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추운 겨울,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는 작품들이 있다. 2월 폐막을 앞두고 놓치지 말아야 할 연극, 뮤지컬을 소개한다.

◆ 연극 ‘벙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는 제1차 세계대전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아가멤논·맥베스 등 총 3개의 신화와 고전을 재해석해 독립된 이야기로 진행되는 옴니버스 작품이다. 전쟁으로 인해 겪게 되는 참담한 현실과 인간의 본성을 밀폐된 벙커 안에서 구현해냈다.

작품은 영국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천재 창작자이자 국내에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사이레니아’로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제스로 컴튼의 대표작을 국내 초연에서는 김태형 연출, 지이선 각색 콤비를 비롯한 트릴로지 사단이 뭉쳐 현대적 관점으로 재기 발랄하게 재해석했다.

또 이석준 박훈 오종혁 신성민 이승원 임철수 김지현 정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호흡이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한다는 평이다.

전쟁의 참담한 현실과 인간의 본성을 극적 몰입감을 통해 전하는 ‘벙커 트릴로지’는 오는 2월 1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 연극 ‘청춘예찬’

대학로를 대표하는 거장 연출 박근형의 연극 ‘청춘예찬’은 1999년 초연 당시 창작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바 있는 작품으로, 4년째 졸업을 고민중인 22살의 고등학교 2학년생 청년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불완전한 청춘을 예찬하는 극이다.

작품은 어두운 현실을 절망적으로 그려내기 보다는 무심한 듯 가볍고 담담한 문체로 표현해내어, 예상치 못한 웃음과 잔잔한 연민을 이끌어내는 한편 새로운 희망을 선사한다. 아울러 현실감을 살린 연출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화법으로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한국연극협회 신인연출상, 청년예술대상 희곡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며 평단과 관객 모두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번 시즌은 박근형 연출과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한데 모인 캐스트들의 신선한 만남으로 공연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22살 나이에 고등학교 2학년 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 역에 연극계 주목 받는 배우로 거듭난 김동원, 놀라운 캐릭터 싱크로율을 보이며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안재홍, 대학로 블루칩 이재균이 캐스팅 됐으며, 술로 소일하는 무능한 아버지 역은 영화,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연기파 윤제문이 맡았다. 청년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친구의 사촌누나 여자 역에는 대한민국의 독보적 신스틸러 고수희와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오가며 팔색조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 이봉련, 자신만의 깊은 내공의 연기로 무대를 가득 채울 박소연이 맡아 몰입도 높은 연기로 연일 극찬 속에 순항 중이다.

오는 2월 12일까지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 뮤지컬 ‘미드나잇’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신작 ‘미드나잇’이 정원영, 고상호, 배두훈, 백형훈, 전성민, 김리 등 실력파 배우들과 ‘투모로우 모닝’, ‘쓰루더도어’의 작곡가 로렌스 마크 위스가 만나 매혹적인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미드나잇’은 12월의 마지막 밤 자정 직전, 새해의 시작을 기다리던 부부에게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낯선 손님(비지터)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의 치욕스런 비밀을 하나씩 밝히며 부부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비지터. 과연 이들에게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비지터의 정체는 무엇인지, ‘미드나잇’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는 후문이다.

누구나 지니고 있는 인간 본연의 깊고도 어두운 욕망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이 작품은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에 귀를 휘감는 고혹적인 선율이 매력을 배가시킨다. 영국 크리에이티브팀의 뛰어난 작품을 한국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켜 눈길을 끌고 있는 이 작품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중독성 있는 음악과 안무를 활용, 위트 있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드나잇’은 오는 2월 26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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