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정유년의 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서 정부기관과 기업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독서교실’, ‘대학생을 위한 외국어 특강’ 등 겨울방학을 맞은 초·중·고·대학생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다가올 다음 학기를 위해 내실을 미리 다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쉼표가 필요한 방학 동안 공연관람을 하면서 마음의 양식도 쌓고 알차게 즐기는 건 어떨까.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가 돋보이는 작품부터 교과서로만 접했던 익숙한 고전을 재해석한 작품까지 총망라해 추천한다.

뮤지컬 ‘더 언더독’ 한장면 / 사진제공=㈜킹앤아이컴퍼니
뮤지컬 ‘더 언더독’ 한장면 / 사진제공=㈜킹앤아이컴퍼니
◆ 뮤지컬 ‘더 언더독’과 연극 ‘좋은 이웃’

‘더 언더독’과 ‘좋은 이웃’은 모두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먼저 ‘더 언더독’은 공연계 최초로 유기견을 소재로 한 작품. 완성도 높은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지난 12월부터 창작초연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뮤지컬 <더 언더독>은 3층 구조의 무대와 25곡의 뮤지컬 넘버 그리고 캐릭터의 특징을 극대화한 의상 등 중극장 무대에서 쉽게 보기 힘든 탄탄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 <더 언더독>은 SBS ‘TV 동물농장’의 <더 언더독>을 인상 깊게 본 제작진이 약 4년 간 동안 작품 개발과 대본 작업 끝에 완성되었으며, 그간 공연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유기견’의 이야기를 무대화했다는 것만으로도 개막 전부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바 있다. 이에 작품은 유기견 보호소에 버려진 개들의 이야기를 다루되, 실제로 개들이 처한 상황을 미화하지 않고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아픈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저 귀엽고 예뻐서 갖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부모님을 졸라 함께 살게 된 반려견. ‘더 언더독’은 작품을 통해 반려견 또한 사람처럼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가족의 일부라는 것을 청소년들이 다시 한 번 자각할 수 있게 했다. 또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할 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유기견 입양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 역시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함으로써, 겨울방학을 맞아 공연장을 찾아 올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오는 2월 26일까지, 유니플렉스 1관.

연극 ‘좋은 이웃’ 공연장면/ 사진제공=극단 수
연극 ‘좋은 이웃’ 공연장면/ 사진제공=극단 수
이어 ‘좋은 이웃’은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선정작이며, 일상을 위장한 비일상적 심리극으로 만난다.

오는 7일 개막을 앞둔 ‘좋은 이웃’은 현대사회에서 ‘이웃’의 진정한 의미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웃이란 소재를 극단 수의 구태환 연출이 일상을 가장한 비일상적 심리극으로 해석했다.

한적한 어느 시골 농가에 예술가 부부가 이사를 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골에 살며 문명을 접하지 못한 부부 정기와 경이, 문명을 떠나 시골 농가로 이사를 온 예술가부부 서진과 차련은 서로에게 문명의 대비를 느끼고, 이를 계기로 각자의 욕망과 본능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갈등이 극대화 될 예정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빈번한 이사 때문에 새로운 환경과 낯선 이웃을 만나는 일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지만, ‘좋은 이웃’은 진정으로 좋은 이웃이란 어떤 이웃인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두 이웃 간의 숨겨진 비밀을 하나씩 찾아가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연극 ‘벙커 트릴로지’ 한장면 / 사진제공=㈜아이엠컬처
연극 ‘벙커 트릴로지’ 한장면 / 사진제공=㈜아이엠컬처
◆ 연극 ‘벙커 트릴로지’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벙커 트릴로지’와 ‘로미오와 줄리엣’은 모두 익히 알고 있는 고전을 재해석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벙커 드릴로지’는 전쟁을 통해 참담한 진실과 인간의 본성을 3작 3색 옴니버스로 풀어낸다.

제1차 세계대전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아가멤논·맥베스 등 총 3개의 신화와 고전을 재해석해 독립된 이야기로 진행된다. 전쟁으로 인해 겪게 되는 참담한 현실과 인간의 본성을 밀폐된 벙커 안에서 구현해냈다.

‘벙커 트릴로지’는 역사의 고증보다 그 당시 시대적 배경과 고전이 만나 펼쳐진 신비로운 세계관을 통해 관객들에게 오감을 자극하는 극한의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는 작품인 만큼, 각각의 에피소드는 전쟁으로 인한 참담한 현실을 마주한 인간의 광기, 욕망 그리고 본능 등 피폐해진 인간 군상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고전을 현대적 관점으로 무대 위에 펼쳐냄으로써 겨울방학을 맞아 색다른 체험을 계획 중인 청소년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오는 2월 1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한장면 /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컨텐츠㈜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한장면 /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컨텐츠㈜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내 최고의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해 서거 400주년을 맞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작품의 플롯을 각색한 작품으로, 핵전쟁 이후 생겨난 돌연변이와 인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또 그 동안 연극, 뮤지컬, 무용 등 매년 다양한 작품을 선사하며, 창작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김수로 프로젝트’의 기념비적인 20번째 작품이다. 김수로 프로듀서가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성종완이 각색과 연출, 허수현이 작곡과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수세기 동안 대중에게 사랑 받아 온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판타지 로맨스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사랑’이라는 전 인류적 키워드를 주제로 고전의 견고한 스토리에 현재적 감각을 덧입혔다. 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기타와 강렬한 비트의 드럼을 기반으로 하는 락 사운드의 선율에 두 남녀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현악기와 피아노 선율이 더해진 음악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오는 3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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