈아입고 관객석에서 등장해 팬들에게 물총을 발사하며 공연을 함께 즐겼다. 야외 해변 캠핑장처럼 무대를 꾸민 ‘머리부터 발끝까지’에서는 댄서들과 은혁이 실제로 캠핑 음식으로 준비한 라면을 먹기도 했다. 곡의 ‘Bounce’ ‘We Can Party’ 가사 부분에서는 라면을 오물거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MOTORCYCLE’에서는 동해와 은혁이 실제 바이크를 타고 무대에서 관객석으로 내려왔다.

‘떴다 오빠’에서는 팬들이 모두 일어나 떼창을 하며 달궈진 분위기를 같이 즐겼다. ‘촉이 와’는 이 분위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관객석을 구역별로 나눠 ‘촉이 와’의 후렴구 댄스를 따라했고, 공연을 보러 온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좌석에서 일어나 솔로를 선보였다. 은혁이 “규현이가 우리 몰래 댄스 강습을 듣고 있다”며 지목한 것. 엑소의 수호, 레드벨벳의 아이린, 동방신기도 공연을 보러 왔다.

D&E는 “SM타운이 왔다”며 “SM타운이 다같이 할지, 열정 만수르(유노윤호의 별명)가 할지 결정해라”라고 운을 띄웠다. 팬들의 함성도 거세졌고, 수호가 먼저 일어났다. SM타운 네 명은 다 함께 ‘촉이 와’ 댄스를 선보였다. 유노윤호는 ‘열정 만수르’라는 별명에 걸맞게 최강창민과 매우 열정적으로 ‘촉이 와’를 췄다.

그 다음 곡은 규현의 신청곡 ‘1+1=LOVE’였다. 은혁은 “규현이 이 곡을 콘서트에서 안 부르면 자기는 안 오겠다고 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차에서 음악을 들을 때 처음으로 나오는 노래라며 꼭 콘서트에서 하라고 해 세트리스트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동해와 은혁은 ‘1+1=LOVE’를 부르다가도 “규현아” “규현아 듣고있니”라며 규현의 이름을 외쳤다.

D&E’는 ‘Hello”If You”’Victory’를 부르며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슈퍼주니어-D&E의 세 번째 미니앨범 ‘DANGER’의 음원은 이날 오후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음반은 오는 15일 정식 발매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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