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남성성의 흔적’ 공식 포스터/사진제공=마디픽쳐스
‘남성성의 흔적’ 공식 포스터/사진제공=마디픽쳐스
“‘남성성의 흔적’이란 전시회 제목을 듣고 ‘남성성이 없어졌다는 뜻인가’ 생각했어요. 하하. 우리끼리도 남성성이란 뭔지 고민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다니엘 린데만)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과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 캐나다 출신 기욤 패트리가 사진전의 모델이 됐다. 사진작가 김태영은 고전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의 모습을 세 사람에게 투영했다. 사진은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남성성의 흔적’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된다.

세 사람 모두 자신의 사진으로 전시회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영 작가는 세 사람의 외모가 서로 다른 느낌을 갖고 있어 조화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이들을 섭외했다. 알베르토 몬디는 “전문가가 내 사진을 멋지게 찍어주는 건 누구라도 좋아할 일이다. 우리도 영광이었고 좋았다. 새롭고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기욤 패트리는 “어머니에게 보내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다”며 웃었다.

기욤 패트리(위부터 시계방향), 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사진제공=마디픽쳐스
기욤 패트리(위부터 시계방향), 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사진제공=마디픽쳐스
사진은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차이나타운’ 등 1930-50년대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다니엘 린데만은 영화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셔츠를 입기도 했다며 뿌듯해했다. 슈트부터 평범한 티셔츠까지 이들이 입고 있는 의상도 다양하다.

작가는 이들의 단점을 가리거나 주름을 지우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기욤 패트리는 “그래서 더욱 편했다”며 “실제 내 모습과 가까워서 마음에 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니엘 린데만 역시 사진 안에 담긴 자신의 주름이 꽤나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모델이 된 세 사람은 ‘남성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춘기 시절 영화 속 근육질 남성을 선망했던 이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남성상을 가슴에 품게 됐다. 다니엘 린데만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드러내는 것”을 멋진 남자의 모습으로 꼽았다. 기욤 패트리는 자신감이 남자를 완성시켜준다고 생각했다. 알베르토 몬디는 “후회 없이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남자가 진짜 멋진 남자”라고 말했다.

‘남성성의 흔적’은 제작사 마디픽쳐스의 ‘영화 그리고 인물 (Films and Characters)’ 시리즈의 1막이다. 이번 시리즈는 3막까지 이어진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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