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액션 활극, 그리고 신예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이것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출발점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주요 장면 시연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김수로 프로젝트 20탄으로 올해 서거 400주년을 맞는 셰익스피어의 동명 작품의 플롯을 각색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는 원작과 확연히 다르다. 큰 줄기는 핵전쟁 이후 생겨난 돌연변이와 인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이 뮤지컬은 제목과 등장인물의 이름만 같을 뿐, 원작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와 콘셉트, 이미지를 갖춘 180도 각색된 작품이다.

그간 ‘김수로 프로젝트’의 공연을 이끈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이목을 끌었고, 김수로 프로듀서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성종완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판타지 로맨스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또 허수현 작곡가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성종완 연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성종완 연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한장면 /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한장면 /
성종완 연출은 “사실 처음에는 흉측한 로미오의 모습을 설정하고 공연을 올렸는데, 관객들이 로맨스에 몰입을 하지 못하더라”며 “이후 변화와 수정을 거쳐 현재의 메이크업이 됐다”고 덧붙였다.

극중 로미오는 인간보다 신체적인 능력이 뛰어나다. 잿빛 피부의 로미오는 무대 위를 종횡무진 날아다닌다.

로미오로 분한 고은성은 “원래는 근력 위주로 운동을 했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을 하면서부터는 유산소 계열의 지구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운동을 통해 공연이 조금은 수월해지고 있지만, 추격하고 맨홀을 통해 나올 때는 여전히 숨차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고은성을 비롯해 조풍래와 보이프렌드 동현이 로미오 역을 맡았고, 줄리엣은 양서윤 김다혜 전예지가 캐스팅됐다. 티볼트는 김수용과 김종구가, 머큐쇼는 박한근과 이용규가 각각 맡는다.

신예들의 출연이 눈에 띈다. 이 역시 의도한 바다.

성종완 연출은 “B급 정서를 녹여내 인간과 비인간의 존재를 뛰어넘는 사랑이라는 설정이라면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쓰기 시작했다”며 “당초 김수로 프로듀서는 액션 활극, 그리고 신인 배우들이 뛰어다니며 열정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게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고은성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고은성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음악도 남다르다. 어딘가 음산하면서도 서늘한 기운을 풍기는 세트장과 어울리는 강렬한 록이 극 전체를 관통한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기존 세대에 대한 저항과 반항에서 나온 음악이 록이라면, 인간과 돌연변이의 대립 그리고 그 안에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강한 비트, 일렉 기타의 사운드, 드럼 비트의 강렬함이 드라마를 포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맨스 장면에서는 팝적인 스트링이 가미된 음악을 만들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심새인 안무감독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섬세한 안무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뮤지컬 안무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플로어와 행잉 등을 도입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은석 감독은 H빔 프레임과 철조망을 사용, 아름답고 애틋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와 황량하고 거친 느낌의 미래 도시 모습을 담아냈다. 역동적인 액션에 최적화된 구조물로 관객의 흥미도 유발한다.

내년 3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러닝타임은 150분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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