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김준현 떠난지 3개월인데
뒤늦게 후임 찾는 '맛녀석'
'맛있는 녀석들' 홍윤화(위)와 김태원/ 사진=IHQ 캡처
'맛있는 녀석들' 홍윤화(위)와 김태원/ 사진=IHQ 캡처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IHQ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이 새 멤버 투입을 계획 중이다. 원년 멤버였던 개그맨 김준현의 하차 후 3개월 만이다.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제작진이 꺼내든 카드지만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맛있는 녀석들' 제작진은 김준현 하차 후 매주 다른 게스트를 데리고 빈자리를 메워왔다. 개그맨 홍윤화, 신봉선, 이진호, 김태원, 김수영, 송영길부터 가수 구본승, 라비, 황치열, 윤보미, 모델 이현이, 송해나,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초대해 케미를 실험해왔다.

하지만 무려 7년간 프로그램을 지켜온 김준현을 대체할 만한 게스트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는 2015년 '맛있는 녀석들'의 첫 방송부터 무려 339회까지 출연해온 인물. 동료 개그맨 유민상, 김민경, 문세윤과 함께 '뚱4' 체제를 구축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준현은 '먹방'이라는 '맛있는 녀석들'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출연자였다. 단순히 많이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깊은 조예로 '먹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코미디 무대에 더욱 친숙한 동료 MC들을 이끄는 진행 실력도 뽐냈다.

특히 4명의 MC가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와 적절한 균형이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를 견인했다. 어느 한 명도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고, 놀라운 '식궁합'을 과시하며 '뚱4'라는 애칭을 얻어냈다. 이에 비하면 김준현 하차 후 출연한 게스트들은 MC들과의 식사를 체험하러온 느낌이 강했다. 케미가 가장 중요한 인기 요인이었던 프로그램에서 친숙한 매력은 커녕, 신선함도 주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준현 하차 후 '맛있는 녀석들'의 부진이 시작됐다. 점차 시청률 하락세에 접어들더니 지난 12일 방송된 '맛있는 녀석들' 351회에서는 0.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해 자체 최저 시청률이라는 굴욕을 안았다. 3개월 동안 게스트만 바뀌었을 뿐, 김준현의 공백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고, 새로운 시도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맛있는 녀석들'에서 하차한 김준현/ 사진=텐아시아 DB
'맛있는 녀석들'에서 하차한 김준현/ 사진=텐아시아 DB
이 가운데 홍윤화와 김태원이 가장 강력한 고정 멤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오는 12월 2일 녹화에 나란히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연예매체 오센은 이날부터 두 사람이 고정 멤버로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게스트로 오는 것일 뿐"이라면서 "고정 발탁을 논의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홍윤화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선택지였다. 그는 김준현 하차 직후 출연한 게스트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몇 차례 '맛있는 녀석들'을 찾아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KBS 26기 공채 개그맨 김태원 역시 기존 멤버들과 유대감을 갖고 있고, 게스트 출연 경험이 있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제격이다.

그럼에도 홍윤화와 김태원이 김준현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두 사람은 몇 번의 게스트 출연에서 김준현에 버금갈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더러 그와는 다른 자신만의 강점도 갖지 못했다. 김태원은 코미디 무대 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별다른 커리어도 없는 상황이라 우려를 자아낸다.

김준현이 떠난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그의 빈자리가 느껴진다는 건 제작진의 초기 대응 실패를 의미한다. 그가 하차 의사를 밝힌 시점까지 포함하면 더욱 긴 시간이 주어졌지만 시청률이 떨어지고 나서야 수습에 나선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가운데 내놓은 멤버 합류 카드가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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