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영웅’의 양준모 / 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의 양준모 / 사진제공=㈜에이콤
7년 만의 귀환이라 더 반갑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2010년 이후 다시 안중근의 옷을 입었고, 그간 쌓아 올린 필모그래피만큼 깊이 있는 내공으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개막한 뮤지컬 ‘영웅'(연출 윤호진)은 대한제국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의 삶을 담아냈다. 양준모는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안중근 의사로 무대에 올랐다.

첫 등장부터 객석을 휘어잡은 양준모는 공연 내내 강한 흡입력으로 관객을 끌고 갔다. 실존 인물의 일대기를, 또 극한의 감정을 표현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의 힘은 대단했다.

이를테면 단지동맹으로 독립 의지를 불태우거나, 이토 히로부미(이정열 역)를 암살하기 직전 두려움을 토로하는 힘을 줘야 할 장면에선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양준모의 우렁찬 목소리는 객석을 숨죽이게 했고, 더불어 주먹 쥐게 만들었다.

힘을 빼는 장면 역시 탁월했다. 링링(이지민 역)의 짝사랑 대상으로 풋풋한 장면을 연출하거나, 사형 집행 직전 덤덤하게 담배를 태우는 모습이 그러했다. 지나치게 힘을 주지 않아도 감정은 고스란히 전달됐고, 울림 역시 충분했다.

안중근의 옷을 제대로 소화하면서 인물의 고뇌를 완벽하게 그려낸 양준모.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쌓은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다시 돌아온 안중근, 양준모가 반갑기만 하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