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1110_[벙커 트릴로지] 오종혁, 신성민 개인포스터_보도사진
1110_[벙커 트릴로지] 오종혁, 신성민 개인포스터_보도사진
연극 ‘벙커 트릴로지’ 포스터/ 사진제공=㈜아이엠컬처
연극 ‘벙커 트릴로지’ 포스터/ 사진제공=㈜아이엠컬처
“힘들지만 행복합니다.”

연극 ‘벙커 트릴로지’로 뭉친 배우들의 입을 모았다.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힘들지만, 행복하다”고.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홍익아트센터에서는 ‘벙커 트릴로지'(연출 김태형)의 주요 장면 시연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작가를 비롯해 이석준, 박훈, 오종혁, 신성민, 임철수, 김지현, 정연 등이 참석했다.

‘벙커 트릴로지’는 영국 연출가 제스로 컴튼의 대표작을 원작으로 하며, 1차 세계대전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 아가멤논, 맥베스 등 총 3개의 고전과 신화를 재해석한 독립된 이야기로 진행되는 옴니버스 작품이다. ‘카포네 트릴로지’와 ‘더 프론티어 트릴로지’ 등 시리즈 작품이다.

앞서 공연된 ‘카포네 트릴로지’에 이어 ‘벙커 트릴로지’ 역시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형식과 구성으로 신선하다는 평을 이끌어냈고,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는 극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이석준, 신성민, 김지현 등은 ‘카포네 트릴로지’에 이어 또 한번 출연한다.

이석준은 “‘트릴로지’란 로고가 붙으면 힘들다. 대한민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극이다.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면서 “세 가지 다른 이야기로 구성돼 있는데 마치 세 작품을 동시에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비교적 감정 이입이 빠른 편인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분명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극장으로 오는 매일이 행복하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이석준은 또 “‘카포네 트릴로지’와 다른점은 코미디적인 감정 요소가 담긴 에피소드가 없다. 감정적인 피폐성이 전이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깊이 빠져든다. 아울러 움직임도 많다. 분명 연극으로 섭외를 받았는데, 뮤지컬보다 춤과 액션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김지현은 “‘카포네 트릴로지’와 마찬가지로 세 가지 이야기 속 캐릭터에 모두 애착이 간다. 어마어마한 텍스트가 물려 있어서 어떻게 관객들에게 보여드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신성민은 “항상 공연장에 오기 전에 ‘어차피 오늘도 힘들 거야’라는 생각을 한다”고 웃으며 “집중을 해도 힘들고, 그렇지 않아도 힘들다면 모두와 함께 집중을 하자고 마음먹는다. 힘들지만 행복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모든 배우들이 “힘들지만 행복하게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종혁 역시 “‘벙커 트릴로지’의 연출, 작가, 동료 배우들과 같이 작업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 바라만 봐도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감당을 지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료 배우가 ‘클릭비 전성기 보다 힘드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다”며 “올 여름 연극 ‘킬미나우’를 할 때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고통스러웠는데, 그걸 뛰어넘는 뭔가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힘들지만 행복하다”고 끝맺어 주위를 웃게 했다.

‘카포네 트릴로지’에 이어 ‘벙커 트릴로지’까지 공연을 올린 김태형 연출은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시리즈이다. 배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고,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극이라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벙커’는 더욱 좁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구성되며, 전쟁의 공포와 고통을 체험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2017년 2월 19일까지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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